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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양학선이 이룬 소박한 꿈

스카이뷰2 2012. 8. 7. 12:34

                                 금메달을 깨물고 있는 양학선(다음 뉴스사진자료)

 

     

          효자 양학선이 이룬 소박한 꿈

 

 

 

양학선 이야기는 이번 런던 올림픽 한국 대표선수들 스토리 중 가장 압권(壓卷)이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우리 선수들은 하나같이 드라마의 주인공 감이다. 어쩌면 그렇게 약속이나 한 듯 한결같이 눈물 나게 하는 스토리의 주인공들인지...

 

“내가 올라야 할 곳은 수술대가 아니라 시상대”라는 시인 같은 소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며 ‘백만불 짜리’ 파안대소를 날리던 유도의 김재범이나 숱한 불운 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올림픽이라는 세계 무대에서 금을 낚아챈 '올드보이' 송대남, 한국 올림픽 사상 2회연속 금메달을 거머쥔 진중한 진종오의 과묵한 표정, 그밖에 꼭 금메달은 아니었어도 저마다 눈물겨운 ‘사연’을 가슴에 품었던 ‘태극전사’들... 그중에서도 양학선 스토리는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다.

 

평소 입버릇처럼 “부모님께 번듯한 집을 지어드리고 싶다” 던 대한민국의 이 아름다운 스무 살 청년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됨으로써 ‘소박한 소망’을 이뤘다. 세계 경제대국 10위권 안팎을 달린다는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는 부모님을 위해 집을 선사하고 싶었던 청년의 꿈은 금메달과 함께 이뤄진 것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이 올림픽에 체조선수를 출전시킨 지 52년 만에 첫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이 되었으니 그 기쁨은 양학선 개인의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반세기만에 딴 금메달이니 그 ‘역사성’이나 ‘존재감’은 어떤 메달보다 값진 듯하다. 더구나 ‘양학선’이라는 신기술을 ‘특허’냈다는 양학선 선수의 존재는 대한민국이 이제 어느 한 분야도 빠지지 않는다는 걸 입증해주는 바로미터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내 몸이 깃털 같았다”는 시(詩)적 소감을 말하는 양학선은 그 힘든 훈련기간 중에도 하루 두 번씩 부모님에게 안부전화를 했다는 효자 중에 효자다. 여린 인상이지만 ‘외유내강’으로 가슴 깊이 새긴 그의 꿈은 또래 여느 청년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1080도 회전이라는 상상하기도 힘겨운 고난도 기술을 연마해 가는 과정에서 양학선을 지탱해준 힘은 바로 전북 고창 외딴 마을에 삶의 닻을 내린 ‘가난한 부모’였을 것이다. 스무 살 밖에 안 된 청년이지만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겠다’는 다부진 결심으로 고단한 훈련을 버텨냈을 것이다.

 

매일 지급되는 훈련비 4만원을 꼬박 모아 한달 80만원을 어머니에게 송금했다는 스토리는 ‘증류수’같은 깨끗한 감동을 선사한다. 눈물 없인 듣기 힘든 고달픈 삶의 이야기지만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건 스무살 청년의 갸륵한 효심 덕분이리라. 요즘처럼 '풍요로운 시절' 그 나이 또래 우리 청년들에게선 이렇게 '철든 모습'을 보기 어렵다. 그만큼 양학선을 둘러싼 '역경'은 그를 '올된 효자'로 키운 것이다.

 

어쨌거나 이제 양학선은 그리도 소망했던 ‘번듯한 집’을 부모님께 지어드릴 수 있게 되었다. ‘양학선 스토리’를 듣고 진부한 표현이지만 형언하기 어려운 감동을 느낀 국민들이 많았을 것이다. ‘남의 집 아들 이야기’인데도 남의 이야기 같지 않고 한껏 축하해주고 싶은 공감대가 네티즌들 사이에 널리 퍼지고 있는 것 같다. 일부 네티즌들은 ‘양학선부모님 집 지어주기’에 동참하고 싶다는 댓글을 달아놓기도 했다. 그만큼 흐뭇한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얘기다.

 

취업도 장사도 잘 안 되는 요즘처럼 팍팍한 시절, ‘엄친아(잘나가는 엄마친구아들)’같은 도시적 단어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면 이 순수해 보이는 ‘깃털 같은 청년’ 양학선의 금메달 이야기는 모처럼 온 국민에게 서로를 북돋아주는 훈훈한 옛날 우리네 정서를 되찾아준 듯하다.

수고했어요, 양학선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