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방영한 sbs 스페셜 '승부사 박태환'화면 캡처.(daum뉴스화면)
너무 아쉬운 박태환 '실격해프닝'-매스컴 방정 탓이다
장하다! 박태환! '실격 처리'라는 어이없는 해프닝을 겪고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건 아쉽지만 그래도 잘한 거다! 이런 해프닝만 없었더라면 금메달은 박태환의 몫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올림픽 역사상 25년만에 '판정번복'이라는 '기적'을 통해 부활하기까지의 몇 시간은 박태환에겐 거의 '죽음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나마 끈질긴 'O형 승부 근성' 덕에 박태환은 은메달을 거머쥘 수 있었다. 다시 한번 축하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아무래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어 보인다.
(아래 글은 박태환의 실격 뉴스 직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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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운이 없다고 해야 할까. 철썩 같이 믿고 있던 박태환이 실격이라니! 눈과 귀를 의심할 지경이다. 인터넷 뉴스를 검색하다가 검색어 1위를 차지한 ‘박태환실격’이라는 걸 보고 놀란 사람이 한 둘이 아닐 듯싶다. 말문이 막힌다. 어이가 없다. 천하 모르는 남이 이런 심정이니 정작 당사자인 박태환의 심경은 어떨지! 우선 이 자리를 빌어 깊은 위로의 말을 해주고 싶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위로고 뭐고 다 필요없겠지만 말이다. -
인터넷 검색어에 또 ‘박태환 실격 인터뷰’가 떴다. 이 판국에 웬 인터뷰? 하면서도 저절로 클릭을 하게 된다. 물론 투철한 ‘기자정신’을 발휘해 경황없을 박태환에게 마이크를 들이댄 것까지는 봐줄 수 있었지만 박태환 본인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더듬고 있는데 거기에 대고 계속 이것저것 물어보는 ‘눈치 없는 아가씨’를 보니 한심할 뿐이다. 방송사들은 기자교육을 철저히 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무슨 일이든 ‘끝이 나야 끝난 것’이라는 명언이 있다. 이번 박태환 실격 사태를 보면서 문득 지난 7월 23일 인터넷에 뜬 ‘박태환 스캔들 심경’이라는 검색어가 기억난다. ‘대망의 올림픽 2연패’를 노리고 훈련에 여념이 없을 박태환에게 스캔들 심경 운운의 기사가 붙는다는 게 왠지 불길했다.
기사를 클릭해 들어가 보니 7월22일 방송된 SBS 스페셜 '승부사 박태환' 이라는 와이드 프로가 나갔나보다. 거기에 박태환의 요리솜씨 같은 것도 소개하면서 ‘이런 다정다감한 박태환에게 왜 여자 친구가 없는지 물었다’고 한다. 참 평화롭고 한가운 질문이다.ㅠㅠ;;
그러면서 과거 ‘원더 걸스’ 선예와 있었던 열애설에 대해 묻자 박태환은 "되게 웃었다"며 "그 이야기 듣고 친구들한테 바로 전화했다. 선예, 예은이와 제일 친한데 그 얘기 들었냐고 했더니 그 친구들은 물론 알고 있었다. 더 빨리 알았을 거다"고 거리낌 없이 말했다는 것이다. 박태환은 그 ‘열애설’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재밌고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고 한다.
여기까지 기사를 보다가 ‘이건 좀 아니다. 지금이 어느 땐데 한가롭게 이런 류의 옛날 고려적 스캔들 이야기를 방송에 재탕 삼탕해서 내보내나’하는 짜증이 들었다. 만약 금메달을 놓치면 어떡하려구 저렇게 한가한 질문이나 한단말인가!
장도에 오른 ‘대망의 런던 올림픽’에 대한 것만 이야기해도 모자랄 텐데... 아니지, 그런 이야기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금메달 2연패’하고 난 뒤에 내보내도 충분한 프로를 미리부터 설레발치면서 내보냈다는 게 사위스런 징조였다는 느낌이 든다.
뭐든 완벽히 이뤄놓은 다음에 어쩌고저쩌고해도 늦지 않을 텐데, 이런 식으로 한가하게 가수들하고 스캔들 났던 이야기나 하다보면 아무래도 ‘뜨거운 심장’의 청년 박태환의 심기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걸 방송제작자들은 미처 몰랐나보다.
좀전 ‘실격 이유’가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려운 ‘미세한 상체 근육의 흔들림 탓’이었다니 아무래도 SBS 스페셜에서 내보낸 ‘박태환 스캔들’ 어쩌고 하는 프로가 박태환의 맑은 영혼을 혼탁하게 했던 게 아닐까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전혀 아니라고 부인할 수는 없게 된 상황인 것 같다.
방송사를 비롯한 매스컴은 앞으로 제발 ‘미리 설치는 기사’는 내보내지 말기를 당부한다. 일본 매스컴은 이런 식의 ‘미리 방정떠는 기사’는 거의 내보내지 않는다는 걸 참고하길 바란다.
아무튼 박태환의 실격은 너무 충격적이고 아쉽고 안타깝다.
아직 젊은 박태환에겐 얼마든지 좋은 기회가 다가올 것이라는 깊은 위로의 말을 다시한번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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