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대표와 이혜훈 최고위원.
'인물난'으로 신당 창당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인 안철수 의원을 향해 강력한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이 16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를 비판하면서 "안철수 의원 본인이 직접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용기를 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새정치를 하겠다면 투명한 후보 선정 시스템 부터 갖춰야 할 것"이라며 "안 의원이 새정치를 들고 나온지도 2년이 지났고, 지금까지 새정치 하겠다는 약속을 수없이 했다"며 "새정치는 민주성, 합리성, 투명성이 절차에서 확보되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지않아도 '안철수의 새정치'는 장안의 3대 미스터리중 톱을 차지하고 있다는 마당이어서 이혜훈의 이런 주장은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인다.
이혜훈은 또 "인사가 만사이듯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에서 나올 후보를 선정하는 것이고, 새정치 구현 여부를 가르는 기준도 절차적 민주성에 있다"며 "그런데 최근 지방선거 후보 물색 과정에서 안 의원이 보여주는 행보는 구태정치 정수인 상왕정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막후에서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야 말로 아주 낯익은 상왕정치의 전형이고 구태정치의 전형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라는 말도 덧붙였다.
'친박'에서 다소 밀려나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있어 속이 답답할 이혜훈으로선 자신의 스트레스를 안철수에게 퍼붓는 형태같기도 하지만 그리 틀린 말은 아닌 듯싶다. 더구나 ' 아주 낯익은 상왕정치의 전형이고 구태정치의 전형'이라는 말에서는 '청와대 지존'을 향한 서운한 감정도 살짝 숨겨져 있는 듯해 보인다. 물론 이혜훈으로선 펄쩍 뛸 일이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최근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완전 고3'이라는 별칭까지 얻어 들은 안철수로선 이혜훈의 이런 쓴소리에 가슴이 철렁했을 듯싶다. 그렇지 않아도 종편 Tv에 나오는 '정치 평론가' 들 중엔 안철수 본인이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면 '문제는 깨끗이 해결된다'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쉬운 길'을 놔두고 헤매고 있는 정치초년생 안철수가 딱해 보여서 '충고'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왕좌왕하고 있는 안철수를 조롱하는 말로도 들린다.
3년전 박원순에게 '떡'하나 던져주듯 '서울시장'자리를 인심좋게 내놓은 안철수로선 자신의 그런 '과거'를 통회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을 우습게 여기지 않았다면 그런 어릿광대같은 짓은 안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게 안철수 식 새정치 스타일이라면 할 말 없지만 말이다.
정 인물이 없으면 안철수 본인이 직접 서울시장에 출마하라는 쓴소리도 그래서 억지주장은 아닐 듯 싶다.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떡장사'하듯 척척 인심썼던 사람에겐 그런 비아냥 섞인 출마권유가 어쩌면 당연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과연 정치초짜 안철수식 새정치가 어떤 형태로 연출될지 지켜볼 일이다. 별 기대는 안하고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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