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1년에 8억 챙긴 대단한 스타 주부 블로거들의 '낚시 수법'

스카이뷰2 2011. 11. 14. 12:09

             

1년에 8억 챙긴 대단한 스타 주부 블로거들의 '낚시 수법'

 

         

             

주부 네티즌들 사이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파워블로거들이 주부들에게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며 공동구매를 주선한 뒤 기업들로부터 많게는 연간 8억8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13일 인터넷의 관련 기사와 해당 블로그에는 이를 성토하는 글이 쇄도했다. 자신의 블로그에 요리법이나 제품 사용후기를 제공하는 이들 파워블로거들은 광고와는 달리 언니처럼 친근하게 자신의 정보를 공유해 큰 인기를 끌어왔다.(chosun.com 그림)

 

오늘 아침 신문 1면을 크게 장식한 “스타 주부 블로거 1년에 8억 챙겨”라는 기사는 올해 내가 본 ‘최악의 기분 나쁜 기사’다. 아침 밥맛을 싹 달아나게 한다. 구매 알선하고 업체서 받은 돈이 1년에 무려 8억 8천 만 원이라니 뭐라 할 말이 없다. 부르르 토네이도처럼 화가 솟구쳐 오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파워블로거 4명이 특정 제품의 사용후기를 올리고 공동구매를 알선하면서 업체로부터 그 대가를 받았는데도 이를 알리지 않아 500만원씩 총 2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블로거들이 공동구매를 알선하는 것 자체는 합법이지만, 이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았다면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이라는 블로그(개인홈페이지)를 통해 요리법 정보를 제공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문성실은 작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1년 동안 고등어를 비롯한 각종 식자재 공동구매를 263회 주선해 158억원의 판매를 올렸고, 그 대가로 기업들로부터 8억8천만원을 받았다. 그렇게 많은 액수를 챙겼는데 과태료는 5백만원이라니 좀 우습다.

 

‘베비로즈의 작은 부엌’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현진희라는 블로거도 같은 ‘수법’으로 1년에 7억 7천만 원을 벌었다고 한다. 참 대단한 재주다. 그녀들이 결혼한 아줌마들인지 아니면 독신녀들인지 ‘개인 신상’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그야말로 ‘능력자(能力者)’들임엔 틀림 없다. 두 블로거 모두 ‘파워 블로거’로서의 위상이 하늘을 찔렀을 것 같다. 그녀들은 일반 주부들로부터 엄청 대접받았을 것이다.

 

보통 주부들에게 그녀들은 ‘교주님’같은 존재였을지도 모르겠다. ‘블로그 질’하면서 연 수입이 9억 원에 이르렀다면 ‘기네스 북’에 오를만도 하다. 우리네 평범한 블로거들로서는 그녀들의 그 대단한 솜씨에 그저 경탄만 할 뿐이다. 하지만 그녀들의 그런 수법은 네티즌 기만행위다. 질이 나쁘다.

 

만약 그녀들의 '알뜰살림 정보'라는 게  '업체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받고'하는 영업이벤트였다는 걸 알았다면 그런 행사에 현혹돼 참가하는 네티즌들은 거의 없었다고 본다.  그녀들은 일종의 '바람잡이'역할을 해온 것이다. 

 

그렇잖아도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누적 방문객이 350만을 돌파했다고 말하니까 주변 인사들은 대뜸 “광고수익이 얼마나 들어오냐”고 묻곤 한다. ‘주변머리 없고’ 경제관념 없기로 둘째하라면 기분 나쁠 정도인 나로선 도대체 블로그 하면서 웬 광고수익을 말하냐 싶어 질문자들의 ‘수준’을 잠시 의아해 하기도 했다. 모두 내로라하는 인사들이어서 더 그랬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들이 블로그 질에 의한 ‘광고수익’에 관심둘 만한 이유는 이렇게 다 일리가 있었던 것이다.

 

요샌 웬만큼 한다하는 블로거들의 블로그를 방문해보면 웬 상품광고가 그리 많은지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신문엔 광고 없냐, TV광고는 없냐고 따지면서 눈 흘길 블로거들도 많을 것이다. 뭐 그럴 수도 있다. 블로그라고 광고를 싣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하지만 이건 명백히 경우가 다르다. 매스컴의 광고는 광고라는 걸 소비자들이 다 알고 있다. 그에 비해 '살림꾼 언니들'같은 파워블로거 주부들의 '권유 질'은 커미션을 얼마 받아먹는다는 걸 미리 밝히지 않았기에 분명 '사기'의 일종이다. 

 

경제 관념 없는 나 같은 사람은 블로그에 광고를 실으면 ‘본문’이 훼손되는 듯해 광고는 ‘절대사절’해 왔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우리 스카이뷰커뮤니케이션즈에 상품광고나 기타 광고는 일절 싣지 않을 것이다. 잘난 척 하고 싶어서도 아니고 돈이 많아서도 아니다. 순수한 ‘블로그 정신’을 상업적으로 이용당한다는 게 불쾌해서다. 그런 나로선  오늘 아침 터진 ‘스타 주부 블로거’들의 놀라운 ‘재테크 수법’기사엔 그저 경악할 뿐이다. 그렇게도 '똘똘한 스타 주부블로거'들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

 

 

   <오늘아침  chosun.com에 실린 기사를 소개한다.>

 

"영리 목적인 줄 알았다면 안샀을 것, 사기다" 비난 쇄도

공정委, 8억 챙긴 블로거에 과태료 달랑 500만원 부과… 파워블로그 선정 포털엔 아무 관리 책임도 안물어 "제재 실효성 없다" 비판도

"화가 치미네요. 영리가 목적인 줄 알았다면 구매하지 않았을 겁니다. 사기입니다. 사기."

"진짜 배신감 느낍니다."

"이젠 님의 글을 신뢰하기 힘들 듯 합니다."

주부 네티즌들 사이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파워블로거들이 주부들에게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며 공동구매를 주선한 뒤 기업들로부터 많게는 연간 8억8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13일 인터넷의 관련 기사와 해당 블로그에는 이를 성토하는 글이 쇄도했다. 자신의 블로그에 요리법이나 제품 사용후기를 제공하는 이들 파워블로거들은 광고와는 달리 언니처럼 친근하게 자신의 정보를 공유해 큰 인기를 끌어왔다.

 

성경제 공정위 전자거래팀장은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은 파워블로거의 글이 호의로 제공돼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소비자들이 영리성 정보임을 알았다면 더욱 신중하게 구매 결정을 했을 것이므로 소비자 기만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주부 정선진씨(33·가명)는 부엌 한 편에 놓인 식기 세척기 '깨끄미'만 보면 아직도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그녀는 평소 자주 방문하던 네이버 블로그 '베비로즈의 작은 부엌'이 깨끄미를 강력 추천하면서 공동 구매에 참여하면 싸게 살 수 있다기에 올해 초 이를 믿고 샀다.

 

그런데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6월 해당 제품이 세척 과정에서 오존을 과다 방출한다고 경고했다. 오존은 두통과 구토 등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이다. 그녀는 피해 보상 요구 모임에 가입했지만 보상은 아직 요원하다. 정씨는 평소 믿었던 블로그로부터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에 아직도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런데 이 블로그의 운영자도 1년간 기업들로부터 수수료로 7억7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이번 공정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공정위는 지난 6월 '깨끄미'라는 제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시험 결과가 나온 뒤 구매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서면서 사회 문제가 되자 50곳의 인기 블로그와 카페를 조사해왔다.

사안이 비교적 가벼워 이번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조미연(통방구리의 달콤한 세상), 이재건(맛있는 남자 이야기 by 미상유), 박효선(그녀가 머무는 곳) 등 3명의 파워 블로거도 업체로부터 대가를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성경제 팀장은 "조사 대상 가운데 정상적으로 공동구매를 진행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며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블로그를 통한 영리활동이 워낙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어 위법 사실을 제대로 포착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네이버에 등록된 블로그만 2850만개에 이른다.

 

공정위에 따르면 조사대상이었던 50개의 블로그나 카페들은 의류, 식품 등 흔한 제품 외에 야구용품, 유아침구, 도색장비, 화분, 골프용품, 오토바이 부품, 메이크업 서비스, 시계수리 서비스 등 온갖 종류의 물건·서비스를 공동구매 형식으로 판매 대행했다.

 

일각에선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수수료를 받은 블로거에 부과할 수 있는 최고 과태료가 500만원에 불과한 데다, 이들에게 활동의 장을 제공한 인터넷 포털 업체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아무 관리 책임을 묻지 않아 제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인터넷 포털인 네이버는 활동 빈도와 인기도 등을 고려해 매년 파워블로그 800개를 선정하고 있고, 다음도 우수 블로그 450개를 선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