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김현철
대선이 끝난지 10개월이나 지났지만 '대선 관련 구설수'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중이다. 오죽하면 미국 유수의 일간지 '뉴욕 타임스'에까지 지난 대선에 국정원에 이어 군까지 개입했다는 스캔들로 코리아의 정국이 마비됐다는 뉴스가 실렸겠는가. 이러다가 자칫하면 그 불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옮겨붙을 가능성이 지금으로선 꽤 높아 보인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은 여전하다.
물론 박대통령은 대한민국이 '국정원 대선 관련 댓글사건'과 사이버 사령부의 대선 관련 트위터 사건등으로 너무 시끄럽지만 그야말로 꿋꿋이 '마이 페이스'를 지켜나가고 있다. 역시 '한 고집'하는 B형다운 행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니면 김영삼전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의 지적처럼 시국인식이 너무 안이한 부작용 탓인지도 모르겠다.
요 며칠새 민주당은 살다 때만난 듯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집중 포화를 원없이 퍼붓고 있는 형국이다. 그동안은 NLL대화록 삭제 파문으로 수세에 몰리는 듯했지만 '천우신조'랄까 느닷없이 사이버 사령부가 지난 대선에 '한몫'거들었다는 국감 결과와 윤석열 검사의 '항명사태' 이후 민주당은 그야말로 '호재'만난듯 싶다. 당의 중진급이상 의원들의 목소리가 나날이 드높아지고 있다.
대놓고 대선 불복종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히 매스컴을 타고 있다. 그 후폭풍을 어찌 감당하려는지 궁금하다. 하지만 여당 말대로 '정권을 빼앗긴 한풀이'라도 하려는 듯 민주당내 '최고위급'이랄 수 있는 박지원의원부터 이회창 낙마에 일조했던 설훈의원, 정세균 고문 등등 만만찮은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돌아가면서 쉬지 않고 박근혜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몰아붙이고 있는 중이다. 이쯤되면 청와대도 위기의식을 가져야할 텐데...
여기에 오늘은 문재인의원까지 나서서 박근혜 대통령은 책임을 져야한다는 선언아닌 선언까지 하고 나선 바람에 지금 대한민국은 거의 '촛불사태'나 '노무현 탄핵정국'과도 맞먹는 위기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그 와중에 YS의 차남 김현철씨까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서 박근혜 대통령을 맹공하고 있다. 마치 70년대 유신시절 박정희대통령에게 '항거'했던 김영삼의원의 기개를 떠올리게 한다.
'여자 혼자 몸으로' 박대통령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처한 위기상황이다. 아무래도 박대통령의 10월운세가 영 별로인가보다. 자칫하다간 '대선 불복종'운동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운운하는 극도의 위기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을 거라는 불길한 예견마저 하는 우익 평론가까지 등장했다.
물론 우리 국민을 위해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말아야 겠지만 정치라는게 워낙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태로운 괴물같은 것이어서 과연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의 운명이 어떤 모양새로 전개될지 자못 걱정스러울 지경이다.
이렇게 된 데는 아무래도 박대통령의 현 시국에 대한 '모르쇠'스타일도 한 몫을 했다고 본다. 대통령 본인이야 '국정원으로부터 덕 본게 하나 없다'는 볼멘 소리를 계속하고 싶겠지만 대통령중심제인 대한민국 정치상황에선 결국 모든 정치적 책임은 대통령이 져야 한다는 건 '최고 권력자의 숙명'이기도 하다는 걸 대통령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래저래 대한민국 하루하루가 영 편칠 않다.
*아래 23일 조선닷컴에 실린 김현철 관련 기사를 소개합니다.
YS 차남 김현철 "朴대통령 ,특검 받아야 할 중대 상황…시국인식 너무 안이"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23일 “지금 군과 국가정보원이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증거가 검찰 수사와 국정감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현재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지난 대선에 후보로 나와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은 당장 사과뿐 아니라 특검까지 받아야 할 그런 중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의도적으로 박 대통령이 시국을 너무 안이하게 그리고 애써 무시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부소장은 “그런데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대통령은 과거 유신 개발독재 시절의 상징적인 구호였던 새마을운동을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삼아 국민의식혁명을 해야 한다는 식의, 정말 국민통합과는 전혀 다른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나 하고 있으니 정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건전한 비판을 하는 세력에게조차도 종북딱지를 붙이는 현 정권의 수구적인 시각이 결국 극소수에 불과한 종북세력을 졸지에 인구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까지 종북으로 만드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짓들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막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지만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우선 대통령을 위시한 현 정권의 핵심인사들이 독재 시절의 향수를 버리고 과거처럼 공포정치·공안통치가 먹히는 세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하루 빨리 직시하고 정상적으로 야당과 대화하고 국민과 함께 현 시국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려는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소장은 앞서 지난해 대선 직전 “혹독한 유신 시절 박정희와 박근혜는 아버지와 딸이 아니라 파트너로서 이 나라를 얼음 제국으로 만들었다”면서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아버지의 민주화에 대한 지금까지의 열정이 역사에 욕되지 않기 위해 이번 선거는 민주 세력이 이겨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문재인 후보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