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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투쟁' 민주당 김한길, 朴대통령에 일침.."이렇게 끝낼거면 나오지도 않았다"

스카이뷰2 2013. 8. 28. 12:15

'노숙투쟁'에 들어간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27일 저녁 

서울시청 앞 민주당 천막당사 옆에 마련한 천막 간이침대에서

책을 읽고 있다. (사진=민주당 제공) /뉴시스

 

 

 

 어젯밤부터 집으로 가지 않고 시청 앞 광장에서 텐트치고 그 안에 '살림'까지 차린 민주당 대표 김한길의원의 사진이 우리를 웃게 만든다. 이 사진 좀 우습지 않은가. '풍찬노숙'의 가열찬 투쟁의 이미지는 전혀 없고 어디 캠핑 나온 부르조아의 아늑한 텐트 서재 분위기라고나 해야 할까.

 

저렇게 나무 무늬 모양의 장판 깔고 침대 사들이고  침구류 새로 구입하러 남대문 시장이나 아니면 시청앞 광장에서 제일 가까운 롯데 백화점 침구류 판매점 같은 곳으로 달려가는 민주당 직원들 모습 혹은 김 의원의 부인 탤런트 최명길이 '사람 사서' 이것 저것 사오라고 시키는 장면이 연상돼 웃음이 나온다는 말이다.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날선 기개'같은 건 별로 느껴지지 않고 그저 '떼쓰는 문학청년 아류'의 분위기가 느껴진다면 김한길대표가 섭섭하게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저런 모습에  별로 공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다. 그렇다고 박근혜대통령 편을 들겠다는 얘긴 더더욱 아니다. 꽉 막힌 정국이 '정치인들만의 얘기'라면 아무 상관 없지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식으로 우리네 서민들의 팍팍한 삶이 더 고달파질까봐 걱정이 된다는 말이다. 

 

보도에 따르면 김한길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렇게 끝낼 거면 나오지도 않았다'라고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대표 시절 장외투쟁할 때 말했다고 한다. 정말 제가 하고 싶은 말 그대로다. 이렇게 끝낼 거면 나오지도 않았다"며 원내외 병행투쟁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고 한다.

 

그러니까 저렇게 '풍찬노숙'의 야외 투쟁을 벌이는 건 몇 년전 한나라당 대표시절 박근혜대통령이 '써먹은 수법'을 벤치마킹했다는 얘기다. 참 좋은 거 배웠다고나 할까. 아마 김한길의 저런 '독설'에 박대통령도 속으론 뜨금했을 지도 모르겠다. 사실 엄밀히 따진다면 저런 광경이 연출되기 전에 청와대는 손을 썼어야 했다.

 

하지만 '김기춘 왕실장'의 첫 작품은 구태스럽게도 "윗분의 뜻을 받들어' 5자회담을 열자는 것이었고 이게 또 민주당 의원들의 염장을 지른 형국이 된 것이다. 그 이후 여야는 몇명이 회담 하는 걸로 말싸움을 주고받다가 저렇게 야당 대표가 '텐트 치고'독서삼매경에 빠지는 장면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래도 그 독서 덕분인지 김대표는 "민주주의의 밤이 너무 길어지고 있고 민생의 그림자가 너무 짙다. 거리에 내몰린 민주주의와 길에 나앉은 민생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라는 문학적 표현을 쓰면서 현 상황을 비판했다고 한다.

 

이쯤 되면 국민들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 '민생'주제로  만나다면야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는 대통령의 '지엄한 말씀'도 좀 그렇다. 따지고 보자면 '민생'아닌 게 어딨겠냐 말이다. 민주당이 대통령과 회담을 원한다는 것도 광의의 '민생'이라는 건 여러 사람이 뜻을 같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굳이 민생따로 정치 따로 구분하는 시대는 더 이상 아니라는 말이다. 민생이 곧 정치고 정치 없이는 민생도 없다는 말이다.

 

대통령만 민생을 걱정하고 나머지 정치인들 특히 야당의원들은 민생이 망하길 바라는 건 더더욱  아니라는 말이다. 일단은 '관객'의 입장에서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기싸움'을 지켜보는 많은 국민들은 왠지 불안하고 씁쓸한 기분이 든다. 아무래도 이쯤해서 대통령의 '통큰 결단'이 나와줘야할 것 같다. 지는 게 이기는 거라는 옛말도 있고 미운 놈 떡하나 더 준다는 속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