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만추의 프라하가 그리워지는 겨울 아침, 詩에서 위안을 얻다

스카이뷰2 2012. 12. 20. 18:55

 

                                                                                                                                

(chosun.com 그림)

 

첫 줄

 

첫 줄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이 써진다면
첫눈처럼 기쁠 것이다.
미래의 열광을 상상 임신한
둥근 침묵으로부터
첫 줄은 태어나리라.
연서의 첫 줄과
선언문의 첫 줄.
그것이 써진다면
첫아이처럼 기쁠 것이다.
그것이 써진다면
죽음의 반만 고심하리라.
나머지 반으로는
어떤 얼음으로도 식힐 수 없는
불의 화환을 엮으리라.

심보선(1970~ )의 詩.

 

<만추의 프라하가  그리워지는 겨울 아침, 詩에서 위안을 얻다>

 

아침 식탁에서 읽은 이 '첫줄'이라는 詩,

사람을 기운나게 해줍니다.

혁명가처럼 선동의 힘을 선사합니다.

문득 晩秋의 프라하가  그리워지는 겨울아침입니다.

카프카와 밀란 쿤데라와 드보르작의 도시 프라하는

동방의 여행자에게 존재의 의미를 새삼 일러주었습니다.

 

'프라하의 봄'을 이룬 바츨라프 광장에서

첨탑이 아름다운 틴 성당 마당에서

세상 모든 연인들의 서정이 깃든 카를 다리에서

프라하의 늦가을, 한없이 투명한 삶의 근원을 만났습니다.

 

잠시 접었던 블로그를 이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별 대단한 행위는 아니지만 '블로그를 한다'는 건

제 삶의 존재 이유에 앞 자리를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읽은 '첫줄'이라는 시처럼 다시 시작하는 저의 블로그도

戀書처럼 선언문처럼 달콤하고 당당하고 힘찬 그런 모습이고 싶습니다.

저의 블로그는 저 스스로와 여러분 모두에게 격려와 위안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