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외수 같은 인사들이 거물급 연하면서 대접받는 데는 TV예능프로의 기여가 한 몫을 톡톡히 했다. 언젠가부터 이외수가 매우 비중있는 듯한 인물로 다뤄진 것 역시 텔레비전의 힘이 전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 예전에야 이씨같은 존재는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B급 소설가' 중의 한명이었다. 더구나 대마초 사건으로 구속됐고, 혼외자 문제로 세상을 시끄럽게한 그의 이미지는 그다지 모범스럽진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 '운 좋게' TV예능프로에 자주 등장하다보니 어느새 '대가(大家)'가 돼버린 것 같다.
사상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이기에 무슨 소릴 하든 개인의 자유라는 전제가 있긴하지만 온 국민이 분노했던 천안함 사태에 대해 '천안함 폭침(爆沈)은 소설'이라는 식으로 말해온 이씨를 폭침된 천안함 선체가 보관돼 있는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 불러 강연을 시키고, 이 내용이 MBC 예능 '진짜사나이'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라는 건 우리 사회가 크게 잘 못돼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의는 살아있는 법'이어서 이런 한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선 난리가 났다. '애국 네티즌'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씨의 출연은 천안함 순국장병에 대한 모독"이라며 방송을 내보내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씨가 지난 16일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 천안함 편 녹화에 참여해 해군 장병들 앞에서 '군대 생활'에 대해 30분 정도 강연했다는 사실은 이씨가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과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팔로워가 100만 정도로 트위터계에선 자칭타칭 '트통령'으로 통한다는 이씨는 몇 달 전 '혼외자'문제로 심한 구설수에 오르자 트위터를 접겠다고 선언하더니 어느새 또 트위터질을 시작했나보다. 어쨌든 자신이 삐딱한 시선으로 천안함 사건을 트위터에 올린 건 까맣게 잊었는지 넉살도 좋게 부인과 함께 해군 2함대 방문 사진을 올리면서 또 주목을 끌고 있는 거다.
2010년 5월 이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천안함 사태를 보면서 한국에는 소설 쓰기에 발군의 기량을 가진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는 글을 올렸고, 지난 9월엔 메가박스가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을 중단하자 트위터에 "대한민국이 엄청나게 추운 나라로 변해버린 듯한 느낌이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68세 나이에도 운동권에 세뇌된 듯한 유치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하고 있는 이씨의 이런 발언 태도를 보면 한심한 느낌이 든다. 행여 '좌파'에 매력을 느낄 수도 있는 젊은 청춘들에게 아부하려고 그러는 건 아닌 지 모르겠다.
이씨를 섭외한 MBC의 권석이라는 PD는 "나중에야 이외수씨가 (천안함 관련) 발언을 한 걸 알게 됐다"면서 "이날 강연 주제는 천안함이 아니라 군대 생활이었고, '내 인생에 있어 군대는 보석 같은 시간이었다' 같은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별 문제가 없다는 투다. 물론 이씨가 그런 '몰상식한 발언'을 했다는 걸 뒤늦게 알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군생활에 대한 '모범적 발언'이니까 이씨가 강연한 건 괜찮다는 식의 발상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아무래도 시청률을 의식한 발언인 듯하다.
국방부 담당자의 발언도 한심하긴 마찬가지다. 윤현주라는 정책홍보과장은 "이날 강연은 안보 강연이 아니고 군대 생활의 의미에 대한 얘기여서 문제없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니 그들의 안이한 사고방식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그렇다면 천안함 사태로 생때 같은 아들들을 조국에 바친 유가족들의 슬픔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인지 그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인터넷에선 분노한 네티즌들의 격앙된 반응들이 속속 뜨고 있다. 해군 게시판과 MBC '진짜사나이' 시청자 게시판에는 "천안함 폭침에 대해 비아냥댄 사람을 불러다가 강연을 시키다니 제정신이냐" 등 1천 건이 넘는 비판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차라리 이석기를 불러다 강연을 하지 그랬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태가 이런데도 MBC는 얼렁뚱땅 방송을 내보낼 태세다. 해군 제 2함대 사령부도 이렇다할 사과 메시지조차 내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군기'가 빠진 듯하다. 이외수라는 사람도 '뭐가 대수냐'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듯하다. 무조건적인 사상편향은 그게 어느 쪽이든 바람직하지 않지만 수십명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은 엄청난 사건에 대해 이외수처럼 깐족거리며 발언하는 사람이 '대단한 명사'처럼 대접받는 이 사회 분위기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아닌 건 아닌 거다.
*PS :이외수 강연논란에 대한 네티즌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 덕분에 국방부는 사과 성명을 발표했고, MBC는 시청률 하락을 걱정했는지 '진짜 사나이'에서 내보내려했던 이외수의 강연 장면을 통편집해 방영하지 않기로 했답니다. 이외수 강연의 부당성을 지적한 우리 블로그에도 어제 하루동안 3천 명 가까운 네티즌 여러분이 방문해주셨습니다. 우리 블로그는 '추천박스'를 열어놓지 않고 있지만 네티즌 여러분들은 번거로운 코스를 거쳐 우리 블로그에 귀한 추천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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