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 무소속 국회의원 안철수의 기자회견이 jtbc를 제외한 종편TV 3곳에서 일제히 생중계됐다. 우선 일개 무소속 국회의원의 '의견발표'를 저렇게 생중계해줬다는 점이 좀 우습다. 무슨 경천동지할 내용도 아니고 이미 민주당에서 지난 몇 달 동안 노숙까지 해가며 목청돋웠던 그런 내용들이어서 신선미라고는 전혀 없는 그야말로 하나마나한 얘기들을 '안철수'가 한다는 이유로 생중계까지 했다는 점에서 '전파낭비'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하기야 종편TV가 이런 종류의 기자회견이라도 해야 '시청률 틈새시장'을 노리는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선 이해해줄만도 하지만 말이다.
지난 대선때 국정원이 개입했네 안했네라는 시빗거리는 이제 국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너도나도 사람들은 이젠 지겹다는 거다. 이제 제발 관두라는 거다. 몇달을 '침묵정치'로 일관해왔던 박대통령도 유럽으로 순방떠나기 이틀전에 '마무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에선지 '몇 말씀'했지만 별 알맹이는 없고 그저 철저수사와 사법부의 판결을 지켜봐야겠다는 얘기였다.
사실 지금 시점에서 그 정도의 말밖엔 뭐 더 할 말도 없다고 본다. 그러니 이제껏 가만히 '간만 봐오던' 무소속 국회의원 안철수가 "국가기관의 불법선거개입의혹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과 수사를 여야에 제안합니다"라고 일부러 '두꺼운 목소리로 외쳐대는 건 좀 우스꽝스러워 보인다는 얘기다. 시쳇말로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격'이란 말이다. 새로울게 하나 없는 내용을 무슨 중차대한 얘기라도 되는 양 부러 엄숙한 표정과 평소 안철수 목소리같지 않은 '가성'까지 써가며 읽어내려가는 게 꼭 개그 콘서트의 한 장면 같다는 말이다.
사실 엊그제 민주당 친노계열이라는 홍 아무개 의원이 비망록이라는 정치에세이집을 내면서 안철수의 체면은 상당히 구겨졌었다. 문재인과의 단일화 막후협상 비화를 까발려 내놓은 이 책에서 안철수는 문재인에게 자신을 선거유세장 가는 곳마다 '미래 대통령'으로 호명해줄 걸 요구했다는 것이다. 믿어지지 않는 얘기지만 아주 거짓말은 아닌 듯도 싶다. 더구나 '공천권'을 거머쥘 수 있는 '당권'까지 요구했다는 건 안철수가 늘 부르짖어왔던 '새 정치'와는 대척점에 있는 아주 구태스럽고 혐오스런 정치협잡군스러운 발언이었다.
물론 안철수 측근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네 뭐네 하면서 반박을 했지만 그렇게 설득력있어 보이지 않았다.
오늘 느닷없이 안철수 특별기자회견 생중계를 한다기에 이런 문제나 소문만 무성한 신당창당에 대해 안철수 본인이 한마디 언급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동안 민주당의원들이 하도 노래불러서 이젠 '그 노래는 제발 그만!'이라고 외칠 정도로 지겨워진 작년 대선때 국정원 댓글 관련사건에 얽힌 '흘러간 노래'같은 주장을 또 하고 나서는 안철수를 보면서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 존재'라는 걸 새삼 느낀다.
안철수가 주장하는 대로 과연 '특검'을 도입한다해서 이 '사건'이 명쾌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 국민이 몇이나되겠는가. 게다가 왜 열 달이상 끌어온 문제를 느닷없이 지금 시점에서 자청해서 기자회견을 하는지도 의문이다. 물론 정치인으로선 자신의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건 어떻게서든 막아야 하는 게 본능일 것이기에 안철수의 그런 모습을 아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슨 정치평론가처럼 코멘트하는 저런 모양새는 아니지 않는가.
안철수는 회견문 중에 이런 말도 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 문제를 가지고 소모적 공방과 대치를 계속해야 하겠습니까? 국민들이 보시기에 ‘정말 우리 정치는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이냐?’라고 꾸짖고 개탄하셔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저는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정부 여당이 제기하고 있는 대선불복 시비는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것입니다. 누구도 그것을 부정할 수 없으며 되돌릴 수 없습니다.... 여야 공히 저의 제안을 신중히 검토해주시고, 받아들여주실 것을 청합니다.>
이런 식의 '밋밋한 고견'을 왜 이제와서 '특별시간'까지 내가면서 말해야하는지를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 얘기는 웬만큼 정치면 기사를 읽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얘기를 새삼스럽게 뭐 대단한 얘기라고 기자들 불러모아 놓고 발표한다는 건 정치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행태에 불과하다.
시종일관 구태스런 말들만 하고 있는 안철수의 기자회견은 그렇기에 '뒷북 치는''간보는' 안철수라는 그에 대한 별 쿨하지 못한 이미지를 더 확실하게 해준 것 같다. 여야는 안철수가 기자회견에서 제안한 특검제안에 모두들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는 보도가 뒤를 잇고 있다. 이것이 바로 정치현실이라는 걸 안철수는 직시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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