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물리학자 '김연아 편파판정의 증거' 논문 발표
- 소치올림픽 프리스케이팅 기술점수 가산점 편차 분석(위)와 구성요소 편차 분석
이탈리아의 저명한 물리학자가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의 점수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면서 편파 판정이 있었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는 보도는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불과 두 달 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김연아는 누가봐도 억울한 판정으로 금메달을 빼앗겼다.
당시엔 판결이 부당하다는 지적이 온나라에 메아리쳤지만 이젠 그걸 기억하는 사람들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 김연아와 그의 가족 그리고 몇몇 피겨 관계자들조차 서서히 잊어가고 있는 '사건'에 대해 이탈리아의 물리학자가 면밀한 물리학적 관점에서 김연아가 부당한 판정을 받았다는 걸 밝혀냈다는 건 고마우면서도 왠지 쑥스럽고 무안한 생각마저 든다.
이탈리아 국립 원자력 연구소와 살레르노 대학 교수 티치아노 비르질리 박사는 최근 유력 피겨 사이트 커뮤니티에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의 통계학적 분석'이란 논문을 올리고 분명히 러시아 선수에 편향된 평가가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총 32장으로 구성된 이 논문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상위 입상 13명에 대한 채점표를 바탕으로 심판 패널 9명의 점수 분포를 분석하고 있다.
프리스케이팅 12개 과제에 대한 기술점수 가산점을 분석한 결과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 대한 9명의 가산점 편차는 5.287로 김연아의 3.478 등 다른 선수들의 평균 편차보다 훨씬 크다.
편차가 크다는 것은 산술 평균과의 차이가 크다는 것으로 심판 개개인이 들쭉날쭉한 점수를 줬다고 의심할 만하다는 것이다.
같은 나라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역시 4.541을 기록해 통계학적 변이를 크게 벗어나고 있다. 그만큼 '주최국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얘기다. 심판 9명이 각각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준 횟수를 분석한 결과 소트니코바에겐 4명의 심판이 극단적으로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12개 수행요소 중 7개 이상의 요소에서 평균보다 높게 준 심판이 4명이고, 10개 이상 요소에서 평균보다 높게 준 심판은 2명이다.
비르질리 박사는 이 역시 일반 통계학적 변이로는 설명할 수 없다면서 최소 4명의 심판이 편향된 채점을 했다고 강조했다. 대회 프리스케이팅 심판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일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캐나다 국적으로 구성됐으며, 자국 심판이 없던 선수는 상위 입상 13명 가운데 은메달을 딴 김연아 밖에 없다. 김연아로선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더 큰 편향성은 주관성이 큰 구성점수에서 발견된다. 그야말로 '주관적'으로 마구 퍼주기 점수를 줬다는 얘기다. 비르질리 박사는 구성점수 요소가 5개로 적기 때문에 상위 입상자 13명의 2013년도 성적을 전부 비교해 평균점을 잡았다.
그 결과 김연아는 전체 평균 편차에 가까운 1.64를 기록한 반면 소트니코바는 평균의 3배나 높게 기록했다.
이전 대회 평균 대비 소트니코바의 구성점수 편차는 쇼트프로그램에서도 2배 이상을 기록했다.
비르질리 박사는 "이런 편차가 자연스럽게 나온 것 이라면 기적"이라면서 "구성점수는 예술적인 요소를 평가하기 때문에 기술점수에 비해 보통 편차가 크지 않다. 소트니코바의 점수 폭등은 평범한 피아니스트가 어느날 갑자기 천재가 된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날 우리가 막연히 러시아 선수가 김연아보다 못했다고 느꼈던 걸 바르질리 박사는 '어느 날 갑자기 천재'가 된 것으로 표현한 것이다. 딱 들어맞는 표현으로 보인다.
이 논문은 마지막에 소치 올림픽 점수를 2/3, 전년도 대회 성적을 1/3 반영한 보정 점수를 공개했다.
그 결과 소트니코바와 리프니츠카야를 제외한 전 선수들의 점수는 모두 실제 대회 점수에 비슷하게 수렴한다. 비르질리 박사는 "이탈리아 피겨 전문가들이 점수 예상에서 소트니코바와 리프니츠카야, 두 선수만 빗나갔는데, 이는 통상 분포에서 벗어난 편향 채점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계산법이 진리가 될 수 없지만 체계적인 편향이 존재했음을 증명한다"고 결론내렸다.
김연아의 그날 경기를 지켜본 수많은 대한민국 국민, 아니 전세계 피겨 팬들이 막연히 생각했던 편파 판정 점수 배점 의혹을 저명한 물리학자, 그것도 한국인이 아닌 이탈리아사람이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는 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온라인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근혜 대통령 면담 거절당한 안철수의 '새정치 쇼' (0) | 2014.04.07 |
---|---|
정몽준, '최병렬 해프닝'.."선대위원장" vs "사실무근"-결국 해프닝으로 (0) | 2014.04.03 |
윤여준 안철수와 또 결별,신당 불참 선언- "새 정치가 무엇이냐, 하하하.." (0) | 2014.03.26 |
'일반인 1만배' 회장님 노역 일당은 5억원-유전무죄의 전형? (0) | 2014.03.24 |
광주서 혼쭐난 안철수"6·15 논란 사과" 악수 청하자 "정신 차려 똑바로 하라" 거절 (0) | 2014.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