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이야기

유아인 글 잘 쓰네!

스카이뷰2 2012. 12. 24. 22:14

                                                                           

 

 

유아인 글 잘 쓰네!

 

 

좀전 온라인 뉴스 검색어 1위로 '유아인 공지영'이 나란히 떴다. 전혀 연결이 안 되는 조합인데 웬일인가 싶어 클릭해봤다. 아주 재밌는 내용이다.

86년생 청년배우 유아인이 63년생 아줌마 소설가 공지영에게 ‘일침’을 가했다는 얘기다.

기사에 따르면 청년배우와 ‘좀 나대는 걸’로 유명한 여성소설가의 설전내용은 이렇다.

 

유아인은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백(원담) 교수님의 글이, 공(지영) 작가님의 글이 합당하는 것인가. 아니면 상처받았으니 이해하고 위로해 달라는 것인가. 백원담 님의 부친께서는 유신의 희생자이니 그의 자식인 백원담 님의 실언에는 면죄부가 있고, 박근혜 당선자의 아버지가 독재자였으니 이제 대한민국은 나치 치하의 독재를 맞이할 것이라는 공지영님의 악담이 온당한 발언이라는 것인가”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는 것이다.

 

유아인은 “논리 없는 억지와 피해자드립으로 내 글에 없는 논지를 끌어와 비난하지 마라. 어린새끼 어쩌고 딴따라 어쩌고 하는 비아냥은 우습게 넘기겠는데 없는 얘기로, 억측으로 논리적인냥 비난치 마라. 좌절과 허무를 두루마리 휴지 끊어내듯 쉽게 도려내서 냉정할 수 있는것 아니다”라며 자신을 비판하는 일부 트위터리안들에 일침을 가했다고 한다.

 

유아인은 또 “슬픔은 얕고 열정이 모자란 사람만 냉정할 수 있다는 일반화는 가히 용감하기까지 하다. 슬픔에 젖어 통곡을 해야만 상처인가. 참고 참으며 어금니 꽉 깨물어 슬픔을 추스르고 상처는 덧나지 않게 약 바르고 우리가 그렇게도 옳았는데 어째서 진 것인지 거울을 보며 가다듬고 앞날로 가자는 얘기가 생채기에 소금 뿌리는 일이라는 곡해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국가의 실정을 염려하되 실정을 염원치는 말자는 얘기가, 절망 보다는 희망을 품자는 내 얘기의 어느 부분이 잘못됐다는 건지 정확히 반박해라”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유아인은 배우라기보다 거의 ‘혁명가적 기질을 타고난 문사(文士)’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전도 유망한 청년배우가 ‘최첨단 핫 이슈’인 대선 결과를 놓고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 이 나라 사람들에게 자신의 소신을 이처럼 절절하게 써내려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점수’를 줄 만하다. 대견하다. 그렇지 않아도 유아인이 출연한 영화 '완득이'나 연전의 히트드라마 '성균관스캔들 지진희 엄정화가 주연한 '결혼하지 못하는 남자'에서 유아인을 보고 '괜찮은 청년배우'라는 인상을 받았다.

 

흔히 요즘 젊은 연예인들은 '콘텐츠‘가 없다거나 ’머리‘가 비었다는 지적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렇게 ’유아인 스타일‘로 ’문장(文章) 배틀‘을 벌일 정도라면 유아인이라는 배우의 ’앞길‘은 밝다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연기자 뿐 아니라 정계 쪽으로 명함을 내밀더라도 손색이 없는 듯싶다.

 

유아인은 “위로도 냉정도 필요한 오늘이다. 슬픔으로 삼일장을 치루든 삼년상을 치루든 그것도 모자라 5년을 꽉 채우든 반드시 냉정을 찾아 그것으로 열정을 담아내야 한다. 그래야 현실에서 승리할 수 있다. 현실 정치 모른다고 손가락질 하더니 이제 와서 그토록 감정적이 되어서는 나더러 어쩜 그렇게 냉정하고 현실적일 수 있냐는 손가락질. 너무 가볍다. 진보가 뭐 이래”라고 직격탄을 날려 트위터리안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고 한다. 

 

진보 쪽에서 들으면 좀 화가 날 지적이겠지만 영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그렇다고 보수가 다 옳았다는 얘긴 아니다. 제발 보수니 진보니 따지고 삿대질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게 바로 내 생각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유아인의 ‘직설’에 뭐라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유아인이라는 이 청년배우는 앞으로 공부 좀 더 한다면 미국의 지식인 배우로 꼽히는 로버트 레드포드나 노장 클린트 이스트우드 비슷한 수준의 한국의 지식인 배우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일각에선 ‘딴따라가 너무 나대는 거 아니냐’는 편향된 지적을 하고 있지만 젊은 혈기로 당당히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는 점은 높이 사주고 싶다는 말이다.

 

그에 비하면 공지영 류의 한탄은 역시 쉰살, 그녀 나이 탓인지 그냥 진부하고 낡아 보인다. 사실 그녀가 누구의 당선을 위해 ‘12일간 단식기도’를 한다는 소식에 좀 우스웠었다. 이제 뭐 다 지난 얘기라 따지고 싶지조차 않지만 말이다.  제발 그런 식의 ‘어색한 쇼 같은 설정’은 사양해야 했고 정 하고 싶었다면 좀 조용히 알리지 말고 했어야 했다. 왜 그녀는 자신의 사생활을 대중에게 알리지 못해 안달인지 모르겠다.

 

보도에 따르면 공지영은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침에 한술 뜨다가 비로소 울었다. 가끔씩 궁금한데 나치 치하의 독일 지식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유신치하의 지식인들은? 절망은 독재자에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열광하는 이웃에게서 온다. 한반도, 이 폐허를 바라보고 서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때 누리던 표현과 언론의 자유, 과분한 것이었나 보다. 민주주의란 쟁취했다 해도 소중함을 지켜내지 못하면 개밥그릇만도 못한 거 같다. 미안하다. 다 된 건 줄 알았다”라는 글을 남겼다고 한다. 좀 오버한 거 아닌지 묻고 싶다. 한반도 폐허 운운하는 건 과장된 표현의 전형이다. 

 

아무리 소설쓰는 게 업이라지만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 정도는 늘 가슴에 새기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왜 굳이 자신의 ‘과잉감상’을 트위터라는 ‘요물단지’에 올려놓고 비웃음을 자초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니 ‘아들뻘’의 청년배우에게 조롱이나 당하는 거 아니겠는가.

 

‘복기(復碁)’하자면 한이 없는 게 이 대선(大選)의 끝판이다. 어쨌거나 51%의 지지로 당선된 인사가 어떤 정치를 펴나갈지 우선은 지켜볼 일이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오죽하면 ‘패장은 입이 없다’‘이기면 충신이요 지면 역적’이라는 말까지 전설처럼 내려왔겠는가 말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지금 대한민국 온국민에겐 ‘힐링’이 필요한 시대다. 이긴 쪽이든 진 쪽이든 피차에 너무 피곤하고 힘들고 상처받았다. 모두들 ‘힐링 캠프’에 들어가 치유하면서 지내야할 시기라고 본다. 물론 당장은 어렵겠지만 여하튼 상처는 치료받아야만 한다.  

 

이제 그야말로 ‘잔치’는 끝났다. 패배한 쪽에선 가슴을 치고 싶겠지만 당분간은 ‘진보네 보수네’ 편 가르지 말고 좀 조용히 지켜보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말이다. 견강부회의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건  대한민국, 나의 조국은 앞으로 더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본다. 물론 '뼈를 깎는 자성의 단계'를 필히 거쳐야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지금은 침묵 속에 '목격자'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