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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학교과서에 실린 김연아 점프 동작 사진과 삼각함수

스카이뷰2 2012. 2. 2. 12:14

                             김연아의 연기 모습이 실린 미국 고교 수학 교과서 사진.(연합뉴스)

 

 

미국 수학교과서에 실린 김연아 점프 동작 사진과 삼각함수

 

 

김연아가 미국 수학교과서에 소개됐다. 수학과 김연아라... 언뜻 연결고리가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수학자들은 김연아의 점프를 삼각함수 기본 개념문제와 접목시켰다. 딱딱하게 느끼기 쉬운 수학문제를 스포츠 톱스타의 동작으로 풀어나간다면 학생들의 집중도도 당연히 높아질 것이다. 아마 아시아 계 학생들보다 수학실력이 처진다는 지적 끝에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 같다.

 

각도 측정이 왜 중요한지 설명하면서 김연아의 동작 사진을 보여줌으로써 학생들은 수학에 흥미를 갖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수학 교과서는 이처럼 스포츠 스타의 동작을 기하학과 연결해 쉽게 설명하는 내용이 많다고 한다.

 

미국 호튼 미플린 하코트 출판사가 펴낸 이 수학 교과서에는 김연아 사진이 두 차례 나온다.

첫 번째는 '각도 측정은 일상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피겨스케이스트 선수) 점프 동작에서의 각도를 구하라는 문제가 263쪽에 있다'는 문구 아래 김연아의 사진이 실렸다.

 

또 피겨스케이트 선수가 '악셀 점프(앞으로 뛰어 회전하고 뒤로 내리기)'를 할 때 회전수에 따른 각도를 구하라는 연습문제에도 김연아 사진을 담았다. 김연아의 이름은 적혀있지 않지만 아마 미국학생들도 김연아라는 걸 알 것이다.

 

이 교과서는 삼각함수의 기본개념을 풀어가면서 수학은 우리 생활과 가까운 것이라는 것을 알리는 데 스포츠 스타의 사진을 쓴 것이다. 한국 고교 수학 교과서에서도 같은 개념을 설명하고 있지만, 피겨스케이트 선수 등의 스포츠 동작과 관련지어 설명한 교과서는 드물다. 초상권 문제 때문에 사진을 싣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미국 교과서도 김연아 측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았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는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 교육적 목적으로 사용된 만큼 초상권과 관련해 대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움직이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김연아 같은 최정상 스타 선수의 사진을 마음대로 사용한다는 건 ‘초상권 침해’로 걸릴 수 있겠지만 대한민국 수학교과서 집필진들도 미국의 이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교육과학부는 최근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을 내놓고 앞으로 수학 교과서에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요소를 대폭 넣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017학년도 이후에나 ‘재밌는 이야기식 수학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김연아와 미국 수학교과서’이야기는 미국에 거주하는 김연아의 팬이 한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사진을 올리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널리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sns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