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연재 23>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취업에 성공한 아인슈타인

스카이뷰2 2009. 1. 23. 11:17

 

 

   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취업에 성공한 아인슈타인

 

1901년 4월 13일 아인슈타인의 아버지 헤르만은 연줄을 통해 알게 된  라이프치히 대학교의 화학자 빌헬름 오스트발트 교수에게 아들의 취업을 부탁하는 간절한 편지를 보냈다. 그 편지는 지금 읽어봐도 뭉클할 정도로 일자리가 없는 아들의 취업을 부탁하는 부모의 간곡한 심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참을성이 별로 많지 않다는 현대의 부모들은 그 정도의 ‘굴욕’은 참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비굴한 표현이었지만 오히려 그런 대목에서 진정한 부정(父情)이 느껴진다.

 

“진정으로 존경하는 교수님, 우리 아들이 물리학계에서 활동중인 어느 학자보다 더욱 존경하는 분이 바로 당신입니다. 제 아들은 지금 몹시 상심하고 있습니다. 넉넉지 못한 집안 환경 탓에 자신이 우리 부부의 짐이 되고 있다고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물리학 연감’에 실린 아들의 논문을 읽고 가능하면 그에게 격려의 말을 몇 자 보내 주십시오. 부디 저의 아들이 인생과 학문의 기쁨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헤르만은 편지 말미에 아들에겐 이 편지를 ‘비밀’로 해달라는 첨언도 잊지 않았다. 그만큼 아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었던 아버지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떤 문제가 해결되려면 최선의 최선을 다하고 이제는 더 이상 못하겠다는 ‘포기’의 심정에 도달할 정도로 극단의 지점에 도달해야만 되는 것 같다. 아인슈타인의 취업문제도 바로 그렇게 최고로 비참한 경지에 도착했다고 절망하는 순간, 비로소 문제가 풀리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그렇게도 간곡한 편지를 오스트발트 교수에게 보낸 바로 그날이 아마도 아인슈타인에겐 ‘최선의 꼭짓점’이었나보다.

그날, 친구 마르셀 그로스만이 아인슈타인에게 편지를 보냈다. 마르셀은 아버지의 친구 중 한 사람이 스위스 베른에 있는 특허국 국장인데 자신이 아버지에게 부탁해 아인슈타인을 직원으로 채용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운이 닿으려해선지 마침 특허국에 빈자리가 하나 생겼다는 것이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아인슈타인의 얼굴은 꽃처럼 피어났다. 드디어, 취직의 문이 열린 것이다. 그것은 이제 아인슈타인의 앞날을 보장해 준다는 하늘의 뜻이었다. 그간 취직이 안 돼 마음 고생한 일은 아주 먼 옛날의 일처럼 여겨졌다.

 

취업을 위해 너무도 고생을 했기에 ‘어떤 자리’라도 주어진다면 ‘목숨 걸고’ 일하겠다는 마음의 자세까지 갖추고 있었다. 이렇게 막 ‘벼랑끝’에 매달렸다가 구조된 듯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는 것도 큰 행운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취직은 곧 행운이었다. 이제 인생의 새로운 터전이 생긴 것이다.    

 

일이 잘 되려고 그랬는지 그 다음날 또 다른 ‘수입 잡을 건수’가 아인슈타인을 들뜨게 만들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수학교사 야콥 렙슈타인이 자신이 군대에 복무하는 몇 달 동안 대신 수학을 좀 가르쳐 달라는 부탁의 편지를 보낸 것이다. 

 

감상적인 취향은 아니었지만 아인슈타인은 순간 울컥했다. 그렇게 일자리를 찾아 헤맸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이제 고생은 끝이다! 복이 넝쿨 채 들어왔다. 대운이 열린 것이다.

운명의 여신이 드디어 아인슈타인을 따스하게 안아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