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나꼼수 정봉주 석방기원 비키니 ‘가슴시위’

스카이뷰2 2012. 1. 30. 12:54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 캡처

 

 

나꼼수 정봉주 석방기원 비키니 ‘가슴시위’

 

 

 

‘가슴이 터지도록 나와라 정봉주!’

만 선글라스에 비키니 차림인 묘령(妙齡)의 여성이 꽤 풍만해 보이는 가슴에 이런 문자를 새긴 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씨익 웃고 있다. 약간 그로테스크하다. 섬뜩하다. 왠지 슬슬 불쾌해진다.

문득 중국 대장정시절 모택동이 젊은 여성일꾼들에게 “성을 도구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말이 떠오른다. 저 여성은 지금 감옥에 있는 정봉주라는 전직 의원과 무슨 관계이기에 저렇게 ‘요염한 모습’으로 데모하고 있는 것일까. 설마 장난하고 있는 건 아닐테고...

 

지금 인터넷에선 ‘정봉주 석방 기원 비키니 시위’라는 키워드가 검색어 상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징역1년형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고 수감중인 정봉주라는 50대 초반 남성을 향해 저 젊은 여성은 과연 무슨 심사로 한국에선 이제껏 듣도보도못한 비키니 가슴시위를 하는 것일까. 물론 유부녀는 아닐테고, 부모형제가 있는 아가씨일텐데...

 

뭐 이렇게 말하면 즉각 ‘수꼴(수구꼴통)’로 엄청 비판 받겠지만 나이든 사람으로서 요즘 젊은 여성들의 저 자유분방함이 걱정스럽다. 심지어 이 여성은 “타고난 신체적 특성 탓에 다소 선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점 미리 양해 부탁한다”는 글마저 올렸다고 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이 여성의 ‘가슴 시위’가 인기를 끌자 다른 아가씨들도 잇따라 비키니차림으로 가슴에 정 봉주의 석방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적은 사진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주 좋은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설마 ‘누구 가슴이 더 예쁜지’를 놓고 내기하는 건 아니겠지.

 

이 전직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BBK 주가조작’ 사건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지난달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현재 홍성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중이다.

감옥에 가기 직전까지는 ‘나꼼수’라는 인터넷 팟캐스트 라디오 프로를 진행했다고 한다.

여기 멤버들이 요즘 ‘인구에 회자(膾炙)’되는 ‘나꼼수 4인방’ 남자들로 좋게 말해 말이 걸죽하다. 이 말 저 말 가리지 않고 막 뱉어내면서 아주 신났다.

 

‘가카 헌정방송’이라는 요상한 이름을 붙여 내보내는 바람에 무슨 ‘반정부 투사 이미지’마저 너울대는 것 같다. 얼마 전인가는 “누구를 닮은 눈이 찢어진 아이”운운하면서 같은 진보쪽 ‘이빨’센 진중권과 이전투구를 벌이기도 했다. 진중권이 그런 ‘미확인 저질 발언’은 하지 않는게 좋다고 독설을 퍼붓는 모습이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더 설득력있게 먹혀들었던 것 같다.

 

아무튼 아가씨들이 너도나도 저렇게 희한한 ‘가슴 시위’를 벌이자 이제 우리나이로 쉰살이 된 공 아무개라는 여성소설가가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인터넷 논쟁은 불붙기 시작했다.

“정봉주 전 의원이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고 부끄럽게도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고 있다. 그러니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 보내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한 나꼼수의 젊은 기자는 이 전직 의원 면회 당시 “가슴 응원 사진 대박이다. 코피를 조심하라”고 적은 ‘접견 민원인 서신’을 냈다는 말도 했다. ‘코피 조심’이라는 말이 꾸정물처럼 들린다.

이런 말을 해서 공씨의 심기가 불편해졌다는 것이다. 그럴만도 하다. 아무때나 성(性)적인 추담을 붙이려드는 건 못난 남자들의 못된 습성중 하나다. 천하다. 양아치같다.

 

공씨는 지난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꼼수의 비키니 가슴 시위 사건 매우 불쾌하며, 당연히 사과를 기다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나꼼수 4인방’과 작년 12월 ‘미국 공연’까지 동행할 정도로 ‘찰떡 궁합’을 과시했던 쉰살의그녀도 이제 더 이상 젊은남자들의 ‘성희롱’성 언어유희에 질렸나보다.

 

만시지탄이라고나할까. 아무리 자유분방한 여성소설가라지만 그들과 너무 가깝게 지내는 게 좀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본인이야 ‘의식있는 젊은 남자’들과 ‘반정부 활동’을 벌이는 자체를 상당히 재미있는 사회활동으로 여겼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나꼼수’를 두둔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나꼼수 명예멤버’로서의 명예를 상당히 소중히 여기는 듯해 보인다. 그녀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첫번째 비키니 인증샷은 발상적으로 신선해질 수 있던 사안이었으나 결론적으로 논란거리가 되었다. 그것을 보수 언론들이 받고 또 장난스레 나꼼 멤버가 대박이라고 하면서 파장이 커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가슴 인증샷을 옹호하는 마초들의 불쾌한 성희롱적 멘션(이야기)들과 스스로 살신성인적 희생이라고 하는 여성들의 멘션까지 나오게 된 것은 경악할 만하다”

 

그러면서도 나꼼수들과의 관계절연은 두려워하는 듯 이런 말도 올렸다.

“나의 입장은 수꼴(수구꼴통)들이 그리고 마초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그 방식으로 여성의 성징을 드러내는 석방 운동을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반대하며 그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나꼼수팀과는 분명히 의견을 달리한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나꼼수에 대한 나의 지지는 변함이 없다. 같은 사안에 대해 여전히 다른 의견을 하나 가지고 있다 해도 우리는 여전히 친구이며 동지임을 밝힌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나꼼수를 ‘친구이며 동지’라고 추켜세우는 그녀의 ‘달변’이 왠지 공허하게 들린다. 그러거나 말거나 ‘미모의 아가씨’들이 풍만한 가슴 위에 범법자를 석방하라는 문구를 새기고 사진까지 찍어 만천하에 공개하고 있는 ‘비키니 가슴 시위’는 이제까지 본 시위 양태 중 가장 ‘천방지축’한 철부지 소행으로 보인다. 본인들이야 ‘첨단 시위’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앞으론 또 어떤 ‘경악할 시위’가 선보일지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