奇想天外 → 爆笑滿發 →'초딩' 답안지
<중앙일보 사진 캡처>
21세기 대한민국 초등생들의 상상력은 그야말로 기상천외(奇想天外)다.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요즘 어른들에게 초등 2년생 어린이들의 사고(思考)의 프레임은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그들의 상상초월의 '정신세계'를 보면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어느 외국 시인의 시 구절이 떠오른다. 2011년 5월,대부분의 한국어린이들은 구김살 없이 잘 자라고 있다.
60~70년대 초등생들이나 가까이는 80~90년대 그리고 2천년 들어와서 초등생이 된 어린이들과 비교할 때 요즘 애들은 '대화수준'이 거의 어른하고 맞먹을 정도다.
그래도 애들은 애들이어서 결정적인 순간엔 어린이들다운 기발한 생각으로 어른들의 굳어진 유머 감각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어준다.
오늘 아침 신문에 실린 초등 2학년의 '바른생활' 시험문제 답안지는 어른들에게 상쾌한 폭소를 선사했다. 아마 거의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 시험답안지를 보면서 최소한 5초 정도는 웃었을 것이다.^^*
어린이들의 기발한 유머 감각이 엿보이는 답안지에선 그들이 어른들에게서 '귀동냥'한 유머도 눈에 띈다.
위 시험문제 중 10번 문제는 우리 어렸을 때는 "아기는 다리 밑에서 주워온다"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곧이곧대로 들었었다. 요즘 애들은 일곱살짜리도 "난자와 정자가 만나 아기가 생긴대요"라고 말해 나를
놀라게 한다. 그런 걸 어디서 알았나 싶어 물었더니 유치원에서 배웠다고 한다. 이른바 '어린이 성교육'시간에!
사회가 혼탁해지다보니 어린아이들에게 '못된 짓'을 하는 이상한 어른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대상을 감안하면 '조기 성교육'은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병아리 같은 어린 아가들이 그 조그만 입술을 움직이며 애써 말하는 단어가 '난자' '정자'라는 데 좀 서글픈 느낌이 든다.
여기에 한 술 더떠 "이상한 어른이 우리 몸을 만지려고 하면 어떡해해야 하나요" 라는 물음에 "싫어요, 안돼요!"를 큰 소리로 외쳐야 한다고 배웠다는 얘기에는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어린아이들은 여전히 청보리처럼 쑥쑥 잘도 자란다. 그보다 고마운 일은 없을 것이다.
<아래 문답은 9세 꼬마가 아니면 답할 수 없는 영역인 듯하다.>
"계단을 오르내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대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다."
"영수가 계단 난간에 올라가 놀고 있습니다. 떨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답:"꼬치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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