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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통일은 대박이다

스카이뷰2 2014. 1. 6. 14:37

                                  취임후 첫 기자회견하는 박근혜 대통령   (다음연합뉴스사진)

          

                                                   

 

 

 

박대통령 신년기자회견-통일은 대박이다

 

 

대통령 취임10개월만에 첫 기자회견을 연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서 ‘대박’난 건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대통령의 통념을 뛰어넘은 ‘단어선택’이었다. 지금 이 시각 현재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한 문장이 통째로 검색어 1위를 랭크하고 있을 정도다. 대통령이 뜻밖에 '대박'을 친 것이다.

 

사실 이 ‘대박’이란 말은 ‘헐’과 함께 초 중고등학생들이 말끝마다 사용하는 약간은 비속어 기운이 감도는 신조어다. 며칠 전 초등 5학년생들과 얘기하는 동안 이 아이들은 별거 아닌 말에도 헐 헐 하거나 대박 대박을 연발했다. 일종의 유행어인 셈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 대해 말꼬리 잡으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단지 ‘품행 방정’하고 교과서적인 예의 있는 화법만 주로 사용해온 걸로 알고 있는 박대통령이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다른 문제도 아닌 가장 복잡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 통일에 대해 ‘대박’이란 말을 확신에 찬 제스처까지 써가면서 입에 올렸다는 그 자체가 뉴스가 될 법하다는 말이다.

 

박 대통령이 ‘대박’을 말하는 순간 일견 ‘진취적이고 자기 확신이 강한’ B형다운 화법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혈액형이 전부는 아니지만 B형인 박근혜 대통령을 보다보면 ‘B형 인간’적인 스타일을 느낄 때가 많다. ‘마이 페이스’적 성향이 누구보다 센 박대통령으로선 어쩌면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건 그의 ‘소신’에서 우러난 말인지도 모르겠다. 통일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아래 그런 말을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신춘 기자회견 드레스 코드’답게 화사한 핑크 빛 재킷을 입고 나온 박 대통령은 "국민 중에는 통일 비용이 많이 드는데 굳이 통일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저는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함으로써 졸지에 신년 초부터 ‘이슈의 주인공으로 떴다. 대박을 말하면서 대통령은 오른 손을 들어 탁자를 향해 두어 번 내리치는 듯한 손동작까지 곁들이기도 했다.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자신의 굳건한 신념을 강하게 전달하려는 포즈로 보였다. 

 

박대통령은 또 "세계적 투자전문가의 얼마 전 보도를 봤다. '남북통합 시작되면 자신의 전 재산을 한반도에 쏟겠다, 그럴 가치가 충분히 있다, 만약 통일이 되면 우리 경제는 굉장히 도약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저는 한반도 통일은 우리 경제가 대도약할 기회라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여기까지는 일단 대박난 기자회견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말은 그만큼 꽤나 희망적 메시지로도 들린다. 단순 명료하면서도 확 와닿는 말이다. 말대로 이뤄진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수십 년 전부터 불러내려온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동요도 있듯이 내년이면 분단시대 7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웬만하면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대통령의 예상 밖 단어선택에 잠시나마 기운을 얻었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늙은 실향민들은 그 소리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을 법하다.  

 

하지만 통일이 ‘대박’이 되려면 얼마나 큰 위험부담을 안아야한다는 건 웬만한 상식 있는 국민이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20,30대 층에선 통일은 별 필요치 않다는 응답이 80%까지 된다는 여론조사결과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대통령의 환상적 메시지에 대해 적잖은 국민들은 별로 호의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통일은 독일 통일과 달리 대박보다는 자칫 '쪽박'이 날 수도 있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많은 네티즌들은 온라인 댓글에서 "내가 모르는 '대박'의 다른 뜻이 있는 건가?",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나온 단어라는 게 진짜 대박이다", "'대박' 발언은 '통일세' 밑밥이 아닐까",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대박이 아니라 쪽박이다" “대통령이 통일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거 아니냐” “단순무지한 단어선택이다”"대통령이 쓰는 어휘치곤 적합치 않다"등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신춘 기자회견인 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메시지는 민생경제의 어려움 탓에 우중충해진 대한민국의 분위기를 잠시나마 들썩이게 한 것만은 틀림 없는 것 같다. 인터넷에서 하루종일 찬반이 엇갈린 채 대통령의 대박 발언을 화두 삼아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는 것만 봐도 '통일 대박'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다. 지금 인터넷에선 '대박 근혜'라는 우스갯소리도 돌아다니고 있다. 그만큼 대통령의 한마디가 일으킨 파장은 큰 것이다. 모쪼록 ‘통일이 대박’이 나도록 위정자들은 정신 차려 일해주길 주문한다.  

 

*PS*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말하기 전 작년 12월 중앙대의 한  명예교수가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박대통령이 이 책을 봤는지 안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자로선 기분이 그리 나쁠 것 같지는 않다. 미국같은 경우엔 오바마대통령이 특정 책의 제목을 매스컴에 나와 말하면 그 즉시 그 책은 베스트 셀러가 되는 '신분 상승'을 한다니 말이다.   

 

중앙대 신창민 명예교수의 책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