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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파격 인사…왜?

스카이뷰2 2013. 8. 6. 12:20

 

                                                             민주당 천막당사를 찾아가 인사하는 김기춘 실장                                              박준우 정무수석               

 

                                                                                       

 

 

 며칠 전, 경남 저도라는 곳에서 '추억어린 휴가'를 보내고 온 박근혜대통령이 어제 단행한 인사에 대해 온 매스컴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 종편TV에 출연한 '강호제현'의 정치평론가들도 저마다 '참신한 해석'을 내놓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꼭 개그 콘서트의 한 장면 같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이번 인사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75세 김기춘 비서실장과 30년간 해외에서 대사로 활동해와 야당은 물론 여당 수뇌부 인사들 조차 아무도 그를 몰라 황당해 했다는 박준우라는 정무 수석인 듯하다. 모두들 이 두 사람에 대한 '해석'을 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비서실장이야 박대통령과의 수십년간 '막역한 친분'이 있어왔고, 대통령이 그를 워낙 신뢰, 신임한다는 걸로 인선배경에 대한 설명은 대강 마무리할 수 있겠지만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외교관출신을 정무수석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앉혔다는 것에 대해선 정치평론가 정치학교수 해설위원 등등 한가닥 한다는 인사들이 한결같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정치실험 해프닝'으로 끝날 우려가 있어 보인다는 데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매스컴에서 지적한대로 '올드보이의 귀환'으로 정국의 안정을 꾀하고자 한 듯한 대통령의 '판단력'이 옳은지 그른지 일반 국민이 판단하긴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40년전 '대통령 아버지'의 부하였던 사람을 중용한다는 건 그리 썩 쿨하게 보이진 않는 것 같다. 더구나 75세라는 고령의 비서실장이 제대로 뛰어다닐 수나 있을 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하다.

 

또 '참신한 시도'로 새로운 지평을 열어보겠다는 의도에서 '젠틀한 외교관'을 정무수석자리에 앉힌 것도 대통령의 의도는 '선(善)'하지만 결과까지 선하게 마무리될지에 대해선 의문을 갖는 사람들 역시 많아 보인다. 관상쟁이는 아니지만 어제 TV화면에 나온 정무수석이라는 사람의 얼굴을 곰곰 살펴보니 사람은 순하게 보이지만 정치판의 '탁류'에서 살아남기엔 좀 어려운 듯한 순박한 스타일로 보인다.

 

어쨌거나 대통령이 '작심'하고  기존 수석들 4명에게 '옐로 카드'도 아닌 '레드 카드'로 불신임을 보인 상황에서 이뤄진 인사이기에 앞으로의 정국 운영이 그저 잘 되기를 바랄 뿐이다.   

 

 

<아래 chosun.com에 실린 관련기사를 소개합니다.>

 

[윤정호의 정치 속 보기] 박근혜 대통령, 파격 인사…왜?

 
             

Q. 박근혜 대통령, 왜 이렇게 전격적인 인사를 했나?
A. 누군지 모르는 깜깜이 인사는 예전과 똑같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한꺼번에 확 바꾸는 파격이 있었다. 새로운 스타일이다. 한번 쓴 분 오래 쓰는게 박 대통령 스타일인데, 이것도 좀 달랐다. 이번 인사는 일종의 타이밍 전술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야당의 장외투쟁으로 정국이 교착돼있는 상황에서 인사로 좀 숨통을 트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로 한번 만들어보자, 분위기를 바꿔보자, 이런 뜻이 담긴 것일 수 있고, 또 야당의 공세가 점점 강해지는 상황에서 이슈를 빼앗는 효과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예전에는 미적미적하다 타이밍을 다 놓쳤는데, 이번엔 아무도 생각않던 인사를 단행하면서 주도권을 가져온, 그런 측면이 있다.

Q. 이번 인사로 7인회가 급부상한다는 말은 도는데, 실체가 있는 거냐? 이명박 정부때의 6인회와 비교하기도 하는데.
A.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포함해 김용환 김용갑 최병렬 안병훈 현경대 강창희. 이렇게 7분의 원로들을 7인회로 일컫죠. 민주당에서는 당장 이명박 정부의 ‘6인회’와 비교하면서 전횡을 우려한다. 이런 표현을 하던데. 7인회와 6인회는 비슷한 점도 있지만, 차이도 있다. 비슷한 점은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난 적은 없다는 점이다. 모임을 하다가 목격됐다든지, 집단적 힘을 과시했다든지 하는 경우가 없다. 양쪽 모두 실체가 없는 모임이라고 직간접적으로 해명한 점도 마찬가지다.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누가 주도하느냐의 문제다.

 

7인회의 경우, 멤버들 대부분이 박근혜 대통령 이전에 박정희 대통령과 연결된 분들이다. 강창희 국회의장이 60대말인걸 빼면 다들 7~80대 연배지만, 나이와는 반비례하는 관계일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이 주도하고, 조언을 받는 거지, 7인회가 국정을 주도하지는 못한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6인회는 친형님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도 있고, 이 대통령이 멘토라고 했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분들의 영향력이 굉장히 컸다는 거다. 또 이재오 의원의 경우, 정권의 2인자로 불릴만큼 권력을 쥐고 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는 박 대통령이 힘을 그렇게 실어주지도 않았고, 정국을 좌지우지하는 실질적인 힘도 없어 보인다.

Q. 이번 인사 최대의 파격은 정무수석인 것 같다. 외교관 출신이 잘 할 것 같나?
A. 이번 인사때 새누리당 지도부는 박준우가 누구야?라며 다들 놀랐다고 한다.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 등등 누구도 박 수석을 몰랐다. 그런데, 새누리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좀 황당하다. 왜냐하면 자신들과 머리를 맞대고 업무를 긴밀하고, 은밀하게 조율할 사람이 바로 정무수석인데, 아무도 모르고, 지금부터 친해지려면 언제 가슴을 열고, 속내를 드러내겠나. 당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인물에게 그런 역할을 맡긴 것에 놀란 것이고, 박 대통령의 뜻이 도대체 뭘까, 고민스러울 거다. 장점은 있겠죠. 반기문 유엔 총장 아이디어도 박 수석이 냈다니까.

 

그런데, 한가지 눈에 띄는게 이정현 홍보수석의 설명이다. 박 수석이 협상력, 정무적 판단이 좋다고 말하면서 “정무수석으로서 새로운 시각과 역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거다. 일종의 실험 아니냐, 이런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요구하는데, 정치권을 아예 모르는 분이 가면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기대를 거는 듯 하다.

하지만, 정치는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세상이다. 저도 정치부 기자를 15년 이상 하고 있지만, 갓 정치에 입문한 초선의원보다 정치에 관련한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자기 일일때와 구경할 때는 전혀 다른 거다. 그래서 새로운 실험을 하기가 지금 좋은 때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좀 생각을 해봐야한다. 외국과의 협상을 잘한다고, 우리 정치판에서 똑같이 할 수 있을 거다.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다. 잘 안되면 결국, 정치판에 몸담았던 김기춘 실장이나 이정현 홍보수석 역할이 커지는데, 이미 야당은 이런 점을 꿰뚫고 두 분에 대해 벌써부터 공세를 취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