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서울나들목교회에서
'제1회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2013.10.25
'제1회 박정희전대통령 추모예배'라는 제목이 어딘지 좀 낯설다. 어색하다. 1979년 10월26일 서거한 박전대통령을 기독교계가 '추모예배' 형식으로 기리는 건 처음 있는 일이어서 그럴 지도 모르겠다. 이제까지는 주로 불교계나 무속인들 사이에서만 고인을 기리는 행사를 해왔기에 생경한 느낌이 드는 것일 게다.
보도된 사진을 보면 느닷없이 튀어나온 듯한 그런 '급조된 행사'같은 분위기가 감도는 듯하다. 아무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여태껏 안해오던 추모예배를 서거 34년만에 그것도 박근혜대통령이 취임한 첫해에 개최했다는 건 무슨 '의도'가 있는 건 아니냐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최 측은 '성경적 근거'를 대며 추모예배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박정희 대통령이 성경 마태복음 4장, 이사야 9장의 "가난 자를 부하게, 눈 먼 자를 보게, 억눌린 자를 해방시키고 병든 자를 낳게 하시고"라는 복음을 새마을운동에 접목하여 성령을 구현하여 증명하는데 공헌하였다"는 거다.
또 박정희 대통령이 한국 기독교 발전에 끼친 공헌으로 '박 대통령이 어린 시절 구미상모교회 주일학교에 출석하여 대구사범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며 복음을 전파하는데 공헌한 점', '1967년 구미상모교회 건축헌금으로 건축비 300만원을 헌금한 점', '구미상모교회 건축 당시 대구에 주둔하는 육군 5관구 사령부 공병대에서 트럭과 운전병을 파견, 성전건축에 공헌한 점' 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박정희 대통령 추모예배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과연 박정희 대통령을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추모예배 주최 측이 말하는 공헌도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실린 네티즌들의 1만개가 넘는 댓글 반응은 한결같이 비판적이다.
더구나 국가기록원에 기록된 박정희 대통령 내외의 공식 종교는 불교이다. 박정희 정권 내내 친불교적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도 있다. 박전대통령은 '서구적인 가치관을 추종하는 풍조'를 지적하며 기독교계를 비판했고, '국적 있는 종교'로서의 신라 불교 정신을 수 차례 강조했다는 것이다.
고인이 불교신자여서 교회의 추모예배는 모양새가 우습다는 지적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이제까지 단 한 차례도 해오지 않던 추모예배를 고인의 딸이 대통령이 된 첫해에 열었다는 대목이 아무래도 '추모의 순수성'을 의심하게 된다는 얘기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을 때 손을 씻으며 '자신은 책임이 없음'을 밝힌 빌라도나 기독교 신자였던 북한의 김일성을 위해서도 추모예배를 드릴 수 있겠다", "박정희 대통령 추모예배를 드리는 일부 기독교계의 순수성이 의심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인의 유자녀들인 박근혜대통령과 그 형제들은 고인의 기일을 맞아 기독교계의 이런 예상밖 추모예배가 네티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좀 불편하지 않을까 싶겠지만 고인의 유족들은 추모예배에 참석해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박대통령의 여동생 근령씨는 추모예배에 참석해 "아버지를 재평가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삿말과 함께 "대통령께서도 이 소식을 듣고 기뻐하셨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전해들었다'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대통령 자매간엔 여전히 직접 소통은 없는 것 같다.
▲ 박 전 대통령 추모예배 참석한 박근령 부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딸 박근령이 남편 신동욱 전 백석대 교수와 함께 25일 오후 서울시 강남 도곡동 서울나들목교회에서 열린 제 1회 박정희대통령 추모예배에 참석해 설교 도중 박수를 치고 있다. (오마이뉴스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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