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황금마차를 탄 박근혜 대통령(연합뉴스다음자료사진)
지난 해 대선때 "박근혜후보는 생식기만 여성이다"라는 발언으로 나라를 벌컥 뒤집어 놓았던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가 이번엔 박대통령의 심기를 또 뒤집어 놓는 발언을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황교수는 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우리 국민이 여왕을 선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통령이 들으면 몹시 언짢아할 말 같다. 요즘 박대통령을 둘러싸고 왜 이렇게 '극언' 혹은 '망언'들이 난무하는 지 모르겠다.
황 교수는 11월 23일자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심리를 나타내는 키워드는 한(恨)”이다. 그분 인터뷰를 하고 내가 첫번째 받은 인상은 ‘촛불을 앞에 둔 무녀(巫女)’라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어딘지 으스스한 분위기가 발언 속에 녹아 있는 듯하다.
그렇잖아도 예전 '의원 시절' 박대통령을 보면 얼굴에 항상 수심이 가득해 보였는데 심리학자는 그런 대통령의 표정을 그런 식으로 말했나보다. 좀 멋을 부린 표현이라고나 할까. 하기야 어떤 '反박근혜'인사는 "박근혜에겐 미망인의 아우라가 너울거린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 걸 보면 박대통령의 얼굴엔 누가 봐도 보이는 수심의 그림자가 늘 서려 있었던 것 같다.
황 교수는 “세상에 살고 있으나, 세상에 속하지 않은 인물. 이럴 때 그분은 여왕이 될 수도 있고, 바리공주가 될 수도 있는데. 어느 쪽이 되느냐는 그분의 운명이고 이 나라의 운명이겠구나 생각했다”며 “결국 그분은 여왕이 되셨다. 오리지널 (영국) 여왕과 같이 마차에 오르는 것으로 명실상부하게 그 세리머니가 완성되었다. 이게 다 우리 국민의 선택”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내가 박 대통령을 1998년부터 시작해 3년 간격으로 분석했는데 대중이 생각하는 그분의 이미지는, 처음엔 ‘귀한 집 여식’이었다가 ‘공주’가 됐다가 ‘에비타’까지 갔고, 그러다 마침내 ‘여왕’이 됐다”며 “20대 젊은 세대에게도 박 대통령은 어떤 아이돌 스타보다 높은 수준의 공주님이고, 여왕님”이라고 했다. 어쩌면 이런 분석은 비단 심리학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황교수가 지적한대로 별 생각없이 '외관'만 따지는 성향이 있는 20대 젊은이들에겐 박근혜 대통령 모델은 하나의 신화일 수도 있을 것이다.
황 교수는 대통령의 인사문제에 대해서도 이렇게 꼬집었다. “요즘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말이 많지만 그분의 심리적 속성상 처음부터 예견되던 일이다. 군주제에 무슨 인사가 있겠나? 왕은 사람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사람들이 모여서, 신하로 남든지 남지 않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뿐이지. 우리 대통령의 심리적 특성은, 근본부터 일반인과 다른 사람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좀 극단적으로 비꼬는 듯한 발언이긴 하지만 그동안 대통령이 보여준 '인사 실책'을 곰곰 살펴보면 황상민의 그런 지적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황상민은 자신은 여당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고 밝히면서도 박대통령에 대해선 '학자' 중에선 가장 직설적 화법으로 대통령의 '심기'를 뒤집어 놓고 있는 '용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런 말도 했다.
“예전 어떤 재벌 회장이 계열사 사장을, ‘천한 것들, 저 머슴들이 뭘 알겠어?’ 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멘탈을 최고로 뚜렷하게 가진 분이 대통령이 되신 것이다. 그 다음부터 그분이 할 일은 ‘코스프레’뿐이다. 아주 우아한 코스프레”라고 꼬집었다.
황 교수는 “엠비(MB)는 하나님이라도 팔았지만, 엠비 다음엔 아예 여왕님을 모시게 되었다. 난 그래서 우리가 대통령을 탓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을 땐 인간 박근혜로 존재했는데 그를 유력한 지도자, 대통령으로 만든 건 우리다. 그 탓을 왜 남에게 돌리나”라고도 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후보에 대해 “생식기만 여성”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해 논란이 인 것에 대해서는 “지금 생각해도 참 황당한 일이다. 우리가 얘기하는 젠더, 성(性)의 문제는 생식기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역할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건데, ‘생식기만 여자다’로 언론이 호도하고, 거기 국민이 속아 넘어가는 상황을 보면서, 아, ‘앞으로 우리가 겪을 일은 속는 일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한 달 반 뒤 대선에서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지난해 10월 31일 한 종편 TV에 출연한 새누리당의 ‘여성대통령론’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생식기가 남자와 다르게 태어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역할”이라고 말한 뒤 사회자가 “(박 후보가)그래도 여성성을 갖고 있죠?”라고 묻자 “그거는 생식기의 문제지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한 거(는 아니지 않으냐)”라고 말해 크게 논란이 일었다.
당시 박 후보 측 이정현 공보단장은 “황 교수 발언은 도저히 입으로 옮기지 못할 만큼 충격적”이라며 ‘언어테러’라고 강력 반발했었다. 그 이후 종편방송을 비롯한 각 방송 출연을 '자제'해온 황교수는 여전히 박대통령에 대해선 이제까지 누구도 말하지 못했언 '예리한 분석'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 그가 또 어떤 발언으로 화제를 모을지 사뭇 궁금하다. 물론 박대통령은 황상민이라는 존재에 대해선 몹시 못마땅해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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