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총리후보는 과연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까?
신임 총리후보자로 언론인 출신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임명됐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박근혜 인사 스타일’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하마평’에 오른 인사는 쓰지 않는다는 ‘박근혜 식 선택’이 이번에도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동안 10여명의 자천타천 총리후보자가 매스컴을 장식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 어쩌면 B형인 박근혜 대통령의 ‘마이웨이 스타일’이 이번 인사에서도 반짝인 듯싶다. 그동안 하마평에 올랐고 ‘은근히’ 국무총리로 지명되길 ‘학수고대’했을 것 같은 ‘충신 스타일’의 몇몇 인사들은 실망의 한숨을 쉬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선지 ‘벼락출세’의 기쁨을 맛본 ‘행운아’ 문창극 후보자의 얼굴에선 미처 감추지 못한 기쁨이 빛나고 있었다. TV 카메라 기자들의 섬세한 카메라 앵글이 ‘영의정’에 등극한 영광의 표정을 절묘하게 잡아낸 것으로 보인다.
1975년 중앙일보 기자로 직장생활을 한 문 후보자는 정년퇴직할 때까지 정치부장, 주필, 부사장까지 오르며 운좋게 ‘한 직장’에서 승승장구해왔다. ‘예리한 필치’의 칼럼으로 전직대통령을 ‘모욕’했고, ‘미래권력’에 대해서도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바로 그 ‘미래권력자’가 대통령이 된 뒤 불과 15개 월 만에 국무총리라는 중책을 맡겼으니 인연도 보통 인연은 아닌 듯싶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 대통령’과의 인연이 없는 사람에겐 중책을 맡기지 않는다는데 이번엔 수첩인사가 아니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문 후보자가 작년 5월 생긴 ‘박정희 기념사업회’ 발기인 총회 이사를 맡았다는 보도를 보니 ‘총리지명 이유’의 한 끈을 본 것 같다.
하지만 문 후보자는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초기엔 ‘푸대접’을 받기도 했다. 신문사를 관둔 그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자리에 응모했지만 떨어진 것이다. ‘전화위복’이라해야 하나... 기껏 문화체육관광부 산하단체장 자리마저 차지하지 못해 울분을 삼켜야 했지만 불과 1년 만에 ‘1인 지하 만인지상’이라는 국무총리 자리에 지명됐으니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이라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는 그렇게 ‘환하게 빛나는 웃음’을 보여줬나 보다.
어쨌거나 문 후보자는 오늘부터는 첫 기자 출신 국무총리 후보자로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청문회 준비로 여념이 없을 것 같다. 과연 문창극 후보는 총리청문회 문턱을 거뜬히 넘을 수 있을까. 법조인이나 공무원 출신이 아니라 ‘전관예우’면에선 자유로울 수 있겠지만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대놓고 비난한 칼럼을 비롯해 진보진영의 ‘비위’를 거스른 ‘싸가지 없는 칼럼’을 너무 많이 썼다는 점에선 야당의 공격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더구나 박대통령을 ‘찬양’하는 칼럼은 야당쪽 사람들의 부아를 엄청 돋웠을 것 같다.
신문에 소개된 문후보자의 ‘박근혜 찬양 칼럼’을 보니 야당들의 반대에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 그는 2012년 12월25일 ‘하늘의 평화’라는 칼럼에서 “대선이 반대의 결과가 되었을 때 지금 이 나라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역사의 신은 늘 우리 일에 개입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베일 뒤에서 지켜보고 있기만 한다. 동화에서 수호천사가 갑자기 나타나 위기에 처한 주인공을 구해 주듯이 말이다. 우리 역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대한민국을 지켜 주었던 그가 나타난 것은 아닐까?”라며 박대통령 당선을 신의 선택(축복)으로 쓰고 있다.
박대통령을 지지했던 51% 국민에겐 구구절절이 맞는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48% 국민들로선 그저 ‘한심한 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을 것같다. 물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 대한민국에서 무슨 소린들 못하겠는가마는 문후보자의 ‘지나친 보수성향’의 칼럼들은 청문회에서 글쓴이를 엄청 괴롭힐 요소임엔 분명하다.
그렇지 않아도 ‘청문회 염라대왕’으로도 불리는 새정연의 박지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문창극의 결점’을 열거한 뒤 “전직 대통령께 막말을 일삼던 실패한 언론인으로 낙마를 위해 총력 경주하겠다”는 독설을 내뱉었다. 섬뜩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뭔가 ‘자료’가 있다는 소리로도 들린다.
그뿐 아니다. ‘지는 해’로 불리는 안철수마저 “전직 대통령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사람을 임명했다는 소리에 귀를 의심했다”면서 가만 있지 않겠다고 한다. 이들뿐 아니다. 야당의 전체적인 기류는 ‘말도 안 되는 인사’라며 펄펄 뛰고 있는 중이다.
새정치연합의 공식 논평은 이렇다. “복지 확대 반대, 햇볕정책에 대한 노골적 적대 등 문 후보자의 그간 언론활동을 반추해보면 극단적 보수성향으로 국민화합 국민통합이란 시대정신과 부합하지 않는다. 소통하고 변화하라는 국민적 요구와는 정반대로 간 인사다”
이렇게 야당이 극렬히 반대하고 있으니 당사자인 문창극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도 심기가 몹시 편치 않을 것 같다. 드라마보다 훨씬 재밌을 국무총리 청문회를 지켜보겠다.
'온라인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근혜 인사스타일'에 대한 고언-제자 논문표절에 연구비 가로챈 사람은 교육장관 자격없다- (0) | 2014.06.18 |
---|---|
박근혜 정부 인사 실패, 과연 국가개조는 가능할까? (0) | 2014.06.16 |
'국무총리 후보자' 하마평 김문수 김종인 김영란 조무제 심대평 이원종 김희옥 (0) | 2014.06.09 |
'박근혜 악수거부'대통령 악수요청 거부한 노동당 참관인 (0) | 2014.06.04 |
고승덕 후보 기자회견 "딸 이용 공작정치" … 문용린 "자녀 안 돌본 패륜" (0) | 2014.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