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옥탑방 왕세자'박유천에게 반한 정경화 “하도 예뻐서 반했다"

스카이뷰2 2012. 7. 18. 14:04

            

승승장구 tv에 출연한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박유천에게 반한 정경화 “하도 예뻐서 반했다"

 

 

 

인터넷 검색어에 ‘정경화 박유천’이 상위권에 랭크된 걸 본 순간, 그 정경화? 아니겠지 요즘 인기끄는 여성 개그맨이겠지라는 생각이 번개처럼 뇌리를 스쳐지나갔다. 내가 아는 정경화는 ‘동양의 마녀’로 불리며 세계 매스컴에 대한민국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던 바이올리니스트다. 이젠 60대 중반의 원로급 음악인이지만 클래식 음악계의 ‘원조 한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날렸던 인물이다.

 

그 유명한 정경화와 톱 탤런트 박유천의 이름이 웬일로 나란히 등재되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어지지 않았다. 기사를 클릭해보고 나니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중년여성들, 어머니들의 ‘로망’으로도 꼽힌다는 효자 스타일의 꽃미남 박유천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본 ‘왕년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열혈 팬’이 되었다는 얘기다.

 

보도에 따르면 정경화는 17일 KBS2 '승승장구'에 출연해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를 즐겨 봤는데 남자 주인공(박유천)이 하도 예뻐서 홀린 듯 봤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도 노래하더라"라며 "한국에서는 배우를 하면 노래도 해야 하고 춤도 춰야 하고 정말 다재다능해야 한다"고 '만능 엔터테이너' 박유천의 재능을 칭찬했다는 것이다. "한국 아이돌 중에 박유천이 제일 좋다는 말이냐"라고 MC들이 묻자 정경화는 "요즘 반한 젊은이 중 하나"라고 솔직하게 답했다고 한다.

 

 지금 40대 중반 이상인 사람들이라면 거의가 정경화라는 이름을 들으면서 커왔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아직 대한민국이 ‘최빈국 대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1960년대 초반 13세의 어린나이로 유학, 바이올린 연주가로서 ‘최정상’에 올랐다.

 

요즘이야 거의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피아노다 바이올린이다 하며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아는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시절이지만 60년대~70년대엔 바이올린을 배운다는 건 ‘상위계층’어린이들의 전유물일 정도로 희귀한 ‘예능교육’이었다.

 

알려진 대로 정경화의 모친은 서울 명동에서 냉면집을 경영하는 바쁜 와중에도 정경화, 명화, 명훈 등 삼남매를 세계적 음악인의 반열에 세운 ‘맹자 엄마’스타일의 극성 엄마였다. 그런 교욱열 높은 어머니의 지도아래 정경화는 ‘현대의 가장 위대한 음악인 다섯 사람’중 한 명으로 꼽힐 정도로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에 등극한 것이다.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세기의 스타’가 된 뒤켠엔 어머니의 지극한 보살핌이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바이올린 연주가라면 세련된 서울내기 스타일을 연상하기 쉽지만 정경화는 부모의 고향 말씨에 영향 받은 듯 활달한 평안도 억양의 말투에 시원시원한 화법을 구사한다. 10대 초반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수 십 년을 ‘이방인’으로 살아왔지만 그의 말투엔 전혀 ‘미국물’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바이올린을 들고 무대 위에 서면 사람이 돌변한다. ‘수더분한 아주머니’스타일은 오간데 없고 그야말로 ‘동양의 마녀’처럼 변한다. 바이올린이라는 무서운 적수와 마주한 고독한 검투사 같기도 하다. 그럴 때 그의 실루엣은 온전한 예술가의 전형으로 뽑을 만하다. 그처럼 멋있을 수가 없다. 특히 시벨리우스 곡을 연주하는 그의 모습에선 ‘바이올린과 일체’된 톱스타로서의 완벽함을 선사한다. 정경화는 한 시대를 그렇게 청중을 매료시키며 ‘행복한 아티스트’의 길을 걸어왔다.

 

그렇게 음악의 세계에서 ‘일가’를 이뤄낸 아티스트로서 열정적인 바이올린 주자로서의 삶을 살아왔지만 한때 ‘냉정하게 되돌아보면 모든 것을 얻은 것 같으면서도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다는 허무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는 고백을 한 적도 있다.

 

어쩌면 이런 ’허무감‘은 정경화 같은 ’톱스타‘만의 전유물은 아닐 것이다. 정경화는 그런 ’시련의 순간‘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신앙심으로 극복하고 요즘은 감사하며 순간순간에 만족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는 드라마의 남주인공에 반했다는 고백을 맘 편히 할 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막내아들 뻘 꽃미남 톱스타 박유천의 열렬한 팬이 된 정경화를 보면서 문득 서정주 시인의 ‘국화 앞에서’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꽃’. 드라마를 보며 주인공에게 반할 수 있는 편안한 달관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도 ‘복된 인생’인 듯하다.

박유천도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자신의 팬이 라는 사실은 ‘영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