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은미 ‘애인있어요’-한국인 애창곡 1위

스카이뷰2 2009. 7. 31. 21:55

 

                                                     맨발의 디바 이은미.(다음 자료사진)

  

          

                이은미 ‘애인있어요’-한국인 애창곡 1위


‘맨발의 디바’ 이은미의 애절한 노래 ‘애인있어요’가 노래방이나 모임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부르는 애창곡으로 꼽혔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창립 35주년을 맞아 13세 이상 남녀 1천704명을 대상으로 노래방이나 모임에서 ‘18번 곡’을 조사한 결과다.


2005년 나온 이 곡은 2008년 봄 최진실·정준호 주연의 텔레비전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의 배경음악으로 나오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텔레비전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노래자체도 좋지만 인기드라마에서 주인공이 계속 흥얼거리거나 배경음악으로 실리면서 이렇듯 급부상한 예가 꽤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애창곡 1위 자리를 누려온 노사연의 ‘만남’은 2위로 밀렸다.

3위는 성인가요 ‘무조건’, 장윤정의 ‘어머나’와 김수희의 ‘남행열차’는 공동 4위를 마크했다.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미자의 ‘동백아가씨’와 박재홍의 ‘울고 넘는 박달재’가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나훈아 노래 중 비교적 괜찮은 분위기를 갖고 있는 ‘사랑’과 이문세의 ‘붉은 노을’ 소녀시대의 ‘지(Gee)’가 그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10대와 20대가 ‘애인있어요’를 1위로 꼽았고, 30대는 ‘만남’을 40대는 ‘남행열차’를, 50대 이상은 ‘동백아가씨’를 애창곡으로 꼽았다.


이런 보도를 보면 내가 얼마나 ‘철없는 사람’이라는 걸 절감하곤 한다. 나이가 몇인데 나는 여전히 10대나 20대에게서 제일 인기가 높다는 ‘애인있어요’가 마음에 와 닿으니 말이다. 이번뿐이 아니다. 세대별 여론조사에선 거의 언제나 10대~20대의 응답과  일치한다. 주제파악도 못한채... 

더구나 가끔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나 ‘열린 음악회’ 같은 무대에서 ‘맨발’로 열창하는 이은미라는 여가수를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1992년 솔로로 데뷔한 그녀는 대중가수로는 드물게 2002년 문광부가 주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2006년엔 한국인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라스베가스 힐튼 호텔 초청으로 공연했다.

어느새 40대 중반의 ‘중견가수’가 된 이은미가 명주실 같은 목소리로 ‘애인있어요’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주제도 잊은 채 내가 마치 ‘비련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곤 한다. 이상하게도 그 기분이 꽤 괜찮다. 현실에선 도저히 있을 수없는 상황이어서 그런가? 이래서 ‘착각은 자유’라나 보다.


‘애인있어요’는 가사가  애절하면서도 달콤하다. 21세기 패스트푸드 식 사랑이 넘치는 요즘 세상에 19세기 같은 플라토닉 러브가 듣는이의 가슴을 휘저어놓는다. 더구나 이은미의 목소리에선 그런 사랑의 아픔을 아련하게 승화시킨 클래식한 기품마저 느껴진다.


격정적인 노래를 꽤 많이 불러온 그녀지만 이 ‘애인있어요’에는 수채화 같은 정갈함과 다소곳함이 서려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소중해 꼭 숨겨두었고’ 그를 ‘갖고 싶지도 않고 욕심내지도 않고 그냥 사랑하고 싶어요’라는 애절한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 이 노래가 왜 ‘한국인 애창곡 1위’인지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살아가기 힘든 거친 시대지만 그래도 우리들 마음 한 구석엔 이런 ‘안타깝고, 아까운 사랑’을 소중히 여기는 ‘고운 마음씨’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반증일 것이라고 본다.


아무튼 마음이 괜스레 외로워 질 때, 이 ‘애인있어요’를 들으면 어떤 신기한 치유력이 있어선지 정서적인 위안을 느끼곤 한다. '애인있어요'는 10대20대들의 ‘애창곡 1위’라는데 10대도 20대도 아닌 나는 왜 이 노래가 좋은지 모르겠다.^^      


‘애인있어요’ 


아직도 넌 혼잔거니

물어보네요 난그저 웃어요

사랑하고 있죠

사랑하는 사람있어요


그대는 내가

안쓰러운 건 가봐

좋은사람 있다면

한번 만나보라 말하죠


그댄 모르죠

내게도 멋진 애인이있다는 걸 

너무 소중해 꼭 숨겨 두었죠


그 사람 나만 볼 수 있어요

내 눈에만 보여요

내 입술에 영원히 담아 둘거야

가끔씩 차오르는 눈물만

알고 있죠

그 사람 그대라는 걸


나는 그 사람 갖고 싶지 않아요

욕심나지 않아요 그냥 사랑하고 싶어요

그댄 모르죠 내게도 멋진 애인이 있다는 걸

너무 소중해 꼭 숨겨두었죠


그 사람 나만 볼 수 있어요 내 눈에만 보여요

내 입술에 영원히 담아 둘거야


가끔씩 차오르는 눈물만 알고있죠

그 사람 그대라는 걸


알겠죠

나혼자 아닌걸요

안쓰러워말아요

언젠가는 그 사람 소개 할게요

이렇게 차오르는 눈물이 말하나요

그 사람 그대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