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소녀시대 슈퍼 주니어 2AM 아이유가 ‘허접한’ 치킨 광고에 나오는 이유

스카이뷰2 2012. 1. 19. 12:57

 

                                                                                     (chosun.com 그림.)

 

소녀시슈퍼 주니어 2AM, 아이유가 ‘허접한’ 치킨 광고에

나오는 이유

 

 

나이가 먹을 만큼 먹었는데도 여전히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아 걱정이다.

전문적인 학문 분야야 학자가 아니니까 그 쪽엔 ‘무식’해도 괜찮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국내 정가(政街)스토리나 4월 총선 전망 같은 건 몰라도 누가 뭐랄 사람 별로 없을 것이다.

 

생활의 소소한 ‘지혜’쪽도 야무진 살림꾼이 아닌 바에야 그저 ‘지혜’를 공급 받으면 되니까 별 문제 없다. 이렇게 널널하게 생각한다면 자기가 무식한 것에 아량을 베풀 수도 있다. 하지만 매스컴을 통해 “어머 그랬어? 그런 걸 전혀 몰랐네?”라는 느낌이 드는 얘기를 알게 되면 그리 상쾌한 감정은 아니다. 스스로가 원체 똑똑치 못한 유형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런 느낌이 들 때마다 어이도 없고 ‘헛 살았네’ 싶은 생각도 든다.

 

언젠가 동네 근처 호수공원에 놀러갔다가 전단지 돌리는 소년이 주는 치킨광고지를 보고 잠시 놀랐다. 우선 치킨 가격이 너무 비싸서 놀랐고, 요새 한창 한류열풍 속에 굉장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유명 아이돌 그룹 청년들이 닭다리를 든 채 웃으며 찍은 ‘단체사진’ 을 보고 놀랐다.

 

엽서 두장 크기의 작은 치킨전단지에 ‘잘 나가는’ 연예인들의 사진이 박혀있는 걸 보면서 ‘이상하네, 그렇게 유명한 애들이 이런 허접한 광고에까지 나오다니’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던 것이다.

오늘 아침 실린 기사에서 그 ‘치킨 전단지’ 톱클래스 아이돌들의 출연이유를 알았다. 그러고는 내 자신이 너무 무식하다는 ‘한탄’을 또 한 것이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그렇게 모르고 용케 살아왔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기사에 따르면 현재 아이돌 스타들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광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소녀시대는 ‘굽네 치킨’, 2AM은 ‘BHC치킨, 슈퍼주니어는 ‘교촌치킨’의 광고모델이다.

웬만한 치킨 광고는 이렇게 최고 인기 아이돌 그룹들이 차지하고 있다. 시크릿·아이유·f(x) 등도 치킨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이다.

 

카라·동방신기·빅뱅·원더걸스 등은 이미 이 부분을 '졸업'한 선배들이라고 한다. 연예가에서 "치킨 광고 출연은 '최정상급 아이돌의 인증서'"라는 말이 나오는 게 무리는 아닌 듯하다.

치킨을 주로 소비하는 연령대가 10~20대 젊은 층이기 때문에 이들의 우상인 아이돌이 모델로 가장 적합하다는 게 ‘광고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연기자나 개그맨은 드라마나 개그 코너가 끝나면 활동이 뜸해져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노출되지 않아 광고 효과가 떨어지지만, 아이돌 가수들은 앨범을 내지 않더라도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으로 활동을 이어가기 때문에 광고주들이 선호한다는 얘기다.

 

한 치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치킨은 함께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되도록 하나의 광고에 여러 명을 한꺼번에 캐스팅해야 좋은데다가 최소 4명 이상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 출연하면 여러 명의 개별 스타들을 캐스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한다.

 

또 아이돌 입장에서도 멤버 전원이 함께 출연할 수 있는 광고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치킨 광고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광고주와 광고모델이 ‘윈윈’할 수 있다는 거다.

아이돌의 치킨 광고 출연료가 일반 광고보다 센 것도 인기 아이돌들이 ‘허접해지는 이미지’를 무릅쓰고 치킨모델로 출연하는 이유다.

 

인기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최고로 치는 소녀시대나 원더걸스 등이 보통 광고에서 1년 기준 받는 금액보다 치킨 광고에선 2억~3억원 정도를 추가로 더 받는 다는 게 그쪽 동네의 정설이다.

비록 스타일 좀 구겨져도 소녀시대 원더걸스 같은 멋쟁이 여자 아이돌 그룹이 치킨 광고 모델을 좋아하는 ‘사연’이다.

 

옛말에 ‘돈이면 귀신도 움직인다더니 21세기에도 이슬만 먹고 살 것 같은 가녀린 ’아가씨 연예인들‘이나 폼생폼사로 ’간지만 따질 듯한‘ 꽃미남 아이돌들도 ’돈이면‘ 닭다리를 들고 웃는 포즈를 취할 수밖에 없나보다.

 

사실 먹을 거리 광고는 당사자들에겐 뭐 그리 나쁜 일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그런 비싼 아이돌

모델들을 기용하는 바람에  과다한 광고비 지출로  유명 브랜드 프랜차이즈 치킨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른다는 건 용서하기 좀 어렵다. 그러니 ’통 큰 치킨‘까지 등장했나 보다.

이런 ‘복잡한 경제적 사연’을 몰랐던 이 무식함에 오늘 아침 기분이 상쾌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