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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여자 월드컵’ 우승한 한국소녀들

스카이뷰2 2010. 9. 26. 12:34

           

                                                   월드컵 결승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우승한 우리 대표팀 (연합뉴스 사진)         

                  

                   ‘U-17 여자 월드컵’ 우승한 한국소녀들

 

 

 

일요일 아침 머나먼 트리니다드 토바고 축구장에서 날아온 앳된 한국 소녀들의 눈물과 환호는 달콤하면서도 사랑스러웠다. 마냥 어루만져주고 싶었다. 와락 끌어안아주고 싶었다. 상대는 더구나 ‘운명적인 라이벌’ 일본이 아닌가.

 

 

게다가 정신력은 태극소녀들이 앞섰다지만 경기력 면에선 한 수 위라는 일본을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승부차기’마저 동점을 이루고 드디어 골키퍼와 선수의 1대1 마지막 라운드에서 한국 소녀들은 멋진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 ‘1대1’키퍼 대 선수의 ‘결투’에서 일본의 무라마츠 토모코 선수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실패했지만 우리의 장슬기 선수의 당찬 눈빛은 그대로 골네트를 가르고 말았다. 그 순간 태극소녀팀은 껑충껑충 뛰면서 서로를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TV로 경기를 지켜본 우리 국민들도 울컥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축구경기, 그것도 FIFA가 주최하는 월드컵 대회에서 ‘승부차기’로 승부를 가려야하는 그 순간은 ‘러시안 룰렛’보다 더 사람의 애간장을 녹인다.

오늘 우리 어린 소녀선수들도 잔뜩 긴장했을 것이다. 전,후반을 뛰고 다시 또 승부차기로 승패를 가린다는 건 웬만한 정신력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비단 선수뿐 아니라  자기 집 마루에서 TV화면으로나마 그 피말리는 순간을 지켜봐야 하는 우리네 평범한 국민들의 손에도 땀이 났을 것이다. 일요일이어서  아직

아침밥도 먹기 전이라 입안이 바싹 바싹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의 소녀들은 당차보였다. 하나같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승리를 다짐하는 그들을 보며 우승을 예감하긴 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극적으로 ‘이겨준’ 우리 태극소녀들이 참 예쁘다. 열일곱 살도 채 안 돼 애기솜털이 보송보송한 이 소녀들은 티 없이 맑은 웃음으로 우리를 위로해주었다.

 

 

 

하나같이 예쁘고 귀연 외모에 당찬 배짱까지 갖춘 우리 대한의 소녀들은 섬나라 일본소녀들을 여봐란듯이 제쳤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일요일 아침부터 아주 귀한 마음의 선물을 한 아름 안겨준 우리의 어린 딸들이 그저 한없이 장하고 대견하다. ‘대한민국의 존재감’을 만방에 알린 이번 ‘월드컵 우승’은 지난여름 ‘오빠들’의 월드컵 16강 진출보다 더 값진 보석(寶石)처럼 빛난다.

 

 

 

이번 대회에서 ‘트리플 크라운’의 영예를 안은 여민지 선수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천재 축구소녀’다. 민지는 오늘 시상식에서 최다 득점왕에게 주는 ‘골든 부트(골든 슈)’와 ‘최우수 선수’,MVP에게 주는 ‘골든 볼’ 그리고 팀 우승이라는 트리플 크라운의 ‘위업’을 달성하고 활짝 핀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그야말로 꽃보다 더 아름다웠다.

 

 

 

여민지 뿐 아니라 주장선수인 김아름부터 이소담 이나 모든 태극소녀 팀 멤버들은 이번 대회의 ‘트리플 크라운’의 영예를 함께 누릴 자격이 차고 넘친다. 그만큼 팀웍도 좋았다. ‘국가대표’라는 막중한 명찰을 가슴에 달았지만 중압감은 없었다고 당차게 말하는 소녀들은 오직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장을 뛰어 다녔고, 그 결과 오늘 아침 ‘영광의 순간’을 우리에게 선사한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 얼굴에 가득 피어나는 웃음이 그렇게도 빛났을 것이다.

 

 

 

한참 예민할 사춘기 소녀들이어서 오늘 경기 시작 전 그라운드에 내려온 영국의 축구스타 베컴 선수와 악수할 때는 한없이 수줍어했지만 ‘스타와의 악수’가 소녀들의 발끝에 더 큰 힘을 실어준 것 같다.

 

 

어쨌든 이번 ‘소녀들의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FIFA 가 개최하는 경기에 대한민국 대표 팀으로선 첫 우승이라는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

 

축구는 남자들의 경기로 인식돼 여자 축구팀은 별 주목도 받지 못한 채 늘 열악한 환경에서 뛰어야 했지만 푸근한 이웃 아저씨 스타일의 최덕주 감독은 어린 소녀들의 ‘기’를 살려주는 ‘마법사’ 역할을 도맡아 했다.

 

 

큰 소리 한번 내지 않고 소녀들에게 ‘이기는 축구보다 즐기는 축구'의 묘미를 터득케 한 최 감독의 리더십이야말로 ‘수훈 갑(甲)’으로 꼽힐 만하다.

 

최 감독은 소녀 선수들이 선머슴 같이 경기장을 뛰어다니긴 하지만 속마음은 한없이 여린 소녀들의 예민한 마음을 토닥여주는데 전력을 다했다고 한다. 감독의 이런 자상한 리더십 덕분에 소녀들은 우렁찬 모습으로 경기장을 누볐고 끝내 일본을 누르고 우승을 거두게 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오늘 아침 태극소녀들의 월드컵우승은 대한민국 축구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본다. 대한 소녀축구팀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