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백설공주 포스터’ 무죄…그 이유는?
작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패러디한 포스터를 그려 법정에 서게 된 팝아트작가 이모(45)씨가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온라인 뉴스에 실린 그림을 보니 웃음이 나온다.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후보가 백설공주 차림으로 '대통령 아버지' 얼굴이 그려진 사과를 든 채 청와대 잔디밭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불경스럽다거나 당사자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 그림이다. 오히려 팍팍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 서민들에게 '웃음'이라는 보약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칭찬해줄 일이지 벌을 내릴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글쎄, 왜 이런 걸로 '귀찮게시리' 법원 문턱을 들락거려야 했을까 고개가 갸웃둥해진다. 박후보를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아 보이진 않는데 굳이 '법의 심판'까지 받도록 한 건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경직되고 과민한 탓은 아닐까 싶다. 사회분위기가 엄혹했던 1970년대에야 이런 류의 그림은 당장 감옥행이었겠지만 말이다.
당사자인 화가도 무죄가 선고되자 "기쁘기도 하지만 받지 말았어야 할 재판을 받게 된 것이 너무 안타깝다"는 소감을 말했다고 한다. 대체로 예민한 기질이 강한 화가로선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는 "이씨가 제작한 두 가지 벽보 모두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ㆍ추천, 반대를 명시적 표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배심원들의 판단을 존중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과 반대로) 이씨의 포스터가 박 후보를 지지하고 문ㆍ안 후보 비방을 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도 있다"며 "해당 포스터는 중의적 해석이 가능한 예술적 창작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씨가 예전부터 거리미술가로 활동하며 여러 정치인에 대한 풍자 삽화를 그려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도 없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여야 대선 후보들을 풍자한 포스터를 서울과 광주, 부산 등지에 부착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이씨는 이 사건과 별개로 지난해 5월 17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주택가 담장에 '추징금 미납' 풍자 포스터 50여장을 붙인 혐의(경범죄처벌법위반)로 기소돼 서울서부지법 선고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니까 이 '박근혜포스터'그림을 그린 사람은 상습적으로 정치인들에 대한 희화화한 포스터를 그림으로써 나름의 '정치사회적 참여'목소리를 높여온 듯하다. 그렇다고해서 무슨 '악의적 행동'이었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힘없는 백성'들이 그 정도의 의사표시도 못하고 산다면 답답해서 어찌 살겠나라고 말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대한민국은 엄연히 헌법으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인데 저런 정도의 그림을 그렸다고 법원 문턱을 들락거려야했다는 게 외려 우습다.
혹여 박근혜대통령의 '심기 경호'를 위해 이런 류의 풍자화에 대해 '탄압'을 하려했다면 그건 개명천지 21세기 대한민국과는 어울리지 않는 '유신시대적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박근혜의 백설공주'그림이 '무죄'를 받았다는 건 화가 당사자나 대한민국을 위해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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