박지성이 있어 행복했다!
어젯밤 우리는 박지성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고위공직자들의 파렴치한 쌀직불금 파동으로
가뜩이나 심란한 대한민국이 더 심란해졌지만
어제 상암벌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던 그 늠름한 박지성 덕분에 모처럼 훈훈한 마음이었습니다.
주장 박지성 형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오랜만에 시원한 축구를 보여준
우리 대표팀 선수들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두 골이나 넣은 이근호와 김형범의 코너킥을 바로 헤딩슛으로
성공시킨 꽃미남 곽태휘선수도 아주 멋졌어요.
박지성선수는 오늘 다시 맨유로 떠났다는군요.
앞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때까지 우리에겐 박지성이 있어 든든합니다.
박지성 화이팅!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화이팅!
* 아랫글은 스포츠 조선 김성원기자의 스크랩 기사입니다.
축제는 끝났다. 하지만 가을밤에 이뤄진 진한 감동의 여운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박지성(맨유)이 위기의 한국 축구를 수렁에서 건져낸 15일. 상암벌은 박지성을 연호하는 함성으로 가득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 UAE전(4대1 승)은 그의 원맨쇼였다. 1골-1도움은 외양적인 기록일 뿐이다. 주장의 위력은 한국 축구의 토양까지 바꿔놓았다. '박지성 카리스마'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특히 그의 카리스마는 차원이 달랐다. 화제를 낳고 있는 '박지성 카리스마', 과연 실체는 무엇일까. |
카리스마는 시대에 따라 춤을 춘다. 한국 축구도 마찬가지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4강 신화는 '홍명보 카리스마'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다만 색깔은 강렬했다. 당시 최고참이었던 홍명보는 선이 굵은 아버지였다. 그의 한 마디가 곧 법이었고, 그 응집력이 4강 신화를 낳았다.
홍명보가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에도 그의 색채가 지워지지 않았다. 유상철(은퇴) 이운재(수원) 김남일(고베) 등이 A대표팀 주장 계보를 이었다. 하지만 이들도 홍명보식 카리스마를 답습했다.
⊙박지성 카리스마
2008년 10월 주장 완장을 찬 박지성은 색다른 느낌이었다. 한없이 유연해졌다. 엄한 아버지가 아닌 알뜰살뜰 집안을 챙기는 '어머니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특히 동료들에게는 자신을 낮췄다. 반면 코칭스태프에게는 선수들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했다.
효과는 컸다. 박지성이 주장 완장을 찬 후 대표팀 풍속도가 바뀌었다. 선수들에게 당일 훈련 일정을 통보하는 관례에서 벗어나 하루 전에 다음날 일정이 통보됐다. 또 경기 당일 이동하는 버스에서는 경쾌하고 빠른 최신 음악이 흘러나왔다. 신바람나는 축구를 위해서는 동료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흥을 돋워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그 결과는 대승으로 이어졌다.
⊙카리스마의 원천은 맨유
박지성 카리스마의 이면에는 역시 맨유가 있다. 맨유는 세계 최고의 명문 구단이자 모든 축구 선수들의 로망이다. A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훈련장에선 박지성을 가리켜 "오우, 맨체스터"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맨유에서 뛴다는 그 자체만으로 존경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다보니 박지성은 주장의 권위를 내세울 필요가 없다. 일례로 UAE전에서 2골을 터트린 이근호는 경기 직후 "박지성과 함께 뛴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영광이다. 보고 배울 점이 너무나 많다"고 했다. 바로 이 점이 박지성 카리스마의 원천이다.
한편, 맨유도 16일(이하 한국시각) 박지성의 UAE전 활약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했다.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결승골까지 넣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16일 영국 맨체스터로 돌아간 박지성은 19일 정규리그 7라운드 웨스트 브로미치전에 출격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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