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콜드게임’ 패한 야구를 보면서, 일본 우습게 여기지 말자!

스카이뷰2 2009. 3. 8. 13:46

 

 

‘콜드게임’ 패한 야구를 보면서, 일본 우습게 여기지 말자!


야구팬은 아니지만 작년 여름 올림픽 때 우리 야구대표팀이 보여준 ‘감동’이 생각나 어제 한일전을 잠깐 봤습니다.

며칠 전 매스컴에서 일본 언론이 일본팀의 전력을 ‘매우’ 우려한다면서 우리 야구팀에게 질 것 같다는 보도를 했다는 걸 얼핏 보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일본은 늘 그런 식의 ‘엄살’을 떨어왔었지요.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일본사람들은 이런 경향이 있었던 게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프로 복싱이 인기를 끌던 시절인데 한일전 때는 꼭 일본 언론들의 ‘엄살 보도’가 나왔고, 어김없이 일본선수가 이기곤 했었지요.


이와는 대조적으로 우리 매스컴에선 ‘우리가 이긴다’는 아주 낙관적인 보도가 있었고 나중에 지고 나면 어쩌구저쩌구 ‘뒷말’이 꼭 뒤따라 나왔죠.

‘뒷북’친다는 얘깁니다. 우리에겐 허세를 부리는 경향이 좀 있고 일본사람들은 바들바들 떨며 엄살떠는 습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WBC한일전은 개막식 장면부터 영 느낌이 안 좋았습니다. 일본선수들과 우리 선수들은 표정부터 달랐죠.

일본 선수들의 표정은 그야말로 ‘결기어린’ ‘비장한’ ‘사생결단’의 기운이 차고 넘쳤습니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한결같이 어딘가 좀 풀어진 듯한 그런 표정이었죠. 우리가 져서 이런 소릴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집 마루에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우리 선수들 표정이  왜 저래. 군기가 빠졌군”이라고 중얼거렸거든요.


일본 선수들은 자기나라 국가인 ‘기미가요’를 들으며 앙 다문 입매에서 ‘기어코  이기리라’라는 결의가 묻어있었던 데 비해 우리 선수들은 껌 질겅질겅 씹으며 괜히 헤헤 거리는 표정으로 어딘지 나사가 풀린 듯한

그런 모습이었다는 건 아마 어제 TV 본 시청자들은 거의 동의할 겁니다.


물론 일부러 적개심에 불탈 필요야 없겠지만 일본선수들의 단정하면서도 필승의지가 서린 얼굴표정에 비해 우리 선수들은 그런 점이 덜 보였다는 겁니다.

게다가  우리 대한민국 애국가 장면은 왜 중계가 안 된 것인지. 아무튼 이런 소소한 것들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킨 요소들이었다고 봅니다.


야구에 대한 룰을 잘 모르지만 우리의 선발 투수 김광현의 표정이 흔들리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었습니다. 아직 어린 나이여서 그랬겠지만 ‘연습게임’하는 듯이 보이는 그의 표정은 아주 불안해 보였습니다.


작년인가 우리 대한민국 야구팀에 대해 몹시 비하하는 말을 했다고 알려진 그 유명한 이치로 선수의 표정도 거의 무서워 보일 정도로 다부져 보였습니다.


아무튼 일본 선수들과 우리 선수들 어제 표정에서 벌써 ‘승패’가 나기 시작했다면 좀 과한 표현이라고 할 분도 계시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어제 시작부터 저는 ‘패배의 불길함’을 확신할 정도였습니다.


어쨌거나 ‘콜드게임’패로 화끈하게 져버린 어제 대 일본전에 대해 ‘인터넷 강호제현’들은 여러 좋은 말씀들을 하고 있습니다. 신랄한 비판들도 많이 보이네요. 옳은 지적들입니다.


저도 야구에 대해선 뭘 모르는 무식쟁이지만 어제 ‘콜드게임 대패’를 보면서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 “일본을 우습게 여기지 말자!”라는 말을 강조하고 싶어 이렇게 몇 자 적고 있는 겁니다.  


문득 ‘일본은 없다’라는 책 제목이 떠오릅니다.

며칠 전 시골에서 올라온 어떤 할머니에게 얻어맞아 전치8주라는 ‘중상’을 입은 채 병원에 입원중이라는 어떤 여자 국회의원의 ‘출세작’이라지요.


본인은 자신이 썼다고 주장했지만 ‘원 저자’가 자기가 쓴 걸 훔쳐갔다면서 난리치다가 결국 법원까지 가서 그 여자 국회의원이 ‘표절’한 걸로 판결이 나오는 둥, 웃지못할 해프닝이 있었던 시끄러운 책이지요.


저는 그 책을 읽진 않았지만 주로 일본을 ‘신나게 흉보는 이야기’로 돈 벌었다는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이상하게 우리나라에선 일본을 흉보는 종류의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좀 있는 듯합니다.

원래 남 흉보는 건 재미있는 일이긴 하지만 그런 식의 흉보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일제 36년’의 구원이 얽혀있어서이겠지요. 저도 그 시절 일본인들의 만행과 잔학성에대해선 용서가 안 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세계에서 일본을 우습게 여기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본 듯합니다.


일본이라면 ‘괜히’ 얕보는 우리의 ‘국민적 성향’은 이제 고쳐져야 한다고 봅니다.

일본은 결코 만만한 나라가 아니거든요.

겉으로만 그런 건진 몰라도 그들의 겸손함은 결국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받침돌이라고나 할까요.


어제 야구도 일본 매스컴들이 그렇게 자기네에게 문제가 있다고 떠들고 자기들이 질 거라고 대서특필했다지만 결국 대한민국이 콜드게임 패를 당했잖습니까.


어디 야구뿐 입니까. 반도체나 전자제품 같은 것도 우리가 세계 최고 기술에 도달했다고 자랑하지만 ‘진짜 부품’은 ‘메이드 인 재팬’이라는 거 아닙니까.

이런 소리 하면 야구팬들에게 야단맞겠지만 어제 우리 야구 팀 일본에게 ‘대패’한 거 차라리 잘 된 겁니다.


사실 야구는 일본의 ‘국기’ 비슷할 정도라고 어렸을 때부터 들었습니다.

우리보다 한수 위라는 건 인정하기 싫어도 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작년 올림픽 때 우리가 금메달까지 딴 건 물론 우리 실력이 좋아진 이유도 있지만 우리에게 ‘운’이 따라준 덕분도 무시 못하는 겁니다.


여기서 야구에 지고이긴 것에 흥분해서 패인을 따지고 누굴 책망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일본을 우습게 여기지 말자!’라는 겁니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일본이 우리보다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문학이나 영화를 비롯한 예술 분야도 일본애들에게 배워야 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문화예술계 인사들 중에도 괜히 근거 없이 일본예술인들의 작품을 비하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만 그런 것도 한심한 겁니다.

 

일상생활을 영화로 만들어내는데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위라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영화뿐이 아니죠. 이러면 친일파 소리를 들을 지도 모릅니다만 일단 저는 친일파는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일본에 비해 뒤떨어지는 면을 좌시하고 싶지 않은 '응접실 애국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벨상이 별건 아니지만 작년에 일본은 4명인가 물리학상 화학상을 휩쓸었습니다. 그 전년도에도 일본은 화학상인가를 2명이나 받았었죠. 문학상도 그동안 두 명인가 받았습니다. 물론 노벨 평화상도 받았지요. 

노벨상으로 국가의 우열을 가늠하자는 게  아닙니다. 일본이 그만큼 각 분야에서 우리보다 조금씩은 앞서 있다는 걸 인정하고 ‘일본은 없다’는 유치하고도 이상한 소리에 좋아하지 말자는 겁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일본이 우리보다 한 수 위라는 걸 인정하고 그리고 우리가 거기에 대응해 나가면 우리도 일본 못지않은 발전을 할 수 있 는 실력을 갖출 수 있다는 걸 자산으로 삼으면 됩니다.


너무 ‘공자님 말씀’ 같은  이야기를 늘어놨습니다만 본질은 간단합니다.

대한민국은 아직 일본을 더 배워야 하니까 일본애들한테 졌다고 슬퍼할 것도 없구요, 일단 우리도 묵묵히 실력을 쌓아 가면 되는 겁니다. 한국사람들 머리는 일본 사람들 보다 못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건 ‘한일전’이라면 공연히 ‘목숨 걸듯’난리치는 ‘촌스러움’을 이젠 벗어던지자는 겁니다.

스포츠는 스포츠이니까요. 우리 대한민국이 진정 모든 면에서 일본을 앞설 수 있는 날까지 열심히 하면 되는 겁니다.


무작정 감정적으로 일본을 얕보는 식의 일본때리기는 사양해야 한다는 거죠.

우리 대한민국은 가능성이나 저력 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라입니다.

그러니 일본을 ‘타겟’으로 하지 말고 전 세계를 목표로 우리의 역량을 키워나가면 되는 겁니다.

대한민국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