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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있어 행복한 밤

스카이뷰2 2013. 12. 7. 13:00

 

 

 

 

김연아

(다음자료사진)

 

 

'피겨 퀸' 김연아가 있어 행복한 밤이었다. 기대했던 대로 아니 기대이상으로 김연아의 연기는 탁월했다.

금메달을 따냈던 지난 동계 올림픽때보다 기량면에서나 감성면에서 훨씬 성숙하고 수준 높은 솜씨였다. 

동유럽의 보석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제46회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 여자 쇼트 프로그램에서 김연아는 기술 점수 38.37점, 프로그램 구성 점수 35.00점으로 총점 73.37점으로 1위를 했다. 2위인 일본의 안도미키보다도 10점 이상이나 높은 점수였다.

 

김연아의 연기엔 '점수'를 뛰어넘는 탁월함과 매력이 있어 출전한 어떤 선수도 넘보지 못할 카리스마가 충만했다.   올리브 그린 드레스를 입은 김연아는 타고난 우아한 자태로 '천상의 연기'를 보여줬다.

 

김연아의 표정연기를 돋보이게 한 배경음악 '센드 인 더 클라운스(Send in the Clowns)'는 1973년 초연된 뮤지컬 '어 리틀 나이트 뮤직(A Little Night Music)'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곡으로 지나간 사랑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애잔한 선율에 따른 김연아의 표정 연기는 어떤 여배우보다 절절하고 아름다웠다. 유연한 팔동작과 날렵한 점프는 세계적인 발레리나보다 더 수준 높은 경지에 도달한 듯했다.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고난도의 기술력으로 보였다.

 

김연아는 정상에 오른 스타들이 자칫 빠지기 쉬운 자만이나 안일함에 머물지 않고 정진, 또 정진한 듯 한층 세련된 우아함으로 관중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더구나 발목 부상으로 연습이 힘에 겨웠을 법도 한데 김연아의 코치에 따르면  "부상이 찾아왔을 때 좀 쉬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었는데, 그 와중에도 스케이팅 연습을 하고 점프를 뛰고 싶어하더라"면서 "마음가짐이 역시 세계 정상답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김연아가 자신의 세계에 철저히 몰입함으로써 지키기 어려운 세계 정상의 자리를 무난히 지켜냈다는 얘기다.

 

이제 겨우 스물셋 어린 나이지만 빙판위의 김연아에게선 '경지'에 오른 전문가만이 뿜어내는 매력과 카리스마가 넘친다. 어젯밤 TV생중계로 지켜본 '크로아티아의 김연아'는 어떤 미인보다 아름다웠고, 당당한 모습이었다.그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내년 소치 동계 올림픽의 금메달도 당연히 김연아의 몫이라고 본다.   

국내외적으로 시끄러운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어 불안함이 가득한 대한민국이지만 김연아 덕분에 그래도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는 '기분 좋은 예감'도 든다. 김연아가 있어 행복한 금요일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