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티아라 화영 왕따 계약해지 사태 진상

스카이뷰2 2012. 7. 31. 12:23

맨 왼쪽이 퇴출된 화영. 화영 혼자만 손을 펴 인사하고 시선도 다른 게 눈에 띈다./코어콘텐츠미디어 제공

                     일본 매스컴에서도 티아라 사태를 보도하고 있다.

 

 티아라 화영 왕따 사태 진상

 

 

요 며칠 새 인터넷을 마비시킬 정도로 폭발적 관심을 끈 ‘티아라 사태’를 보면서 언젠가 본 적이 있

는 것 같은 ‘기시감(旣視感)’이 든다. 가물가물한 기억의 끈을 따라가 보니 아주 오래전 초등생 시절 즐겨 보던 만화의 스토리와 맥이 닿았다. ‘슬픈 옥이’라든지 그밖에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티아라 왕따’스러운 이야기들이 당시 소녀들이 즐겨보는 순정만화의 주류였다.

 

물론 ‘아이돌 가수’라는 게 당시엔 없었다. 만화에서는 주로 발레 무용단의 소녀 주인공이 고난을 겪는 그런 스토리였다. 그러고 보니 이번 티아라의 화영 왕따사태는 그렇게 새로울 것도 없는 오래된 이야기의 '티아라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40대 이상의 기성세대야 티아라가 누구?라고 묻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한류스타’로서 일본에서 티아라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그래선지 이번 티아라 왕따사태에 대해 일본 매스컴도 요란하게 보도하고 있다. '프로의식의 결여'라는 제목으로 티아라 내분설을 보도한 스포츠 신문도 있다.

 

'롤리폴리' 등의 히트곡을 내며 한류스타로 떠오른 여성 7인조 걸그룹 '티아라'가 ‘사건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건 지난주 일본 도쿄 부도칸(武道館) 단독 콘서트에서다. 랩을 맡고 있는 93년생 화영이 다리 부상을 이유로 공연에서 빠진 뒤 다른 멤버들이 트위터에 '의지가 사람을 만들 수도 있는 건데'(은정) '의지의 차이^^ 연기 천재 박수를 드려요'(지연)라고 썼다. 어찌보면 화영을 비꼰 글이다.

 

그러자 화영이 '때로는 의지만으로 무리일 때가 있다'고 맞받으면서 ‘외부’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들의 글을 모아 퍼 나르면서 "부상으로 무대에 못 오른 화영이 다른 멤버들로부터 집단 따돌림 당한 정황"이라며 '화영 왕따설'을 제기했다.

 

온라인에는 화영이 다른 멤버들과 떨어져 서 있는 방송 캡처 화면, 일본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멤버가 화영에게 떡을 억지로 먹이고 있는 듯한 방송 화면 사진, 한 국내 TV프로그램에서 화영이 다른 멤버로부터 면박을 당하는 듯한 장면 사진 등이 '추가 왕따 증거'로 올라왔다.

 

이렇게 시끄러워지자 소속사 사장이 전격적으로 화영을 ‘계약해지’시키고 ‘방출’한다는 발표를 하면서 ‘화영 사태’는 점입가경에 이르렀다. 티아라 소속사인 코어콘텐츠미디어의 김광수 대표는 30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멤버 화영과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김 대표는 보도자료에서 "(화영 때문에 팀워크가 깨진다는) 스태프들의 의견을 존중해 내린 결론일 뿐 멤버 간의 불화나 왕따는 없었다"고 했다. 화영이 '왕따'의 피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멤버 간 화합을 깬 원인제공자라고 주장하고 나선 셈이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데뷔 초 일부 멤버의 왕따설로 곤욕을 치렀지만, 어린 친구들의 질투에서 빚어진 미묘한 다툼이었다"는 등의 말로 멤버 간 갈등이 있었음은 인정했다.

 

사정이 이쯤 되고 보니 ‘티아라 열혈 팬’들은 “팀을 해체하라”는 극언까지 하면서 소속사의 ‘횡포’를 성토하시 시작했다. 심지어 네티즌들 사이에선 ‘화영 구하기 카페’ ‘티진요(티아라에게 진실을 요구)’등이 속속 생겨나면서 사태는 더 꼬이고 있는 것이다.

 

화영의 퇴출 사실이 알려진 뒤 한 포털에 전날 만들어진 '티진요'카페의 가입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서고(31일 오전 9시 현재), 다음 아고라의 '티아라 해체 청원'에 4만8000여명이 서명했다. 말이 쉬워 10만명, 5만명이지 인터넷 상에서 이 정도로 ‘폭발적 반응’을 일으킨 연예계 사건은 재작년인가 ‘박재범 파동’이후 처음인 듯하다.

 

어제 하루 종일 티아라 왕따 관련 문제들은 각종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그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티아라 소속사는 추가 보도자료를 통해 "화영이 27일 한 생방송 음악프로에 출연하기로 했다가 방송 직전 돌연 못하겠다고 했고, 숙소로 돌아가면서 목발을 던지는 등 돌발 행동까지 했다"며 화영에게 책임을 돌렸다. 화영도 이에 맞서 트위터에 '진실 없는 사실들'이라고 써 양측은 감정싸움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러자 티아라 멤버 은정(24)이 출연 중인 MBC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 예정인 SBS 드라마 '다섯 손가락'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함은정의 출연을 반대합니다" "함은정 나오면 이 드라마 안 봅니다"는 등의 글이 30일 현재 1000건 넘게 올라오는 등 인터넷을 중심으로 티아라에 대한 비판론이 급속도로 확산된 것이다.

 

김광수대표는 보도자료에서 “화영은 팀내에서 막내답지 않게 톱스타인양 행동을 했지만 다른 티아라 멤버들은 같은 멤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지금까지 참고 있었다”고 전했다. 뮤직뱅크 뿐만 아니라 화영과 관련된 사건이 수 십가지 이상 넘으며 더 이상 이러한 사건을 공개 하지 않고 화영을 보호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화영이가 트위터에 남기는 말들에 대해 정말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화영은 몇 번이나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몰랐던 것 같고 지금이라도 화영이가 자기의 잘못을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렇게 소속사 사장이 ‘팀 불화 원인제공자’로 화영에게 ‘귀책사유’가 있다는 걸 분명히 했다는 것에 대해 네티즌들은 와글와글 난리가 난 듯하다.

 

네티즌 사이에선 티아사 소속사 사장이 화영을 ‘궁지’에 몰아넣는다는 주장도 쏟아지고 있다. 아무래도 대중은 ‘약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있다는 걸 감안할 때 소속사 사장이 열아홉 살 어린 여가수를 몰아붙인 듯한 모양새여서 더 시끄러워졌다는 얘기다.

 

티아라 왕따 파문이 불거진 뒤 연예계 관계자들은 "잘나가는 아이돌 그룹 상당수가 멤버 간 왕따를 포함해 반목과 갈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는 건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며 "티아라 건은 흔치 않게 표면화한 경우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인터넷 등에선 그동안 K 걸그룹의 A양과 B양, A 걸그룹의 C양, W 걸그룹의 D양, 남성 아이돌 그룹 S의 E군 등의 왕따설 등이 돌았지만 이렇게 티아라처럼 사실로 드러난 경우는 없다.

 

사실 그동안 아이돌 그룹 내부에선 새 멤버가 영입되거나 특정 멤버가 '뜰' 경우 티 나지 않게 식사·모임에 끼워주지 않거나 은근히 궂은일을 몰아 시키는 등 왕따를 시키는가 하면 그룹 리더를 차지하기 위해 패를 갈라 대립하는 일 등이 있다는 ‘소문’이 꾸준히 돌았다.

 

이번 티아라 사태는 요 근래 학교 내 ‘왕따 문제’가 사회문제로 이슈화하면서 더 큰 관심을 끌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구나 ‘한류스타’로 일본에선 인기 1,2위를 달리고 있는 아이돌 걸 그룹이기에 파장이 더 커진 것이다. 티아라 소속사에선 사태가 너무 커진 것에 대해 무척 당황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단 ‘화영 방출’로 사태는 일단락된 모양새지만 티아라의 앞날이 그리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