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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눈물

스카이뷰2 2010. 8. 28. 18:01

                                       

                                                                      <네이버 자료사진>        

                                      

            김연아의 눈물

 

                                                                 

'대한민국 보배, 피겨 퀸'김연아가 눈물을 흘렸다. 금년 2월 동계 올림픽에서 '감동의 금메달'을 선사하는 순간, 연아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보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함께 울었었다. 딸 같고, 누이같고 어린 연인 같은 김연아를 우리는 한없이 아까워하고 사랑했다.텔레비전 화면 속 김연아가 웃으면 함께 따라 웃었다. 그녀가 찡그리면 우리도 편치 않았다.

 

연아의 겹치기 CF 장면들도 다른 광고와는 달리 보고 또 봐도 그다지 실증이 안 났다. 그만큼 김연아는 우리의 '정신적 가족'이었다. 연아의 일거수 일투족은 또래 소녀들에겐 하나의 '롤 모델'이었다. 김연아 귀걸이, 김연아 티 셔츠, 김연아 운동복 등등 연아의 모습 전부가 일일이 소개되면서 관심을 끌었고, '따라쟁이 소녀'들을 양산했다. 그 정도로 연아는 대한민국의 보석 같은 존재였다.  

 

인터넷 상에서는 '김연아의 결혼 상대는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돌 정도로 우리는 연아를 너나 할 것 없이 귀하게 여겼고, 진심으로 사랑했다. 연아의 미소는 보고 또 봐도 싱그럽고 풋풋했다. 여느 가수보다 더 탁월한 연아의 노래솜씨는 우리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얼마나 노래를 잘 불렀으면 '세계에서 노래 잘하는 사람 100인'에 뽑혔을까. 우리는 그런 연아를 너무도 자랑스러워했다. 김연아의 모든 것을 우리는 온전히 사랑했다. 그렇기에 머나먼 캐나다에서 들려온 '김연아의 눈물'은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한다. 마치 우리 딸이 우리 누이가 못된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듯 안타까워 했다. 그런데 그 '원인제공자'가 뜻밖에도 연아가 하늘처럼 존경했던 오서 코치라니 말문이 막힌다. 

 

'세기의 사제지간'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오서 코치와 김연아의 '사제의 정(情)'은 돈독했다. 대한민국 역사에 아니 세계 피겨 역사에 새로운 장을 기록한 '피겨 퀸' 김연아의 쾌거는 물론 연아의 천부적 재능과 살을 에는 고통스런 연습의 결과였지만, 벽안의 '존경하는 스승 오서 선생님'의 지도편달이 없었다면 그리 쉽게 얻을 수 없는 영광이었다. 그만큼 김연아와 오서는 '환상의 사제지간'이었다.

 

그런 그들에게서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우리는 크게 염려했다.  아직 어린 '애기씨' 김연아 낭자가 받을 마음의 상처가 너무도 안타까웠던 것이다.

오늘 아침 신문에는 '링크 물끄러미 보던 연아 뺨에 눈물이...'라는 제목과 함께 실의에 빠진 연아의 슬픈 표정의 사진과 기사가 크게 실렸다. 이 기사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며칠 전, 오서 코치가 김연의 어머니로부터 '일방적 해고 통지'를 받았다는 말을 언론에 공개했을 때 깊은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오서가 안됐다며 그를 동정하기도 했다. 거기에는 생각보다 한참 적은 그가 받는 '코치 레슨 비용'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세계적인 톱스타' 김연아를 가르치고 받는 그의'주급'은 일반적인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곧이어 들려온 연아의 홈피에 실린 '거짓말 하지 마세요'라는 절규어린 짧은 문장은 '속사정이 꽤 복잡한 것'을 우리에게 암시했다. 연아를 사랑하는 우리들은 '과묵한 김연아'가 입을 열면서 오서 코치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게다가 오서 코치가 연아의 오랜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의 '러브콜'을 받았다는 사실을 연아에게 이메일로 보낸 것과 '아사다가 나에게 관심을 가진다니 우쭐해지지만 너의 스케이팅이 가장 우선'이라는 문장을 보고 분노의 감정마저 들었다. 감수성이 한창 풍부할 나이인 갓 스물 연아의 가슴에 스승의 그런 말은 비수처럼 꽂혔을 것이다.

 

더구나 오서 코치는 AFP통신을 통해 2010-11 시즌 김연아의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 내용을 폭로했다. "한국의 전통곡 아리랑을 기반으로 여러 한국 음악을 편집한 환상적인 프로그램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천기누설'을 한 것이다. 

맙소사!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물론 세상살다보면 별별 일을 다 보고 겪을 수 있겠지만 이건 아니지 않는가.

 

이런 오서의 발언은 관례를 깬 반칙이다. 피겨 프로그램 작업은 비공개로 이뤄지고 선수가 공식 발표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해 여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김연아와 오서는 '보안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런 오서가 이렇게 '재뿌리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해버린 것은 일종의 '언어적 폭력'이자 한 여린 영혼에 상처를 낸' 심리적 범죄'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스승이 제자의 '극비 프로그램'을 언론에 공개할 수 있는가. 오서의 이런 행동에 세계 피겨계와 언론은 '도덕성을 상실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캐나다 일간지 '토론토 스타'는 26일 김연아가 훈련 중인 토론토 크리켓클럽 현장 분위기를 이렇게 묘사했다.  

 

"링크를 물끄러미 보던 김연아의 뺨에 눈물 한 방울이 흘러 내렸다. 고개를 한 쪽으로 젖히고 훌쩍이는 소리도 들렸다. 김연아는 스케이트도 신지 않고 링크를 떠났다."

또 다른 언론에서는 김연아가 여러 사람 앞에서 흐느끼는 것을 본 사람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보도를 보면서 이제 '갓 스물'의 여리디 여린 김연아의 가슴이 얼마나 아팠을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다.

아마 대한민국 국민들은  연아가 지금 겪고 있는 이 '시련'에 함께 마음 아파하고, 연아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내리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보배' 김연아가 이제 눈물을 닦고 티없이 해맑은 웃음으로 우리 앞에 다시 서리라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굳게 믿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김연아'가 하루 빨리 그간의 '불미스러웠던 일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꿋꿋하고 당당하게 다시 '빙판의 여제'로 귀환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피겨 여왕 폐하' 김연아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