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오바마 대통령 침실 옆 유리창에 날아든 두 발의 총탄

스카이뷰2 2011. 11. 18. 10:57

                          백악관 총격 사건이 벌어진 16일 관계자들이 깨진 유리창(2층 가운데 적색 원을 두른 부분)을 갈아 끼우고 있다.

                          백악관 2층은 오바마 대통령 가족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AP 뉴시스

 

       오바마 대통령 침실 옆 유리창에 날아든 두 발의 총탄

       20대 백인청년 "신 계시 따라 적그리스도를 공격했다"

 

미국 백악관 경호실은 혼 좀 나야겠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백악관 2층, 오바마 대통령내외의 침실 바로 옆 유리창이 ‘테러리스트’의 총격을 받고 깨진 유례없는 ‘대형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세상에나! 다른 군소국가도 아니고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이 기거하는 살림집이 두 발의 총탄 공격을 받았다는 건 예삿일이 아니다.

 

이 뉴스를 보는 순간 아주 오래전 봤던 말론 브란도 주연의 영화 ‘대부1’편이 떠올랐다. 마피아 조직의 ‘대부’ 말론 브란도가 가장 아끼는 셋째 아들 알 파치노의 침실이 총격 받는 장면이다. 아내와 함께 있던 알 파치노가 순간적으로 아내를 감싸 안은 채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폭우처럼 쏟아지는 총탄을 간신히 피하는 장면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만큼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마피아 두목의 아들이든 대통령이든 그 누구든 각자의 침실은 이 험난한 세상의 ‘최후의 보루’같은 안식처일 것이다. 그런 지상 최고의 쉼터가 공격당한다는 것, 더구나 세계 최강대국 최고 권력자의 침실이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는 건 ‘변명’이 필요치 않은 일 같다.

 

이런 걸 보면 미국 참 허술한 나라 같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지.

하지만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미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의 경호를 담당하는 미 비밀경호국은 수 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이런 식으로 총격을 가하는 건 막아내기 어렵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좀 우스운 얘기 같지만 날아오는 총알을 어떻게 막을 수 있냐는 그 말이 얼핏 들으면 일리는 있어 보인다.

 

그래도 그렇지 그럼 최고 권력자의 침실이 ‘무방비 상태’나 마찬가지로 당한다면 ‘경호실’은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대통령의 침실이 테러리스트의 총격을 받는 바로 그 시각 천만다행으로 오바마 대통령 내외는 샌디에이고에 정박한 항공모함 칼빈슨 호 갑판에서 열린 농구경기를 관람하느라 백악관을 비운 상태였다고 한다. 이 장면 역시 영화 같다. 배경음악으론 바하의 오르간 곡을 깔면 좋을 듯하다.

 

백악관에 총격을 가한 범인은 스물한 살 먹은 오스카 오르테가-에르난데스라는 청년으로 워싱턴 DC에 살고 있지만 가족들에 의해 지난달 31일 실종신고가 돼 있었다고 한다.

그는 지금까지 3차례 체포된 기록이 있으나 테러나 과격단체와는 무관하며, 정보 당국의 '관찰 대상'에 오른 적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오르테가는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신의 계시에 따라 백악관을 공격했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CBS 뉴스는 오르테가의 지인을 인용해 "그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을 '적그리스도'에 비유하는 등 개인적인 증오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정신이 살짝 고장난 듯해 보이지만 어쨌거나 ‘대통령의 침실’이 총격의 타깃이 되었다는 건 미국으로선 창피스러운 일이라고 본다.

 

백악관이 총격을 받은 것은 1994년 10월 빌 클린턴 대통령 때 이후 처음이다. 당시 "클린턴을 암살하려했다"고 밝힌 콜로라도 출신의 프란시스코 마틴 듀란은 징역 4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번 '대통령 침실 습격 사건‘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라니 미국 의외로 허술한 나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