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3인3색 감독들의 흔들리는 시선
오랜만에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 도쿄!를 봤다. 영화에 대한 자세한 사전 정보없이 봉준호감독이 일본의 깜찍한 여배우 아오이 유우와 지성파 남자배우 카가와 테루유키와 함께 도쿄를 무대로 만들었다는 얘기만 듣고갔다.
이터널 썬샤인의 미셸 공드리 감독, 퐁네프의 연인들로 1991년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레오 까락스 감독의 시선도 꽤 궁금했다.
세 감독의 영화 세 편을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감독들은 도쿄라는 대도시와 그곳에 살고 있는 고독한 현대인의 초상을 각자의 시선으로 개성있게 보여주었다.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옛말처럼 봉준호감독이 집에만 쳐박혀 있는 소위 히키코모리 남자와
예쁜 피자배달원과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그려낸 영화가 정서적으로 나와 호흡이 맞는 것 같았다.
봉감독은 앞으로 사랑을 주제로한 멜로 드라마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처럼 길게 영화에세이를 쓰고 싶지만 제가 요즘 손가락이 아파서 그냥 간략히 몇자 적습니다.
양해해주십시오.영화홍보지에 실린 간략한 스토리를 소개합니다. 여러분도 시간 나시면 한번 보시길...
매력적인 여배우 아오이 유우 보는 것만으로도 괜찮습니다.^^* )
세계에서 가장 바쁜 도시 도쿄를 두고 천재 감독들이 펼치는 달콤한 상상!
<도쿄!>는 서울, 뉴욕, 프랑스에서 활약중인 감독들이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도쿄를 그리고 있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한 각자의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는 이 감독들이 도쿄라는 도시를 놓고 펼친 상상력은 다채롭다. 외로운 도시, 미쳐가는 도시, 흔들리는 도시로 도쿄를 바라본 이들은 각자의 특기를 살려 판타스틱한 동화 같은 상상력, 미치광이 같은 광기어린 상상력, 장르로서 멜로의 소재를 넓히는 상상력을 보여준다. <도쿄!>는 과연 이들의 머리 속엔 무엇이 들었을까 파헤치고 싶게 만드는 젊은감독들의 무한 상상력이다.
미셸 공드리가 연출한 1부 <아키라와 히로코>는‘의자가 되어 버린 여자’라는 동화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주변으로부터 소외감을 느끼는 주인공 히로코가 자신의 존재가치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판타지와 코믹함으로 버무린다.
2부 레오 까락스의 <광인>은 ‘하수도에 사는 광인’이라는 공포스러운 소재로 도쿄를 이야기한다. 맨홀 아래 사는 괴물이 도쿄 시내에 신출귀몰하면서 펼쳐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광인>은 레오 까락스 특유의 풍자와 광기로 점철된다.
마지막으로 봉준호 감독의 <흔들리는 도쿄>는 ‘히키코모리의 사랑’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도쿄를 이야기한다. 11년 동안 집 밖에 나가지 않는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는 매주 토요일이면 시켜먹는 피자배달 소녀를 사랑하게 되고, 어느 날 사라진 소녀를 찾아 결국 11년 만에 외출을 감행한다는 내용으로 봉준호 감독 특유의 디테일한 연출로 인물들의 심리를 잡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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