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문열의 독설 " 겨우 이 따위 자리(국회의원)를 내게 하라고?"

스카이뷰2 2012. 2. 10. 11:45

 

 

 

      이문열의 독설 " 겨우 이 따위 자리(국회의원)를 내게 하라고?"

 

 

 이문열이 어제 말한 오만한 독설을 보면서 ‘인간은 잘 변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보도에 따르면 이문열은 최근 새누리당이 4·11 총선에서 자신의 영입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나는 오래 전부터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말해왔는데 아직도 사람의 말을 못 알아듣고 내 이름을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여기까지만 말했다면 그러려니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다. 남이야 뭐라 말하든 ‘표현의 자유’가 있고 이문열 정도의 유명인사라면 매스컴에서 ‘대접차원’으로도 모시는 ‘스타 문인’이니까 그가 뭐라하든 그냥 그러려나보다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문열은 또 오버했다.  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이름이 정치권에서 언급되는 것 자체에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며 “내가 그동안 보여줬던 보수 정치의 후원자 역할이 겨우 이 따위 자리(국회의원)를 따내기 위해 해왔다고 인식되는 게 속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래도 내 말을 이해 못한다면 당명을 새누리당이 아니라 새머리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까지 말했다는 것이다. 그가 ‘글 잘 쓰는 작가’라는 건 웬만큼 알고 있지만 ‘인품’면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을 종종 함으로써 그리 매력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은 주지 못하는 인물같다.

 

일반인보다 말에 무게감을 갖고 있는 '잘 나가는 작가'가 남의 당 이름을 멋대로 바꿔라 마라 하는 말버릇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본다. 물론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자유는 있다. 하지만 이문열 정도의 사람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곤란하다고 본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문열의 ‘오만한 발언 습관’은 예나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정정보도 요청이 없는 걸 보면 사실인 듯하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를 ‘이 따위 자리’로 표현하는 것이나 자신을 ‘보수 정치의 후원자’라고 말하는 것은 듣는 사람의 귀를 좀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를 단순히 ‘정상배’들의 전유물로 여기고 있어서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이문열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꽉 막힌 사고방식의 소유자다.

 

‘민의’를 대변해 일하는 사람들이 바로 국회의원이다. ‘이 따위’라는 수식어를 붙이면 안되는 직업이다. 국회의원직 자체가 대단해서가 아니다. 국민의 뜻을 받들기위해 일하는 자리가 바로 국회의원직이다. 그렇기에 ‘이 따위’ 운운의 수식어를 쓴다는 건 바로 대한민국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그동안 적잖은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눈밖에 나는 행동을 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싸잡아서 '이 따위'자리 라고 말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

 

행여 이문열의 머릿속에 자신은 너무 대단한 인간이어서 '하찮은 국회의원 따위'를 할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면 올해 65세가 된 그는 나이를 헛먹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직은 이문열이 말하듯 ‘이 따위’라는 수식어를 붙여서는 안 되는 자리라는 걸 그에게 말해주고 싶다.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자리이기에 곧 애국하는 자리이고 자신을 헌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물론 ‘권력의 자리’이기도 하지만 이문열이 냉소적으로 비하할 수 있는 자리는 결코 아닌 것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이문열은 순탄한 성장기를 보내질 못한 사람이다. 고교 1학년까지 다니고 검정고시를 통해 서울사대 국어교육과에 입학했다가 1년 정도 다니다 중퇴한 게 그의 학력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그의 학력을 가지고 논할 생각은 없다. 단지 그가 ‘젊은 날의 초상’에서도 밝혔던 것처럼 가정환경에 의해 어렵사리 방황하며 지낼 수밖에 없었던 그의 젊은 날이 오늘날의 이문열에게 ‘조금 삐딱한 시선’의 오만함을 선사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대한민국에서 한때 ‘제일 잘나가는 작가’였고 자기가 쓴 소설책들이 모두 1천만부 이상 팔려나간 ‘베스트셀러’작가로서 이문열은 언제나 당당한 표정으로 대한민국을 자신의 발아래로 여기는 듯한 언행을 종종 보여왔다고 기억한다. 당당함이 지나쳐 오만함으로 느껴지는 일도 꽤 있었다고 기억한다.

 

그가 자신을 ‘보수의 후원자’로 자임하고 있듯 일부 진보성향 젊은이들은 이문열을 ‘꼴통보수’로 외면하고 있다. “보수 정치의 후원자 역할이 겨우 이 따위 자리(국회의원)를 따내기 위해 해왔다고 인식되는 게 속상한 일이다”고 말하는 65세 이문열은 어쩌면 여전히 ‘청년정신’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그렇게 상식 밖의 말을 태연히 할 수 있는가 보다.

 

개인적으로 보수쪽에 가까운 입장이긴 하지만 ‘이문열식 보수’는 좀 지겹다고 생각한다.

‘아’다르고 ‘어’다르다는 속담도 있듯이 ‘국회의원’직을 ‘이 따위’운운하는 나이든 ‘톱 스타 작가’의 오만을 지켜보면서 기분이 좀 씁쓸해지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