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오바마 대통령 집무실에 잠입한 귀여운 염탐꾼

스카이뷰2 2009. 9. 3. 11:02

 

 

업무에 몰두중인 아빠에게 살금 다가가고 있는사샤. .                                     

                                      서류를 검토하고 있는 아빠의 책상밑에 앙증맞게 앉아있는  존.(더 타임스 사진)

 

 

오바마 대통령 집무실에 잠입한 귀여운 염탐꾼

 

한 장의 사진이 미소를 부른다. ‘젊은 대통령 아빠’의 집무실에 스파이처럼 몰래 잠입한 막내딸 사샤의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 메일은 3일 사샤가 ‘대통령 아빠’ 오바마를 놀래 키려고 몰래 다가가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공개됐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제일 바쁠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집무실 책상에서 서류를 살펴보고 있는 동안 막내딸 사샤는 소파 뒤에 바짝 엎드린 채 살금살금 아빠에게 다가가고 있다. 아빠는 딸이 들어온 것을 전혀 모르는 듯한 표정이다.

 

46년 전 저 집무실에선 지금과 비슷한 광경이 사진으로 찍혔었다. 당시 ‘뉴 프론티어 정신’을 내세우며 미국에 참신한 바람을 일으켰던, 지금의 오바마보다 더 ‘젊은 대통령 아빠’ 존 F 케네디가 저렇게 대통령데스크에서 집무를 보고 있었다. 바로 그 책상의 밑에 두살 바기 아들 존이 무릎을 곧추세운 채 앙증맞은 모습으로 앉아있는 사진이 전 세계에 공개된 적이 있다. 1963년 10월,  케네디가 암살되기 한달 전쯤의 일이다. 

 

젊고 멋진 미국 대통령과 어린 아들의 모습은 ‘안정적인 미국 가정’의 한 스타일로서 인기를 모았다.

케네디 다음으로 ‘최연소 대통령’이 된 오바마는 여러 면으로 케네디와 닮은 꼴이어서 ‘블랙 케네디’라는 별명을 듣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3일 "케네디 대통령에 대한 오바마의 오마주(hommage,존경하는 사람의 특정 장면이나 대사를 모방하는 것)인 것 같다고 보도했다.

 

딸만 둘 있는 ‘딸딸이 아빠’ 오바마 대통령은 무척 가정적이고 자상한 아빠다. 대통령이 되기 전엔 ‘맞벌이 부부’인 아내가 힘들까봐 늘 ‘육아나 가정생활’에 신경을 써주는 자상한 남편이었다.

 

그가 쓴 ‘담대한 희망’이라는 책에는 딸들에 대한 ‘간절한 부정(父情)’이 애틋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 책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들도 한국 어린이 못지않게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바마는 상원의원 시절에 어린 딸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면서 이런 기록을 남겼다.

 

‘요즘에는 아이들의 하루 일과가 부모 못지않아 보인다. 친구와 어울려 놀기, 발레 강습, 체육 강습, 테니스 수업, 축구 경기, 1주일에 한번쯤 돌아오는 듯한 생일파티 등이 아이들의 하루를 분주하게 만든다. 두 딸의 온갖 활동을 조정해 주는 일은 미셸이 맡고 있는데 대체로 효율적으로 잘 처리되고 있다. 형편이 되면 나도 자발적으로 거들지만 아내는 고마워하면서도 나에게 맡길 일을 조심스럽게 제한한다. 지난 6월 사샤의 생일파티가 있기 전날 나는 풍선 20개와 아이들 20명이 먹을 치즈 피자, 아이스크림을 사오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 정도 일이라면 거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주문한 피자가 제 시간에 배달되지 않자 초조해하는 심정도 솔직하게 쓰고 있다. 10분 쯤 늦게 도착한 피자를 다 먹고 주스를 마신 뒤 초대받은 딸아이의 친구들이 모두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고 케이크를 나눠 먹은 뒤 생일 파티는 ‘무사히’ 끝났다며 오바마는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날 생일파티를 한 사샤가 지금 저렇게 대통령아빠의 집무실에 잠입해 들어가고 있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힌 것이다.

백악관 측은 대통령 가족의 소박한 생활 모습을 종종 공개해 왔다. 서민적이면서 인간적인 모습이 대통령의 이미지를 높이고 지지를 얻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 개혁 문제와 아프간 미군 사상자 증가로 지지율이 집권 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귀여운 잠입꾼의 모습 덕분에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가 다소나마 회복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