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뮤지컬 돌아온 고교얄개-토종 뮤지컬도 괜찮네

스카이뷰2 2008. 11. 16. 11:42

비내리는 토요일(15일)  오후 국산(?) 뮤지컬 '돌아온 고교얄개'를 봤다.

평소 뮤지컬을 별로 보러다니지 않아 뮤지컬에 대해 왈가왈부 평론할 입장은 아니지만

<돌아온 고교얄개>라는 이 토종 뮤지컬은 내로라하는 기존의 유명한 수입 뮤지컬 못지않은 즐거움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취향이 까다로운 우리 가족도 좋은 공연이라고 호평했다.

 

비록 무대장치는 소박하고 단출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지만

젊은 배우들의 가창력과 연기력이 뛰어나  2시간의 공연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저 많은 배우들이 힘을 합쳐 노래와 춤과 연기를 위해 땀 흘렸을 시간들을 헤아려보니 대견한 느낌마저

들었다. 얼마나 많이 연습했겠는가. 이 뮤지컬에 출연한 젊은 배우들이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많이 보여줄 것 같았다.

 

평소 텔레비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수들 못지않은 오히려 더 뛰어난 듯한 그들의 가창력과

귀에 익어 듣기 좋았던 흘러간 우리 유행가들에 몰입하다보니 다시 젊어지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제는 머리에 서리가 내려앉기 시작한 7080세대들에게는 청춘시절을 회상하며 즐거워할 수 있는 시간이될 것 같다. 중년의 관객들이 박수치며 좋아라하는 모습에서 이 뮤지컬에 앞으로 관객이 많이 몰릴 것 같았다. 

 

왕년에 학생배우로 명성을 떨쳤던 이승현이 중년의 신사가 되어 무대에서 존재감을 발휘했고, 개그맨으로 알고 있었던 김진수의 노래솜씨와 연기력도 볼만했다.  

엄격한 평론가들은 뭐라 평할지 모르겠지만 평범한 관객의 입장인 나에게 평점을 매겨보라고 하면

쉽고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이 뮤지컬에 서슴없이 A학점을 주고 싶다.

거창하고 대단한 주제나 스토리가 아니면서도 두 시간 동안 관객들이 웃고 박수치며  즐거워하게 만들었다면 그 자체로서도 점수를 줄만하다고 본다.

 

비내리는 토요일 오후라서 관객이 과연 몇명이나 올까싶었는데 객석은 거의 만석이었다.

R석이 7만원이나 해서 다소 비싼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공연을 다 보고나니 7만원이 그리 비싼 값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가창력 좋은 뮤지컬 배우들과 무대 뒤쪽에서 열심히 연주하는 악단의 모습을 보니 그들이 지난 몇달동안 바쳤을 노력의 수고비로 그 정도는  지불해야 할 것 같았다.

 

연말연시  나이들어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친구들끼리 혹은 가족끼리 모여 함께 보면 기분이 좋아질 그런 공연이다.  강추!!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한다. www.musicalyalgae.co.kr)

 


시놉시스

중년의 한 남자, 고등학교 졸업사진을 보고는 학창 시절을 회상한다.

고3 시절의 “나두수”는 누구도 못 말리는 장난꾸러기였다. 만우절이면 앞장서서 선생들을 골탕 먹이던 그의 단짝 친구는 늘 빨간 책을 소중히 들고 다니던 “박안책”. 또 다른 친구인 학교 짱 “독고민”은 두수와는 묘한 공생관계에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장난질로 점철된 두수의 생활에 큰 변화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전학생 영아와 만나게 된 것!
두수는 버스 안에서 영아를 처음 만난 순간 사랑에 빠지지만, 영아는 두수를 ‘변태에다 미숙아’ 취급하며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그러던 와중 두수는 담임과의 면담 이후 진로 및 자아에 대한 고민에 빠져든다. 이 때 백보라는 두수의 고민을 함께 해주며 둘은 점점 가까워지고...
두수는 영아를 포기하기로 마음 먹고 학원제에 올릴 ‘新 춘향전’의 연출을 맡는다. 하지만 독고민과 영아의 가까워진 모습에 자꾸 질투가 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연 직전 “안경태”가 사라지는 바람에 공연은 결국 무산된다. 안경태를 찾아간 두수는 안경태가 팔을 다쳐 위험한 상태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두수는 이에 대해 친구들에게 알리고, 친구들은 의기투합하여 “장미란”의 빵집에서 안경태를 돕기 위한 일일 카페를 연다.
영아는 카페가 끝난 후 두수에게 ‘친구를 도우려 애쓰는 너의 모습에 감동 받았다’고 말해 두수를 황홀하게 하고...
곧 이어 학력고사가 끝나고 영아는 식구들을 따라 이민을 가고 남은 이들은 졸업을 하게 된다.

그리고 ‘오늘’, 졸업 후 20여 년 만에 만나는 자리에서 청운고 얄개들은 서로의 변화에 신기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두수와 영아는 20여 년 만에 만난 자리에서 서로에게 설렘을 느끼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