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2TV
'엄친딸 종결자' 하버드 법대 아시아계 최초의 여성 종신교수 석지영
출생 1973년 (서울특별시)
학력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법학 박사
소속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종신교수)
경력2010.11~미국,하버드대학교/로스쿨/법학
2006.09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조교수
미국 뉴욕 맨해튼 검찰청 검사
수상 2011년 자랑스러운 한인상
KBS 2TV에서 방영한 미국 하버드 법대 사상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 종신교수 석지영의 이야기는 퍽 감동적이었다. 미국 최고 명문 하버드 법대 출신 재미교포 한인 2세인 30대 여성이 동양계 여성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그 학교 종신 교수로 임명되기까지의 이러저러한 사연을 차분하게 그린 프로그램이다. 문학 무용 음악 법학 등 놀라울 정도로 다방면에 걸쳐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
석지영교수에 대해 인터넷상에선 '엄친딸 종결자'라는 최신 유행어를 헌정(?)하고 있다.
기성세대들에겐 생소한 '엄친딸 종결자'의 의미는 '엄마 친구딸 중 제일 잘 나가는 사람'을 뜻한다. 더 이상 똑똑한 딸은 없다는 뜻이라고나 할까. 하룻밤 자고나면 태어나는 신조어들을 얼마나 아는지가 신세대와 기성세대를 가름하는 잣대가 되고 있는 요즘, 이 '무슨무슨' 종결자라는 건 스산한 세태를 은연중 암시하는 단어 같기도 하다.
자정 넘어 방영한 이 ‘미모의 30대 재미 한인 여성법학자’의 인생이야기는 배울 점도 많고 감동마저 선사한 한편의 잘 만든 영화 같은 다큐멘터리였다. 야심한 시각까지 TV를 끄지 않은 건 석지영이라는 여교수의 학문세계와 하버드 법대학생을 가르치는 그녀의 독창적인 교수법 덕분이었다. 매력적인 외모와 보스톤에서 가장 옷잘입는 여성명사 25인에 꼽힌 이 여교수의 일상을 따라가보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왜 저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자정이 넘은 심야에 방송하는지 안타까웠다. 우리 텔레비전 방송을 볼 때마다 늘 심란해 했던 ‘연예인 신변잡기’대신 ‘천재, 엄친 딸의 성공 스토리’야말로 황금시간대에 편성해야 하는데...아마 제작진에서야 ‘시청률’계산 탓에 자정 넘어 방송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청료도 올려 받기로 한 공영방송 KBS에서라도 시청률 염두에 두지 말고 자라나는 세대들의 정서적, 교육적 영향을 감안해서라도 과감히 골든아워에 방영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운 생각이 먼저 들었다.
말이 나온 김에 한마디 더 하자면 요즘 대한민국 TV 프로그램은 ‘연예인’이 없으면 방송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지나치게 연예인 위주로 제작되고 있어 그 ‘민폐(民弊)’가 정도를 넘어섰다고 생각해 왔다.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도 엇비슷한 컨셉의 시지구레한 연예인 수다 프로그램이 질리도록 나오는 걸 보면서 제작진의 무성의를 질타하고 싶었다. 대한민국 어린이 두 명 중 한 명이 장래희망을 ‘연예인’이라고 답하는 조사결과는 걱정스럽다.
이상한 말투에 배울 것 하나 없는 기상천외한 체험담, 사석에서 말해도 민망한 이야기들을 연예인 부부가 함께 나와 무슨 자랑거리라고 떠드는 걸 보면 참 ‘망조(亡兆)’가 들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일부 PD들은 일본 방송을 모방한 ‘저질 오락프로그램’을 버젓이 내놓고 있다는 말도 떠돌아다니고 있다. ‘방송’처럼 강력한 영향력이 있는 미디어에서 연예인 위주의 프로그램을 내보내니까 어린아이들의 ‘꿈’마저 획일적으로 연예인을 지향하게 되었다는 건 방송제작진들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자녀들 교육상 아예 TV를 꺼놓고 사는 집도 많은 듯하다.
서울에서 1973년 태어난 석지영은 6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갔다. ‘발레리나’를 꿈꾸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미국 최고의 뉴욕시티아메리칸발레학교에 입학했지만 부모의 간절한 권유로 방향을 바꿔야 했다. 그래선지 그녀는 지금이라도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 없이 뉴욕 시립 무용단의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 순간 10대의 꿈 많은 소녀시절로 되돌아간 듯 티 없이 환한 표정으로 웃었다.
석지영의 어머니는 전공문제로 딸과 트러블을 겪어야 했던 당시를 회상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그만큼 딸의 ‘스러진 꿈’을 어머니도 함께 애틋하게 여기는 모습이었다. 어느 부모는 안 그러겠는가. 하기야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과는 반대로 부모의 뜻을 따른 ‘착한 딸’이어서 부모의 마음은 더 아팠을 것이다.
이후 석지영은 예일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으로 박사학위를 했다. 그 이후 하버드 법대에 진학 법학박사 학위도 취득했다. 감수성 예민한 10대 소녀시절 발레와 피아노를 익힌데다가 학부에서는 문학을 전공했기에 석지영은 풍부한 감성을 잃지 않았다.
석 교수는 2006년 한인 최초로 하버드법대 교수로 임용된 지 4년여 만인 2010년 아시아 여성 최초로 하버드법대 종신교수로 선출되는 ‘영광의 순간’을 안았다. 37세밖에 안된 젊은 한국인 여교수에 대해 그녀를 알고 있는 같은 대학 동료들과 법대 학장 등은 “석지영의 논문은 아주 쉬우면서도 놀랍도록 편안하고 아름다운 문체”라고 말한다.딱딱하기 쉬운 법학논문 작성의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는 얘기다.
미국 대학의 종신교수 자격은 교수 임용후 빠르면 6년에서 보통 10년이 지나야 종신 교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느 대학보다도 매우 까다롭기도 소문난 하버드 법대에서 그 전통 관례를 깨고 30대인 석교수에게 4년만에 파격적인 종신교수를 임명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다
그들은 석지영이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가 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석지영이 출중한 재능을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석 교수의 무한한 창의력은 자신의 풍부한 예술적 감성을 법학과 접목시켜 이제까지 아무도 착안해내지 못한 세계 최초의 ‘예술적인 법학’강의를 개척했다고 한다.
명민하기로 유명한 하버드 법대생들도 ‘젊은 한국인 여교수’가 안내하는 ‘미지의 학문의 세계’에 열렬한 호응을 보냈다. 마치 마이클 샌달 교수의 정의에 대한 강의가 ‘명강’으로 꼽히듯 석교수의 ‘새로운 법학 세계’는 많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명강의로 꼽히고 있다. 석지영의 이런 빛나는 오늘이 있기까지 누구보다 헌신한 사람은 바로 그녀의 어머니였다.
석교수는 자신의 모친에 대해 “잠자는 시간 외에는 매일 매시간 매 분 늘 제 곁에서 뒷바라지를 해온 헌신적이고 놀랍도록 똑똑하신 분”이라고 자랑했다. 의학박사인 그녀의 부친도 딸의 뒷바라지를 위해 애써온 지난날을 회상하며 성공한 딸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다섯 살과 세 살 남매를 둔 그녀는 법대 시절 클래스메이트로 함께 하버드법대 종신교수인 남편의 외조도 고마워했다.
이제는 ‘옛 이야기’가 되었지만 양가 부모의 극심한 반대를 이기고 유대인인 남편 노아 훼드먼과 결혼한 사실을 말하는 그녀에게서는 법학자보다는 예술인의 감성이 풍겼다. 여전히 20대 여대생처럼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그녀의 뒷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이 프로그램을 보는 내내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젊은 법학교수 석지영의 존재야말로 대한민국의 국력과 국격을 높여주는 진정한‘메이드인 코리아’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이런 프로그램은 청소년들과 20대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골든타임에 방영했으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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