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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잡지 표지모델된 김연아-‘피겨 여왕의 변신은 무죄다’

스카이뷰2 2011. 11. 19. 11:31

바자사진캡처.

 

 

패션잡지 표지모델된 김연아-‘피겨 여왕의 변신은 무죄다’

 

김연아가 패션잡지 바자(BAZAR)의 송년호 표지모델로 등장했다.

‘해맑은 소녀 연아’는 사라지고 스모키 눈화장의 성숙한 여성미를 한껏 과시하는 좀 과장된 표정의 김연아를 보면서 어쩐지 조금은 서글픈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언제까지나 ‘해맑 연아’로 남아있기를 바란다는 건 ‘과욕’이라는 걸 알면서도 배우처럼 분장한 김연아의 ‘변신’에 공연히 타박을 주고 싶은 심정이다.

 

김연아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고로 유명한 운동선수답게 여기저기 많은 행사에 불려다니고 있는 듯하다. 물론 지난 여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애국 소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연아도 있지만 저렇게 패션잡지의 표지 모델로 낯선 모습을 보여주는 연아도 있는 것이다.

 

온라인 뉴스에선 ‘피겨 여왕 김연아’의 표지 모델 뉴스를 전하면서 온갖 수사법을 동원해 연아의 미모를 칭찬하고 있지만 그런 연아의 모습이 내겐 썩 반갑지 않다. 언제까지나 어린 줄만 알았던 여동생이 어느 날 갑자기 농(濃)화장을 하고 나타난 것 같다고나 할까.

 

이번 표지모델 촬영은 6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한다. 잡지에선 표지모델 사진이 가장 중요한 것인 만큼 ‘초보 모델’인데도 6시간밖에 안 걸렸다면 의외로 빨리 끝난 셈이다. ‘영리한’ 김연아선수가 카메라 앞에서 센스 있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잡히는 듯하다.

 

기사에 따르면 김연아는 패션모델 못지않은 포즈와 표정 연기로 빙판 위에서와는 또 다른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모든 촬영 스태프들을 매료시켰다고 한다. 그랬을 것이다. ‘센스 쟁이’ 김연아라면 어느 장소 어느 시간에 있더라도 주변을 화사한 분위기로 바꿔놓는 재주가 있을 테니까.

 

온라인 뉴스 제목들도 요란하다. ‘보이시 순수 카리스마 3단변신’ ‘치명적 매력’ ‘강렬한 눈빛 무표정 시크 매력 여왕의 변신’ ‘숨겨온 도도한 매력 발산’ ‘한 줌 허리 강조한 가죽 벨트’ ‘묘한 눈빛, 본업이 피겨야 모델이야’ ‘눈빛 하나는 모델급, 카리스마 철철’ 등등.

 

촬영장에 모여든 기자들에게 김연아는 “난 아직 어리고 운동밖에 잘하는 게 없다. 여러분들의 관심이 감사하지만, 나를 대단하게 보시는 게 아직도 낯설 때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제 겨우 스물 한 살 아가씨로선 ‘세계적 유명인사’로서 느껴야할 ‘버거운 짐들’이 괴로웠던 순간들도 많았을 것이다.

 

잠자는 시간만 빼고는 하루 온 종일 빙판에서 살아온 연아로선 세상 사람들의 특히나 타인에게 관심 많은 한국인들의 ‘예리한 눈길’을 견뎌낸다는 건 올림픽 때 금메달을 따기 위해 노력했던 순간들보다 더 힘겨웠을 지도 모르겠다.

 

김연아가 금메달을 딴 이후 2년 남짓 흐르는 동안 들려온 이런저런 ‘잡음’들을 혼자 삭히며 참아낸다는 건 예삿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피겨 퀸’ 김연아 선수는 이제 소녀에서 여성으로 성숙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김연아는 ‘금메달’을 따야한다는 압박감에선 일단 해방됐다고 본다. 주위에선 김연아에게 ‘두번째 금메달’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월권’이다. 다음 올림픽때 김연아가 또 나가느냐 마느냐는 온전히 김연아가 결정할 문제다. 타인들이 왈가왈부하면서 연아에게 스트레스를 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김연아 선수! 이제 그대는 할 만큼 했어요! 조금 쉬면서 문학 영화 미술 역사 철학 등 그동안 가까이 할 시간이 없었던 분야에 대한 공부를 쉬엄쉬엄 해보세요. 급할 건 없으니까 천천히 하루 두 어 시간 정도 책도 읽고 모르는 부분은 선생님들께 질문도 하고, 캠퍼스 라이프도 즐기고... 이제 김연아가 피겨 안한다고 나무랄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김연아 선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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