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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드라마로 뜰 ‘공부의 신’-나도 ‘천하대 특별반'에 가고 싶다
아무래도 ‘공부의 신’이 ‘국민드라마’로 확 뜰 것 같다. 카리스마 넘치는 변호사 강석호(김수로)가 지도하는 ‘천하대 특별반’에 들어가고 싶다. 대입과는 무관한 나도 이런 생각이 들게끔 ‘공부의 신’은 그만큼 흡인력이 강했다. 이제 겨우 2회 방영한 드라마가 이처럼 사람을 단번에 빨아들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지난 월요일 처음 시작한 미니시리즈 ‘공부의 신’은 '공부'라는 국민공통의 관심사가 주제여서 조만간 ‘국민드라마’로 ‘선덕여왕’이나 ‘아이리스’보다 더 많은 관심을 모을 것이다. 아마 시청률도 훨씬 더 높을 것 같다.
재미와 감동은 두 번째고 ‘대입 공부비결’을 전수받으려는 ‘극성엄마’들에게 간만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지도교사 노릇도 톡톡히 해낼 것같다. 대한민국에 ‘공부신드롬’을 확산시킬 듯하다. 정초부터 ‘공부하는 대한민국’이 되는 건 ‘노는 대한민국’보다는 한결 멋지지 않은가.
세계 최고의 극성 교육열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부모들로서 삼류고등학교의 찌질이 학생들이 ‘국립 천하대(서울대)특별반’에 들어가 무료로 ‘현란한 공부기법’ 트레이닝을 받은 끝에 결국 ‘성공’한다는 이런 해피 스토리를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다.
아무리 ‘만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이긴 해도 어쨌거나 ‘공교육’만으로 ‘천하대 입학 프로젝트’에 당당하게 도전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뜩이나 약해져있는 학부모의 마음을 더 약하게 만들고 솔깃하게 만들어 버린다. 아마 대입을 바라보는 자식을 둔 부모의 심정은 빈부를 떠나 대동소이할 것이다.
게다가 특별반에 지원한 학생들은 한결같이 ‘결손가정’의 가난한 집 아이들이거나 부모가 있어도 자녀들이 진정 원하는 게 뭔지 모르는 ‘꼴통 부모’여서 크게 ‘상처’받은 아이들이다. 성적도 신통치 않고 집안의 지원도 받기 어려운 아이들이 어느 날 ‘벼락처럼’ 등장한 ‘괴짜변호사 아저씨’의 불호령에 따라 ‘신나는 지옥훈련’에 들어가는 설정이 꽤 그럴싸하다. 그러니 대한민국 학부모들이나 대입을 바라보는 중· 고등학생들은 이 드라마에 시간을 바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공부의 신’은 일본 미타 노리후사의 만화 ‘드래곤 사쿠라’를 원작(국내 번역본 ‘최강 입시전설: 꼴찌, 동경대가다!’)으로 한 드라마다. 폐교 위기에 처한 삼류 고등학교 병문고를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에는 주로 영화만 찍던 김수로, 배두나와 틴에이저 배우들인 유승호, 고아성 등의 열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데뷔 12년만에 처음으로 안방극장에 도전한다는 김수로의 연기변신이 대단해 보인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시청자에게 강하게 어필한다. 그렇잖아도 김수로는 정초 TV에서 방영한 ‘특선 한국영화’ ‘울 학교 이티’에서 이미 카리스마 넘치는 교사 역을 통해 ‘공부의 신’의 예고편을 보여주었다.
야생마 같은 문제아들을 다루는 김수로의 역공법적 ‘포효’는 누구말도 듣지 않던 말썽꾸러기들의 마음을 단번에 흔들어 버렸다.
“멍청한 놈들, 평생 남들한테 발리고나 살 놈들”이라며 학생들의 분노를 자극한 뒤 “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짓밟히려고 하냐, 돈 있고 빽 있는 놈들이 판친 이세상이 역겹다고? 그렇다면 너희가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뒤에서 불평만 늘어놓는 찌질이가 아니라 이 사회의 룰을 뜯어고치는 사람이 되라”고 소리친다. “너희들 인생의 전환점이 눈앞에 있다, 뛰어들어라! 천하대에 가라!”고 외치며, 혹독한 트레이너로의 변신을 예고하는 김수로의 연기는 다음 주에도 ‘공신’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선덕여왕’에서는 그리 큰 ‘빛’을 못 본 ‘김춘추'유승호의 반항아 연기도 꽤 볼만하다. 아마 대한민국 10대 소녀들이나 ‘누나들’은 이번 드라마에 나오는 ‘예쁜 국민남동생’ 유승호의 모습에 또 한 번 탄식할 것 같다.
비록 ‘일본만화와 드라마’가 원작이라는 ‘핸디캡’이 있긴 해도 어쨌거나 ‘공부의 신’은 교육열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대한민국 안방에서 아무래도 ‘선풍적 돌풍’을 일으킬 게 확실하다.
그렇잖아도 일본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이 만화원작은 ‘동경대 지망생 필독의 참고서’로 꼽힐 정도였다고 한다. 그만큼 갖가지 현란한 ‘공부비법’이 등장해 수험생들에게 ‘입시 코치’역을 한몫 단단히 했다는 것이다. 드라마도 대박이었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의 '동경대'에 대한 동경은 한국인의 서울대 선호도에 못지 않다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
게다가 ‘공부의 신’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의 눈물’을 선사한다. 할머니와 단둘이 어렵게 사는 황백현(유승호)의 할머니에 대한 애틋한 효심과 사랑을 보면서 아주 오랜만에 누선이 뜨거워졌다.
아마 웬만한 시청자들은 의지할 곳 하나 없이 가난한 할머니와 손자가 서로 애틋해하며 서로를 걱정해주는 장면에서 눈시울을 붉혔을 것이다. ‘사랑타령’이나 하는 ‘이상한 엄마’를 바라보며 한숨짓는 길풀잎(고아성)의 애련한 모습도 안쓰러움을 자아내게 한다.
경험법칙상 이렇게 ‘사람을 진실하게 울리는’장면이 있는 작품은 책이건 영화건 드라마건 노래건 꼭 ‘뜬다’는 걸 여러 번 봐왔다. 툭하면 재벌가의 변칙적인 사랑이야기들이나 보여주었던 한국 TV드라마에서 이런 ‘소외계층 청소년들’의 시린 사연과 성공스토리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 드라마에 점수를 줄만하다.
저마다 가슴 저린 사연을 안고 있는 이 깨지기 쉬운 유리잔 같은 ‘틴에이저’들이 ‘사자 같은’선생님으로부터 ‘지옥훈련’을 받은 끝에 ‘천하대’로 가게 되는 성공스토리는 아무리 드라마 속 이야기라 해도 위로를 필요로 하는 적잖은 시청자들에게 ‘원기’를 선사할 것 같다. 정초에 꼭 알맞은 아이템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나도 ‘천하대 특별반’에 들어가 다시 공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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