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쉰 세대’마저 감동한 ‘성균관 스캔들’의 사랑고백

스카이뷰2 2010. 10. 19. 12:46

            

                                      모범유생 이선준(박유천)이 눈물을 흘리며 '사랑고백'을 하고 있다.(KBS사진제공)

               

                   ‘쉰 세대’마저 감동한 ‘성균관 스캔들’의 사랑고백

 

 

TV드라마 보면서 뭉클함을 느낀 건 아주 오랜만의 일이다. 그것도 반듯한 대갓집 도령이 ‘금단의 사랑’인 남색(男色)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말이다. 개인적으론 전혀 ‘그쪽’ 취향이 아니건만 마치 내가 연모하는 ‘꽃 도령’에게 애절한 사랑을 하소연하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로 애달픈 심정에 빠져 들었다.

 

 

더구나 스물 안쪽, 아직은 여린 꽃도령들의 ‘애정사(愛情事)’에 나 같은 ‘쉰 세대’가 가슴 찢어지는 실연이라도 당한 것처럼 마음의 동통을 느낄 수 있었다는 건 어쩌면 행복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배우의 연기가 좋았고, 감독의 연출 그리고 ‘원작의 힘’이 컸다는 말이다.

 

 

어젯밤 본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얘기다. TV드라마에서 늘상 다루는 ‘단골 메뉴’인 사랑이야기 중 어제처럼 주인공에게 완전 감정이입이 된 상태로 드라마에 몰입한 건 나로선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9월 19일에도 우리 블로그(http://blog.daum.net/skyview999/15970940)에 ‘성균관 스캔들’에 대해 재밌는 드라마라고 글을 올렸지만 어제 ‘15강(講)’에서 이 드라마는 ‘절정’에 도달한 것 같다.

 

 

엄격한 유교사상 아래 성장한 좌상대감의 외아들 이선준 유생이 입 밖에 내기도 힘든 자신의 ‘남색’ 사랑을 속으로 삭이는 모습을 보며 한없이 애틋했다. 급기야 피를 토하듯 “사내 녀석인 네가 좋아졌다”고

눈물을 흘리며 연모해오던 꽃도령 김윤식유생에게 절절한 고백을 하는 장면에선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카타르시스마저 들었다. 아마도 사랑의 힘이 발휘한 위력일 것이다.

 

 

요즘 세상에도 ‘동성애’는 터부시 되는 판에 200년 전 조선시대엔 오죽했겠는가. 아무리 좌상대감의 아들이라 해도 ‘남색’이라면 출셋길이 막히는 건 물론, 아예 사회적 왕따가 된다는 걸 뻔히 알고 있지만 끊기 어려운 마약보다 더 중독성이 강하다는 ‘사랑’의 감정은 세상의 ‘영화(榮華)’도 하찮게 버릴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을 주인공은 눈물을 흘리면서 보여주고 있다.

 

 

그 간절함, 그 애틋함은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모범적 부류’의 사람들에겐 혐오감을 부추길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어떤 방송국의 주말드라마에서 동성애를 정면으로 다루다가 ‘여론의 철퇴’를 맞은 일도 있다.

 

그것도 TV드라마의 ‘황금의 손’으로 불린다는 김수현이  쓴 드라마인데도 시청률도 시원찮고, 학부모 단체와 유림에서는 그 드라마를 ‘우리 젊은세대를 망치는 저질 드라마’라고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광고까지 하면서 거센 항의를 할 정도다.

 

 

사실 동성애는 TV 드라마에서 다루기 어려운 껄끄러운 주제다. 그러니 ‘방송드라마의 대가’라는 김수현도 지탄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성·스’의 도련님이 눈물로 호소하는 남색고백은 무조건 매도하고 비난하기엔 안쓰러운 동정심마저 느껴진다.

 

 

200 여 년 전, 올곧게 자란 모범적인 성균관 유생의 절실한 심경토로에 감정이입이 될 정도로 ‘재미’있게 몰입해 봤다는 건 그만큼 사랑은 종류불문하고 ‘진정성’이 좌우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하기야 그 '진정성'이 어디 사랑 하나에만 국한되는 것인가!

 

 

<‘성균관 스캔들, 커밍아웃’이라는 인터넷 기사에 붙은 ‘댓글’들이 재미있어서 아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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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선준유천.. 정말 최고 입니다!! 시크릿님 |11:06 |

정말 목소리, 눈빛, 몸짓에 감정이 실려있습니다. ㅠㅠ 정말 동방신기에 믹키유천이 출연한다고 해서 아무나 다 연기한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연기가 수준급 입니다!! 이 역할 끝나고 다른 드라마에서도 최대한 빨리 봤으면 좋겠습니다. 가슴 설레게 연기할 줄 아는 배우, 눈에 감정이 느껴지는 배우입니다. ㅠㅠ

추천 3

 

유천아~ dalkino님 |11:01 |

유천아 어제 너 고백에 이 누나 울었다 T T

추천 10

기사 내주셔서 감사. 가랑선준홀릭님 |11:00 |

어제는 진짜 대박이었음, 선준이 고백하는데 내 마음이 왜 이리 아픈지완전 몰입도 최강입니다.갈수록 잘하는 것 같어, 좋은 드라마 감사 힘든 일이 많겠지만 이렇게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조금만 더 힘내서 가 봅시다, 드라마 끝까지 화이팅,새 음반도 좋아요, 영어는 잘 몰라도 계속 흥얼거리게 됨ㅋㅋ 원체 성실하게 잘 해서 칭찬 밖에 할 말이 없다,화이팅^^

추천 10

 

 

 

아이돌이 사극한다고 설치길래 레이프가릿님 |10:58 |

얘가얘가 가루가 되도록 까일려고 작정했나보다~~ 생각했다... 근데 이선준에 빙의된듯한 믹키유천은 이모 누나팬들의 가슴팍을 사정없이 후벼파고있다~ 우선 커피CF 하나 해주면 안될까?? 아 커피땡겨~~

추천 11

시즌2 가자... 가랑선비님 |10:54 |

성스끝나면 무슨낙으로살까 벌써부터 걱정된다...

추천 18

 

짜증난다 당근빠따님 |10:53 |

한꺼번에 다 보던가 해야지 이거,,원 ,,, 오늘밤까지 어떻게 기다리지,,, ㅠㅠ

추천 12

 

보는 내내 가슴이 선준선준. 당근쥬스한잔어때님 |10:53 |

종방이 코앞이라 이것은 원칙에 어긋나는 일 아니오?이렇게 시청자들 가슴을 선준선준하게 만들어 놓고 ㅠㅠㅠㅠ아니되오, 이리는 못보내오...규장각까지 가주시오 -제발!!!

추천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