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오바마 대통령 딸들의 여름방학 여행일지

스카이뷰2 2009. 9. 8. 18:23

 

            가나에서 가이드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오바마 가족(연합뉴스 사진)

                            비니어드 섬 잔디밭을 걷고 있는 오바마 가족. 이제 11세인 큰딸의 키가 꽤 크다(연합사진)

                                 아빠와 함께 비니어드 섬 기념품 판매점에서 선물을 고르는 말리아와 사샤.(연합뉴스 사진) 

  

      오바마 대통령 딸들의 여름방학 여행일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자녀를 본  ‘딸딸이 아빠’ 오바마 대통령의 ‘딸 사랑’은 극진하다. 시카고에서 워싱턴 백악관으로 이사 온 이후 첫 여름 방학을 맞은 딸들을 위해 ‘대통령 아빠’는 ‘세계적 안목’을 키워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했다.

 

아빠 엄마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아프리카 가나 방문을 비롯, 파리 런던 모스크바 등 유럽 일대를 답사하도록 했다. 외국 여행 뿐 아니라 그랜드 캐니언을 비롯한 국내 여행도 틈틈이 했다.

 

워싱턴의 제일 좋다는 사립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생인 말리아와 사샤는 대통령 아빠를 둔 덕분에 또래의 미국 어린이들 중에 이번 여름방학을 가장 바쁘고 알차게 보냈다.

 

우선 미국 국내 여행으론 서부의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그랜드 캐니언을 다녀왔다. 경비행기로 그랜드 캐니언 전체를 둘러봤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있는 간헐천 ‘올드 페이스 풀’에서 하늘로 솟구치는 증기 구경도 했다.

 

여름방학 마지막 주에는 매사추세츠 주 웨스트 티즈베리의 마서스 비니어드 섬에서 아빠와 함께 자전거도 탔고 해변을 신나게 달렸다.

이 섬은 케네디 대통령 가족부터 클린턴 대통령가족까지 주로 ‘대통령 가족’들이 여름휴가를 보내는 고급 휴양지다.  

배우처럼 잘 생겼던 고 케네디 대통령의 아들은 몇 해 전 아내와 함께 자가용비행기로 이곳을 방문하려다 악천후 탓에 비행기가 추락해 37세의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첫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가 마서스 비니어드 섬에서 휴가를 보낸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일부에선 ‘호화 휴가’라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비판했다. 백인 대통령들에겐 아무 소리 안하더니만 아무래도 '인종차별'적 요소가 개입된 것 같다. 그래도 오바마는 세금을 축내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1주일에 3만5천 달러의 자비를 들였다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오바마의 심사가 편치는 않았을 것 같다. 

 

어쨌든 아빠 덕분에 두 딸들은 비니어드 섬의 기념품 판매점에서 아빠와 함께 오바마 티셔츠와 오바마 컵을 비롯한 기념품을 구입했다. 딸들에게 이번 여름방학 ‘최고의 순간’은 아무래도 유럽여행이었던 것 같다.  

대통령 아빠의 중동, 유럽 순방에 맞춰 엄마와 먼저 파리에 도착한 두 꼬마숙녀들은 에펠탑과 노트르담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센터 등을 구경했다.

세 모녀는 런던을 방문해 빅벤 시계탑과 웨스트민스터 사원, 해리포터 영화 세트장과 버킹엄 궁전 등을 둘러봤다.

 

특히 버킹엄 궁전에선 근위병들의 사열식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봤다.

사샤는 파리와 런던을 방문하는 도중에 8번째 생일을 맞아 생일케이크를 잘랐다.

이제 겨우 11살 인 큰 딸 말리아는 ‘키다리 꼬마 아가씨’로 180cm인 엄마 미셸 여사보다는 조금 작아 보이는 얼추 170cm는 되어 보인다.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머리하나는 더 큰 듯하다.

 

말리아의 생일 직후 대통령 가족은 모스크바와 로마 그리고 아프리카 가나를 방문했다. 말리아와 사샤는 로마 바티칸 교황청도 방문, 베네딕트교황을 ‘알현’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두 꼬마 숙녀는 콜로세움과 판테온을 구경한 뒤 로마에서 가장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인 ‘젤라또’에서 블랙베리와 바나나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아빠 엄마의 ‘고향’인 아프리카에서 두 아가씨들은 ‘노예무역항구’를 둘러보고 그 옛날 먼 조상들이 노예로 팔려나가야 했던 ‘역사적 사실’을 아빠로부터 전해 듣고 가슴아파하기도 했다.

 

대통령 아빠는 어린 두 딸이 과거 노예무역 항구였던 이곳을 둘러봄으로써 억압 및 잔학행위와 싸우려는 의무를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두 꼬마 ‘퍼스트 칠드런'은 대통령 아빠 덕분에 미국 어린이들 중엔 아마도 가장 멋지고 화려한 여름방학을 보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