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제부 신동욱씨.(daum-일요신문 사진)
어젯밤 손석희가 진행하는 뉴스9을 보다가 화면 하단 한줄 뉴스로 ‘박근혜 대통령 제부 신동욱 공화당 대표 선출’이라는 간단한 기사를 보면서 잡다한 생각들이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갔다. 문득 30년전 일본에서 대히트한 '인생 여러가지(人生いろいろ)'라는 엔카의 제목도 떠올랐다. 또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수필 중 '동네 이발사에게도 인생철학이 있다'는 말도 생각났다.
그렇잖아도 박대통령은 요즘 취임 이래 ‘최고의 지지율’ 속에 모처럼 ‘2년차 대통령’으로서 국사에 전념하고 있는 중이다. 대통령 본인이 '1분1초가 아깝다'는 말을 할 정도다. 얼마나 일에 열중했으면 몸살까지 나 지난번 네덜란드 방문 때는 ‘국왕만찬’이라는 중요한 행사에 조차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심신이 지쳐 있는 상태다.
출국 하루 전인가 규제개혁을 주제로 열린 청와대 회의를 무려 7시간 동안이나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진행했고 바로 그 다음날 10시간이 넘는 비행 내내 서류 검토를 하느라 한숨도 눈을 붙이지 못한 끝에 결국 몸져누웠다는 것이다.
그만큼 박대통령은 그야말로 ‘불철주야( 不撤晝夜)’ 오로지 국정에만 몰두하고 있는 사이에 하나 밖에 없는 여동생의 남편이 ‘공화당’이라는 박정희대통령 시절 정당 이름을 빌어 신당을 창당했다는 소식은 그만큼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뉴스로 보인다. 아마 대통령도 그 뉴스를 보고 받으면서 엄청 놀랐을 법하다.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도 조금은 이상한 뉴스인 듯도하다. 대통령의 제부라면 ‘굉장한 로열패밀리’에 속한 사람이지만 그동안 매스컴에 소개된 뉴스는 그다지 많지 않았고, 그가 ‘박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살고 나왔다는 소식이 그 중 제일 눈에 띈 뉴스였다.
그 이후 박정희 전대통령과 육영수여사와 관련된 이런저런 행사에 ‘대통령 여동생 부부’가 참석했다는 뉴스는 간간히 나오긴 했지만 이렇게 ‘정당’을 창당했다는 소식은 처음이다. 하지만 ‘공화당’이라는 당명에서 풍기듯 왠지 좀 아닌 듯한 이미지 탓인지 ‘좀 신기한 정치 뉴스’를 자주 다루는 손석희 뉴스시간에도 고작 한 줄 뉴스로 그쳤지 상세한 보도는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뉴스 밸류가 낮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인터넷 뉴스를 찾아보니 관련기사가 꽤 여러 개 실렸다. 온라인 뉴스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전 교수는 지난 일요일(13일) 오후 서울 중앙대 부속고 대강당에서 열린 공화당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만장일치로 창당준비위원회 대표로 선출됐다고 나온다. 인터넷 뉴스는 매스컴 전반을 커버하는 만큼 웬만한 뉴스는 시시콜콜 다 실린다. 그렇기에 종편 뉴스에서조차 무시당했던 '대통령 사위'의 신당 대표취임 소식이 줄줄이 소개되고 있다.
공화당 창준위 측은 1963년 박정희 민주공화당 대표의 정통성을 승계 받은 50년 역사의 명문정당으로써 그 정치 맥을 같이하고 정부의 정책과 목적이 당론과는 반대일지라도 국가의 이익과 관련된 사항은 유연하게 협조와 협력을 모색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박정희, 정통성 승계, 명문 정당,국가의 이익'등의 단어가 눈길을 끈다.
또 비정상화된 대한민국의 정치·사회·경제·문화·체육·종교·역사 등을 바로 잡아 정상화시키고 골수까지 물들어버린 중화 패권주의 사관과 일제 식민주의 사관을 치유하여 국민대통합을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비정상화의 정상화'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하던 것인데 이걸 벤치마킹한 듯하다. 어쩌면 박대통령으로선 좀 화가 났을 듯도 싶다. 아니 국정에 너무 바쁜 대통령으로선 그런 소소한 일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한걸음 더 나가 '공화당 창준위'대표가 된 신씨는 “박정희 대통령이 설계하고 만든 대한민국의 100년 후를 준비하고 계획하여 통일시대를 준비하겠다”는 당당한 수락 포부를 밝혔다는 것이다. 안철수처럼 '100년 후'까지 내다볼 정도의 비전제시를 했다면 정치에 대해 단단히 마음먹고 나온 듯한 발언으로도 보인다.
박 대통령의 두 살 아래 여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의 14세 연하 남편인 신씨는 당 대표 수락 연설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이념, 5·16혁명 정신을 계승하고 낡은 프레임의 이념전쟁을 종식시켜 새로운 정치풍토를 만들기 위해 공화당을 창당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하지만 참석자라든지 그 당에 참여한 정계 인사가 누군지 등 신당에 관련된 이런저런 소식은 거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14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겉으로는 박 대통령을 돕고 박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현직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을 훼방 놓고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굳이 새누리당 관계자의 해석을 따르지 않더라도 ‘공화당’이라는 신당을 창당했다는 ‘대통령 제부’ 관련 기사에 실린 대부분의 비판적인 댓글들을 보면 ‘민심’이 어떻게 흐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듯하다. '로열 패밀리' 내부의 속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박대통령의 '좋은 이미지'엔 타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쨌거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이념, 5·16혁명 정신을 계승하고 낡은 프레임의 이념전쟁을 종식시켜 새로운 정치풍토를 만들기 위해 공화당을 창당한다”는 거창한 창당선언을 밝힌 ‘대통령 제부’에 대해 정작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굳이 언론보도가 나오지 않더라도 짐작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이라는 세계 경제규모 12위권의 만만치 않은 나라의 국사를 돌보느라 가뜩이나 정신없을 박대통령으로선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 남편의 ‘정치활동’ 을 탐탁지 않아 할 듯하다. 어쩌면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고사성어가 박대통령의 심기를 괴롭힐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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