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사랑과 전쟁'같은 아인슈타인 결혼이야기
아인슈타인이 밀레바에게 보낸 편지에 의하면 모친은 격렬하게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어머니는 갑자기 침대위에 몸을 던지고는 베개에 머리를 파묻고 어린애처럼 우셨어. 어머니는 간신히 울음을 그치고 나자 곧바로 태도를 바꿔 나에게 마구 화를 내셨지.
‘너는 지금 네 미래를 망치고 있구나. 가톨릭을 믿는 여자가 우리 집안의 며느리가 될 수는 없어. 밀레바의 집안은 형편없잖아. 만약 그애가 임신이라도 하는 날엔 네 인생은 더 골치 아파진다.’고 말씀하셨어. 난 우리가 함께 살고 있지 않다고 막 화를 내면서 말했지. 다음날 어머니는 내게 필요한 건 살림 잘하는 아내라고 하시더군. 네가 서른 살이 면 밀레바는 늙은 아줌마가 된단다.
고 걱정하셨어. 이제 어머니는 화를 내시지도 않아. 아무래도 잔소릴 포기하신 것 같아.”
부모의 직감으로 파울리네는 아인슈타인의 배필로 밀레바는 부적당하다는 강렬한 예감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그녀는 며느리 감으로 어려운 학문을 하는 아들을 잘 보살펴 줄 수 있는 여성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러니 책벌레’ 며느리는 더더욱 아니올시다 라고 여겼을 것이다.
그녀의 그런 직감은 훗날 아인슈타인의 결혼생활에 상당히 악영향을 미쳤다. 아인슈타인의 어머니는 아들의 결혼 문제에 있어서는 오늘날 한국의 어머니들과 정서적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듯 보인다. 아들이 잘 되려면 내조를 잘할 수 있는 참한 며느리를 맞이해야 한다는 생각은 어쩌면 세계 어디서나 어머니들이 가질 수 있는 보편적 사고방식일 수도 있을 것이다.
밀레바를 만난 이후 그의 모친은 더 강력하게 결혼을 반대했다. 특히 밀레바가 신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를 노골적으로 싫어했다. 굳이 사회심리학적 이론을 끌어오지 않더라도 부모의 반대가 심한 결혼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인생을 살아본 입장에서 우러나오는 ‘예지적인 경험담’은 무시 못하는 것이다. 철없던 시절의‘사랑’이 결혼의 행복을 보장하는 조건은 아니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책벌레’가 아닌 ‘살림꾼’ 아내를 얻어야 하는데 상대방 며느리감은 그렇지 않다는 게 눈에 훤히 보이니 어미 된 심정에 오죽 답답했겠는가.
더구나 아들의 연인이 임신하는 날엔 아들의 미래가 망가진다는 예언을 할 정도라면 그 어머니의 ‘혜안’은 상당히 높았다고나 할까.
100년 전 독일의 한 중산층 가정에서 아들의 ‘혼인’을 앞두고 벌어진 상황이지만 마치 어젯밤 TV에서 본 통속 드라마 같은 장면이다. 어떻게 해서든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똑 같다. 거기에 ‘몽니’를 부리는 자식들의 모양도 그때나 지금이나 어찌 그리 똑 같은지.
속 썩이는 자식들에게 세상의 부모들은 말한다. 너도 어서 결혼해 꼭 너 같은 자식 하나 낳아서 키우라고. 이 말처럼 섬뜩한 원망이 서린 말도 드물 것이다. 지금 아인슈타인의 모친은 아들에게 바로 그런 심정이 들었을 것이다. 결국 아인슈타인은 어머니의 예언을 실천이라도 하려는 듯 혼전 임신으로 아이를 낳았고 사라진 그 아이의 행방은 요즘도 아인슈타인연구가들에 의해 추적을 받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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