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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억 원 환원한다는 안대희, 과연 총리 될 수 있을까

스카이뷰2 2014. 5. 28. 11:37

                                                                                                                          

다음 뉴스1 사진.

               

 

11억 원 환원한다는 안대희, 과연 총리 될 수 있을까

 

 

 

처음부터 왠지 불안했다. 그의 목소리가... 총리후보자 수락연설을 의욕과잉의 초임검사처럼 읽어 내려가던 안대희 씨를 보면서 편치 않은 기분이 들었다. 무언가 켕기는 듯한 분위기가 묻어난다고나할까. 높은 벼슬을 맡게돼 흥분한 나머지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순탄하게 총리직을 해낼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고 나서 불과 하루만에 터져 나온 16억 원 초고액 수임료 ‘스캔들’과 그걸 무마하려는 듯 “11억원도 너무 많아 몽땅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울먹거리는 안대희를 보면서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그는 기자들에게 '좋은 뜻을 좋게 받아들여달라'는 주문까지 했다고 한다. 소년급제해서 대법관까지 지낸 굉장한 엘리트이건만 자신의 그러한 기자회견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리라  생각했나보다.

 

야당에선 대번에 ‘신 매관매직’이라며 펄펄 뛰고 있다. 청문회도 가기 전에 낙마를 시키겠다는 ‘야심찬 기획설’까지 들려오고 있다. 야당으로선 아주 ‘호재’만난 셈이다.

비단 야당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안대희 기자회견’을 보고 “총리직이 결국 11억원이라는 얘기네”라는 생각을 하며 실망이 컷을 것 같다. 인터넷엔 ‘안대희 11억원’에 대한 기발한 댓글들이 차고 넘친다.

 

‘내가 12억원 낼테니 나를 총리시켜줘’라는 조롱을 비롯해 주로 안대희씨를 비판하는 댓글들이 수 천 개 달렸다. 이런 댓글들이야말로 ‘민심’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 같다. 국민들은 청렴강직한 ‘국민검사 안대희’에 대해 그만큼 큰 기대를 걸었다는 얘기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는 옛말이 고스란히 현실로 나타나는 것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그러니 안대희가 11억원을 내놓겠다 해도 감동하기는커녕 더 화를 내고 있는 것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고나 할까. 왠지 '돈'가지고 장난치는 듯한 작위적인 불쾌감마저 느껴진다. 네티즌들 말대로 '대한민국 총리직 값이 겨우 11억원이냐'하는 냉소적 비판이 일리가 있는 것 같다.

 

세월호 대참사 이후 국민들은 나랏일 하는 사람들에게 극도의 불신을 느끼고 있다. 그런 시절인 만큼 강직한 ‘국민검사 안대희’의 출현에 기대를 했는데 불과 하루만에 하루 1000만원 넘게 5개월에 16억원을 번 재테크 실력이 뛰어난 안대희를 보며 분노를 넘어 허탈해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조금 전 보도된 한 인터넷 기사에선 ‘안대희 10개월간 총 27억원’이라는 제목과 함께 그의 수임료가 지난해 7월에서 11월까지 신고한 것만 16억원이고 올해 분까지 합치면 27억원이라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게다가 은행예금 3억여 원 외에 ‘현금 5억여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현금'에 대해선 이런저런 변명이 나오고 있지만 일반인들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임에 틀림없다.

 

안대희씨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현직시절 수십 년간 고생시켜온 가족들에게 미안해 변호사 개업을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래서 가족들 호강 좀 시켜주려고 서울시내 한복판에 78평이나 되는 초호화 아파트를 장만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12억원에 산 그 아파트를 16억원에 산 것처럼 등기부에 ‘업 계약’해 기록했다는 어제 TV보도를 보면서 과연 대법관까지 지냈다는 그리고 강직 청렴한 ‘국민검사’로 사랑받았다는 안대희의 명성은 ‘허명’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안대희에게선 이제 더 이상 '국민검사' 시절 그 좋았던 이미지는 사라졌다. 우리가  많이 보아온 그저그런 '돈 좋아하는 인간형'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무슨 부패의 고리를 척결할 힘이 있겠는가.  

 

지금까지 보도된 것만 해도 안대희씨는 청문회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설령 그가 청문회를 통과한다한들 서릿발 같은 ‘영(令)’이 서겠는지 의문이다. 세월호 대참사로 인해 국민의 지탄을 크게 받고 있는 ‘공무원 사회의 적폐(積幣)’를 해소시키는데 과연 ‘안대희의 녹슨 칼’이 제대로 작동하겠는가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개조 차원에서 '야심차게' 지명한 '안대희 카드'는 아무래도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것 같다. 조짐이 안 좋다.

 

 

* PS: 안대희씨는 오늘 오후 서울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더이상 총리 후보로 남아있는 것은 현 정부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저의 버팀목과 보이지 않는 힘이 돼준 가족과 저를 믿고 사건을 의뢰한 의뢰인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너무 버겁다"며 전격 사퇴했다.

우리 블로그에서 안대희씨의 총리수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 글을 오늘 오전에 올렸는데 불과 반나절도 안돼 안대희씨는 자진사퇴로 자신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 한 것 같다. 어쨌거나 박근혜 대통령은 김용준 초대 국무총리후보자의 낙마에 이어 불과 1년여만에 또 한번 '총리낙마'라는 희귀한 사태를 겪는 '비운의 대통령'이 되고 말았다. 앞으로 정국은 더 혼미해질 것 같아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