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미운오리새끼같은 존재로 살아온 아인슈타인
대학을 갓 졸업하고 쓴 첫 논문이 물리학 잡지에 실렸다고 그토록 기뻐했다는 것은 아인슈타인에 대한 그녀의 사랑의 무게를 가늠 할 수 있는 척도가 되었다. 물론 물리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그녀의 진지한 자세도 한 몫을 했다고 본다. 밀레바는 비록 물리학으로 자신이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언제나 물리학적인 분위기를 사랑했다. 그게 아마 아인슈타인에게 버림받을 때까지 그에게 헌신했던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부모도 아들이 ‘위업’을 달성했다고 대단히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백수’로 떠도는 아들의 현주소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현실이었다. 부모는 그가 구하고자 하는 방향의 직업은 구하지 못했으니 이제 새로운 분야를 알아봐야 할 것을 당부했다.
부모 마음이야 언제나 오직 자식이 성공하는 것을 바라는 것이듯, 아인슈타인의 부모들은 하루빨리 아들이 안정된‘명성’을 차지할 것을 절실히 원하고 있었다. 그들은 아들 옆에 있는 ‘신통치 않은 며느리감’에 대해서도 더 이상은 관심을 두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아인슈타인이 밀라노로 와서 정책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아들의 연인은 멀어지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사랑의 진리를 부모들은 알았던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부모가 아들의 귀국을 종용한다는 것을 알게 된 밀레바는 어떻게 해서든 그가 취리히에서 ‘취업’해야 한다고 조바심을 쳐댔다. 그녀 역시 연인을 ‘가시거리(可視距離)’안에 놔두어야 안심할 수 있다는 그 사랑의 진리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한 남자가 갖는 존재감, 아들과 연인이라는 자리를 놓고 부모와 연인은 이렇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학문적으로 이제 막 인정을 받기 시작했지만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아인슈타인에게 밀레바는 쓴소리를 해댔다. 그녀는 “당신은 너무 입이 험해요. 유대인인 것도 당신에겐 불리한 요소에요.”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그녀의 분석은 정확했다. 김나지움 시절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왕따’적인 존재로 살아온 아인슈타인은 언제나 독설가로서의 악명 덕분에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같은 존재로 겉돌았던 것이다.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천재의 괴팍한 언변은 천재에겐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었지만 그 주변 사람들에겐 피로감을 주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사람의 습성이 하루아침에 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이 변하면 곧 죽는다는 말도 있듯이 사람은 그리 쉽게 변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를 변모시키려하는 것보다는 아인슈타인의 직선적이면서도 괴팍한 성품을 덮어줄 수도 있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취업의 더 빠른 지름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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