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티크 -서양골동양과자점 : 썩 맛있지는 않은 영화
영화 앤티크는 요즘 세상의 중심으로 떠오른 듯한 꽃미남 청년 4명이 양과자점을 운영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뤘다는 예고편이 제법 손님을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어떤 영화라도 예고편은 하이라이트만 모아놓은 것이니까 거기에 솔깃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네 평범한 영화팬들의 모질지 못한 심성이다.
일본만화가 원작이란 사실은 모르고 봤지만 화면이 전개되는 것을 보면서 왠지 일본만화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특히 주인공이 특훈! 특훈!을 외치는 장면을 보며, 특훈이라는 단어는 일본어를 고스란히
차용한 것같다는 생각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에서 꽤 히트친 만화를 원작으로 ‘여고괴담2’를 감독한
민규동이라는 30대 후반 감독이 만들었다고 한다. 충무로에선 ‘수재’소리를 듣는 감독이라고 한다.
드라마 ‘궁’에서 왕자역할로 인기를 끌었던 주지훈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도 그의 팬들을 유인하기엔 충분했다. 여전히 곱상한 꽃미남으로 화면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영화의 줄거리나 내용을 전혀 모르고 봤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왠지 ‘남의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러닝타임이 1시간 50분이나 되다보니 감독이 중심잡기에 실패한 듯하다.
코믹 드라마라는 영화분류와는 달리 마냥 코믹하지만은 않았고, 쓸데없이 어두운 장면들을 너무 많이 보여주지 않나하는 느낌이었다. TV에서 자주 보는 산울림의 가수 김창완이 등장하는 장면들도 자연스럽지 못했다.
요즘 동성애코드가 사회적으로 관심을 많이 끈다고 하지만 영화는 동성애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유년시절 받은 상처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어하다보니 다소 갈팡질팡하는 듯했다.
예전에 봤던 일본 영화들의 장면들과 유사한 장면들이 많이 있어서 그렇게 참신해보이진 않았다.
영화는 소녀취향의 아주 예쁜 화면들도 많고 고뇌하는 인간의 심리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말하고 싶어 하는 듯했지만 관객들로부터 진정한 감동을 끌어내기엔 역부족인 듯한 인상을 받았다.
화려하게 차려입었지만 왠지 멋이 안 나는 숙녀를 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같은 일본 만화원작이라지만 ‘미녀는 괴로워’같은 영화에선 감독의 솔직한 시선이 관객들과 공감대를 이뤄냈지만 ‘앤티크’는 재간이 좋은 감독이 감동을 선사하는 재간은 다소 부족한 느낌을 주는 그런 영화였다.
*인터넷에 소개된 간략한 영화 줄거리와 제작노트를 아래 덧붙인다.*
줄거리
[ About Movie ]
남자 넷이 꾸려가는 별난 케이크숍‘앤티크’
단 것은 질색하면서 손님이 대부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케이크 가게를 차린 엉뚱한 사장 진혁(주지훈). 한적한 주택가 골목길에 자리잡은 서양골동품점을 개조해, 몇 백만 원짜리 앤틱 식기에 케이크를 담아 내오고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는 별난 케이크숍 ‘앤티크’를 오픈하고 업계 최고라 불리는 파티쉐 선우(김재욱)까지 영입한다.
그런데 선우는 하필이면 고교시절 진혁에게 사랑을 고백해왔던 껄끄러운 동창생! 거기다 누구나 첫눈에 반하게 만드는 ‘마성의 게이’로 끊임없이 남자 문제를 일으키는 통에 몇 달째 직원조차 구하기 힘들다. 결국 선우의 케이크 맛에 홀딱 반한 케이크광 기범(유아인)이 주방 보조이자 견습생으로 들어오고, 진혁을 도련님이라고 부르며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보디가드 수영(최지호)이 서빙을 맡게 된다.
케이크와 남자는 맛을 봐야 안다? 겉만 보곤 모르는 네 남자의 속사정!
마침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앤티크는 잘생긴 남자들만 모인 케이크숍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연일 성업이다. 그런데 이 네 남자, 멀끔한 겉모습들과는 달리 무언가 수상하다! 남자들과는 거침없이 복잡한 연애를 즐기는 마성의 게이 선우가 어찌된 일인지 여자 앞에만 서면 벌벌 떠는 심각한 여성공포증이 있고,
곱상한 외모와는 정반대로 거친 성격의 기범은 알고 보니 최연소 동양챔피언이었던 전직 복서로 밝혀지고, 몸짱 보디가드 수영은 허우대가 무색한 사고뭉치로 오히려 늘 진혁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가장 의뭉스런 일은 수다쟁이 호색한 진혁이 가족만 나타나면 품행 방정한 재벌 2세 도련님으로 돌변하는 것인데…! 겉만 보곤 도저히 알 수 없는 알쏭달쏭 네 남자, 다들 무슨 사연일까?
<올드보이><타짜><미녀는 괴로워><식객>의 흥행계보를 잇는,
베스트셀러 일본만화 원작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원작 ‘서양골동양과자점’(요시나가 후미 著)은 <올드보이><미녀는 괴로워>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영화화되는 일본만화로, 일본에선 170만부가 팔리고, TV드라마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으며, 독특하고 기발한 캐릭터 설정과 케이크라는 신선한 소재, 웃음과 감동을 버무린 탄탄한 스토리로 제26회 코단샤 만화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에서도 ‘순정만화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한 바 있는 베스트셀러 만화로 많은 매니아 팬을 거느리고 있다.
『西洋骨董洋菓子店 서양골동양과자점』
일본의 베스트셀러 만화가 요시나가 후미(Fumi Yoshinaga)의 대표작. 남성들의 동성애를 주로 다루는 동인지 출신의 작가가 처음으로 선보인 대중적인 휴먼 코미디물로, 일본 월간만화잡지 ‘Wings’에 1999년부터 장기 연재된 뒤 단행본 전4권으로 발간됐다. 미식가로도 유명한 작가의 엄청난 케이크 배경지식과,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드라마와 자연스런 코믹감성이 인상적인 만화다.
부잣집 도련님 ‘타치바나’, 마성의 게이인 천재 파티쉐 ‘오노’, 전직 복서인 견습생 ‘칸다’, 서빙하는 보디가드 ‘치카게’ 4명의 주인공들이 등장해 앤티크의 밝은 분위기 속에 인물들의 숨겨진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담았다. 코믹스 전4권, 문고판 전 3권, 누계 170만부를 발행, 전권 높은 판매고를 올렸으며 제26회 코단샤 만화상 소녀 부문을 수상했다.
2001년 일본 TV드라마( ‘안티크-서양골동양과자점’, 후지TV 방영)로 제작돼 높은 시청률을 올렸으며, 2008년엔 TV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7월부터 후지TV, 간사이TV, 토카이TV 등에서 방영 중이다. 작가의 주요 작품으로는 <사랑해야 하는 딸들>,<오오쿠>,<플라워 오브 라이프>,<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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