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있을 진중권이 아니지하는 생각과 함께 웃음이 먼저 나온다. 며칠 있으면 우리 나이로 쉰 두살이되는 진중권은 언제나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 영원한 청소년'같은 이미지다. 그러니 화법도 스무살짜리들처럼 거침이 없다. 무슨 가족사진 찍듯 고양이를 안고 찍은 사진에서도 '소년성'이 느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같은 분위기로 겁없이 정치발언을 하는 진중권을 보면 '계산하지 않는'듯한 천진함마저 묻어난다.
그런 진중권이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침에 뉴스 듣다 보니, 이정현 심기(心氣)수석께서 ‘테러, 암살’ 폭언을 하면서 감정이 격앙되어 울컥하셨다고”라며 “옛날에 북한 응원단이 남한에 왔을 때 비에 젖은 지도자 동지 플래카드를 거두며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연상되더라. 남북조선 유일 체제”라고 했다는 보도를 보며 눈치 없는 진중권의 독설이 웬만한 개그보다 더 웃긴다는 생각이 든다.
진중권은 이어 “민주공화국의 홍보수석이 조선왕조의 내시처럼구시면 곤란합니다. 하여튼 요즘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섬뜩섬뜩해요”라는 말도 덧붙여 한번 더 웃게 만든다.
그는 또 “새누리당의 패턴이 읽히죠?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박창신 신부의 경우에도 보라는 달은 안 보고 손가락을 물어뜯었고, 이번 양승조 의원 발언도 마찬가지”라며 “하라는 반성은 안 하고 말꼬리 잡아 물어뜯는다. 전문용어로 ‘공세적 방어’, 일상용어론 적반하장이라 그런다”며 시니컬하게 말한다.
진중권 트위터에는 또 “양승조-장하나 제명해야죠. 남조선 ‘절대 존엄’을 모독했으니…”라는 트윗도 올랐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을 ‘노가리’ ‘육시럴 놈’이라 불렀지요”라며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의 과거 행태를 지적한 뒤 “아직도 대한민국이 대통령을 마음대로 비난해도 되는 민주공화국이라 착각하는 분들이 계세요. 이제부터 저는 그분을 남조선 ‘최고 존엄’이라 부르겠습니다”라고 풍자했다.
여기서 그분은 누구를 지칭하는 지 웬만한 네티즌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또 한 술 더 떠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박정희 정권의 몰락은 김영삼 의원의 제명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라고 충언을 드리고 싶지만, 그렇게 말하면 청와대에서 최고존엄을 보필하는 이정현 홍보수석께서 입에 거품을 물고 ‘교수가 최고존엄의 암살과 테러를 암시했다’고 하실까봐 꾹 참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정권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했더니, 청와대 홍보수석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언사를 사용해가며 흥분을 해대니 원..."이라며 "그럼 전철을 밟으세요"라고 빈정댔다. 아무래도 이정현수석 복장이 터질 것 같다.
이쯤되면 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천하의 나쁜 자식'이라고 트위터에다 돌직구로 비판한 경찰대 교수 출신 표창원과 쌍벽을 이루는, 아니 '한 수' 위인 진중권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래저래 '재기 넘치는 '진보지식인들의 트윗질이 웃음을 선사하는 하루다. 어쨌거나 나라가 하루빨리 안정돼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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