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 틀린 게 별로 없다. 구경 중에 제일 재밌는 게 '싸움구경'이라더니 꼭 맞는 말같다. 이틀 전 우리 블로그에도 소개했지만 '재담꾼' 진중권이 청와대 홍보수석 이정현에게 '내시 운운'한 트윗은 인터넷 상에서 그야말로 대박이 터졌다. 강골 보수계열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웃을 일 별로 없는 세상에서 오랜만에 웃음을 터뜨렸던 것 같다. 수천 개 넘는 댓글들이 그 증거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들은 '내시 드라마의 주인공'격인 이정현 홍보수석의 반응을 궁금해 했고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선지 아니면 자신의 '내시 배역'이 마음에 안들어서였는지 청와대 홍보수석이라는 그 바쁜 자리에 있는 이정현은 청와대 춘추관에 젊은 기자들을 불러서 자신의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고 한다. 온라인 상에서 당한 수모를 오프 라인에서 복수하는 모양새였지만 그게 더 우스웠던지 지금 '이정현 반박'이라는 온라인 기사엔 댓글이 9천개 가까이 달렸다. 99%가 조롱조다. 이정현으로선 '혹뗴려다 혹 붙인 격'이 된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수석은 11일 기자들에게 "비판은 자유이지만 허위사실을 갖고 인신비방을 하면 나중에 그분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마음 아파할 것 같아서 해명을 한다"며 "첫 번째로 저는 울먹인 적이 없다. 두 번째로 저는 내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꽤나 착한 반박 자세로 보인다.
첫째 둘째 따져가며 말하는 화법도 좀 유치해 보이지만 자신을 비방한 진중권이나 표창원 이런 '막가파 스타일 진보 지식인'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마음 아파할 것 같아서 해명을 한다는 대목이 완전 압권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는데 이 수석은 '상대'를 몰라도 너무 모르는 아주 순진한 양반인 듯하다.
어딜 봐서 진중권이나 표창원 같은 사람들이 ;개과천선'하거나 '마음아파할' 인간군이냐 말이다. 그런 해명은 하나마나한 소리고 그들의 새로운 조롱거리가 될 뿐이라는 걸 '점잖은 수석님'은 미처 몰랐던 모양이다.
예상했던 대로 진중권은 바로 반격, 맞대응을 하면서 다시한번 이렇게 자신의 입담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한 술 더떠 진중권은 또 관련기사를 리트윗한 뒤 “내시가 아니면… 상궁이냐?”고 쏘아 부쳤다. 이쯤되면 '싸움구경'이 점입가경에 들어선 모양새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정현 수석이 자신은 울먹인 적이 없다지만 나도 그가 말하는 모습을 뉴스화면을 통해 봤지만 분명 울먹거리는 듯했다. 그 모습을 만약 박대통령이 봤더라면 그 충직함에 '괜찮은 부하'를 두었다며 상당히 흐뭇해 했을 그런 순간이었다. 어쩌면 이수석 본인은 너무 감정이 격앙된 상태였기에 자신이 울먹거린 사실 조차 망각했을 지도 모르겠다. 목소리가 잦아들면서 울컥해하는 모습이 방영된 화면을 다시보기로 볼 것을 권한다.
어쨌든 진중권과 이정현의 '내시 공방 썰전'은 금년에 제일 히트했던 말싸움 대전으로 뽑힐 만하다. 이정현에겐 좀 미안하지만 번번이 진중권에게 KO패를 당하는 모습은 대통령을 모시는 홍보수석으로 말싸움 능력면에선 '함량미달'이 아닌가 싶다. '말잘하는 진보 지식인'들을 무슨 재간으로 당해내겠는가 말이다. 차라리 그럴 경우엔 '무대응'이 상책일텐데 공연히 첫째 둘째 따지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모습이 아무래도 촌스러워 보였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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