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쇼-장동건이 아깝더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는 옛말이 괜한 말이 아니라는 걸 어젯밤 ‘박중훈쇼’를 보면서 새삼 느꼈다.
속된 말로 ‘횟감’으로 ‘찌개 끓여 올렸는데 그 찌개도 닝닝하고 맛없는 그런 프로였다. 대한민국 꽃미남 대표 선수 장동건이 나온다기에 녹화까지 해가면서 봤지만 참 실망했다.
초반부터 어 이건 아닌데...라는 느낌이 들더니만 중반부에는 게스트로 나온 장동건은 뒷전에 앉혀놓고
뜬금없이 무슨 F1이라는 경주용 차를 등장시켜놓고 분위기를 완전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토크쇼에 경주용 자동차가 웬 말인가. 더구나 말미에 요가랍시고 혀를 쑥 빼물게 하는 걸 보여주는 무신경함이라니... 좀 과장되게 말하자면 대경실색할 정도였다.
박중훈의 질문 내용도 보잘 것 없었다. 좀 실례된 표현이지만 허접했다. 수준이하였다. 아무리 노총각 장동건이라지만 어떻게 이상형 여자에 대해 초등생수준의 원초적 질문을 해대는 것인지... 그런다고 손목이 어떻고 발목이 어떻고 코는 어떻고 하며 쑥스러운 듯 말하는 장동건을 보니 참 딱했다.
‘친한 형’ 박중훈이 숙원이었던 토크쇼를 맡았으니 '우정출연‘해줄 수밖에 없었겠지만 그렇다면 사전에 충분히 서로 ‘입’을 맞췄어야지...
토크쇼 내내 박중훈의 질문은 헛다리짚는 식이었다.
좀 감칠 맛나게 이끌어나가는 능력이 부족해 보였다. 산만한 질문에 지루한 대답...
얼마든지 아기자기하게 연출 낼 수 있는 아주 좋은 게스트였건만.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대한민국 일요일밤’이라는 거창한 부제까지 붙여놓고는 고작 이런 수준의 프로그램을 내놓는 것은 시청자에 대한 결례이다.
더구나 프로그램 말미에 장동건에게 오프닝할 때 박중훈이 불렀던 ‘비와 당신’이라는 노래를 또 부르게 한 대목에선 이 프로그램의 PD들의 ‘수준’을 의심할 지경이었다.
프로그램 시작할 때 박중훈이 그 노래를 부른 것도 이상했는데 끝에 또 그 노래를 부르게 했다는 건 아무래도 이 프로그램 제작진들이 정신을 딴 데 놓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별 좋지도 않은 흘러간 노래를 두 번씩이나 아까운 시간에 내보낼 수는 없는 것이다.
장동건의 노래솜씨야 나무랄 데 없었지만 오프닝과 클로징에 같은 노래를 하게 한건 제작진의 명백한 실수다.
좋은 재료를 갖고 맛없는 요리를 내놓는 일은 비일비재하지만 그래도 모처럼 기대했던 ‘토크쇼’가 기대에 훨씬 못 미치게 만들어 낸 요리같아 시청료는 물론이고 그런 프로를 보며 흘려보낸 시간이 아까울 지경이었다.
‘천하의 장동건’이를 불러내놓고 겨우 요 정도 수준으로 프로를 만들어놓은 것을 보면서 어떤 일에도 ‘재능’이라는 것이 필수품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그래도 KBS PD정도라면 소위 말하는 학벌이야 웬만큼 갖췄겠지만 ‘재미’있게 만드는 ‘재주’는 학벌과는 상관없는 것이기에 좋은 재료로 맛없는 프로를 만들어내놓은 것이리라.
만약 이 프로그램을 만든 PD에게 서정적이고도 문학적이면서 예술적 소양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식으로 지루하고 따분하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좌충우돌적인 발랄함을 보여줬던 예전의 박중훈도 이젠 나이가 들어선지 신선미라곤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무래도 이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계속 이런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이렇게 재미없고 지루한 프로를 누가 또 보겠는가.
인터넷에 보니까 박중훈쇼에 관련한 네티즌들이 이런 의견들을 쏟아놓았다.
"집중이 안 된다. 분위기도 별로 편안하진 않은 것 같고..." "첫 회 라곤 하지만 평소 연예계 소문난 입담꾼 박중훈이 진행자인 점을 감안하면 토크쇼 출발이 불안하다. 흐름 자체가 우왕좌왕하는 느낌도 있고 박중훈의 진행도 너무 저 자세인 것 같다." "MC가 애드립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이기에 자연스럽지 못한 멘트와 억양은 이해하지만, 부자연스러운 흐름은 무대에 대한 리더십이 부족함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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