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시스> 문창극 총리지명자 등 최근의 잇단 인사파문이 박근혜대통령의 통치능력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아시아·태평양 전문 온라인 매거진 ‘더 디플로마트’가 보도했다. 14일 외신전문사이트 뉴스프로에 따르면 디플로마트는 ‘한국 박 대통령 비난에 휩싸이다(In Korea, President Park Comes Under Fire)’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최근 문창극 총리 지명으로 촉발된 인사 검증 및 인선과정 뒤에 김기춘 실장이 있음을 주목했다. 2014.06.15. <사진=디플로마트 웹사이트> robin@newsis.com
조금 전 박근혜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트랩을 오르는 그 뒷 모습이 천근만근 무거워보였다. 왜 아니겠는가. 세월호 대 참사 이후 국가개조하겠다는 '웅지'를 선언하며 대통령은 안대희를 국무총리로 지명했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고 '개혁의 아이콘'처럼 와전됐던 안대희는 하루 평균 1천만원 한달 평균 3억원의 천문학적 고액을 벌어들인 '죄'로 자진사퇴하고 말았다.
대통령이 신이 아닌 이상 안대희가 그렇게 많은 돈을 벌었다는 건 알 수 없었겠지만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는 '부통령' 김기춘비서실장 이하 보좌진들의 검증 실수까지 용서되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다 '만기춘람'이라는 비아냥까지 받고 있는 김실장의 사퇴를 주장하는 야당의 목소리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깐족쟁이 진중권으로부터 "박대통령은 '김실장' 없이는 통치를 할 수 없다"는 놀림까지 받는 터여서 대통령으로서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할 수 있겠다. 진중권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적잖은 국민들은 지금 대통령에 대해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는 중이라는 걸 대통령 자신이 너무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그러니 그녀의 뒷모습에 묻어 있는 특유의 근심덩어리는 어쩌면 자연스런 건지도 모르겠다.
안대희 사퇴 이후 무려 20일이 지난 뒤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았던 '회심의 카드' 문창극 지명자는 지금 도저히 눈뜨고 봐 줄 수 없을 정도로 국제적 망신까지 자초하며 어젠 급기야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여론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박대통령의 인사실패는 비단 문창극 후보자에만 그친게 아니란 점에서 '국가개조'라는 대단한 어젠다를 해결해내야하는 대한민국의 앞날은 그리 밝아 보이질 않는 시점이다. 나처럼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 볼 때도 박대통령의 '인사 솜씨'는 지나칠 정도로 실수가 많아 보인다. 문창극은 그렇다치고 국정원장으로 지명한 사람도 왕년에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의 오명을 받았을때 관여했던 한 사람이라니 말해 더 뭐하겠는가.
오늘 아침 신문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임명된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이라는 사람은 대학교수시절 제자가 쓴 논문을 자기가 쓴 것처럼 발표한 '파렴치한'이라니 이런 인간들이 청와대에 들어가 국가개조니 뭐니 참 잘하겠구나 싶은 한심한 생각이 절로 든다.
그뿐 아니다. 대통령이 지난번 눈물흘리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사과하면서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전혀 새로운 국가가 될 것이라 했지만 예전의 인사행태, '같은 학교출신'이나 '같은 고향출신'등의 끼리끼리해먹는 스타일이나 지역편중 현상이 이번 인사에도 고스란히 적용되었다는 보도는 차라리 외면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렇게 해놓고 해외순방 떠나는 여성 대통령의 뒷모습이 밝다면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할 일이다.
또 다른 아침 신문에 보니 청와대 최초의 여성 정무수석이 원래는 나경원으로 내정됐다가 새누리당에서 반발하는 바람에 급하게 조윤선으로 바뀌어서 발표 하루 전날 밤 11시에나 본인에게 통보했다는 보도는 이 나라의 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15개월여 만에 다시 짜인 이번 2기 내각은 개편된 청와대 비서진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측근과 새누리당 정치인들을 기용해 친정(親政) 체제를 강화했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각료들이 세월호 이후 국가적 과제로 부각된 관료 사회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같다. '신뢰가 안 가는 인사'라는 것이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예전에 많이 들어왔던 '적폐성 가십거리'들이 이들 후보자들에게서도 동일하게 들려온다. 한심하다.
어제 한 유력 신문의 사설은 '감동도, 메시지도 없는 개각으로 ‘국가개조’ 하겠나'라는 제목으로 박대통령의 이번 인사실패에 대해 조목조목 따지면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 사설에 따르면 대통령이 '사회부총리 신설 방침을 밝히며 “내각이 보다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일하라는 주문으로 향후 국정운영 방식이 크게 바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고 이에 따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 김명수라는 교원대 명예교수를 내세웠지만 과연 그가 그런 '엄중한 국사'를 해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쓰고 있다.
나처럼 뭘 모르는 사람 눈에도 신임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로 지명된 66세의 은퇴교수를 보면서 저 사람이 과연 막중한 업무에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사람 얼굴만 보고 그렇게 단정지을 순 없겠지만 평생 시골에서 교육학 교수로 살아온 사람에게 그런 '벼락감투'는 버겁지 않을까 싶다.
사설에서도 김 후보자가 안전행정 보건복지 고용노동 환경 여성가족 문화체육관광부까지 포괄하는 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을 갖췄는지는 회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회 각 분야를 통괄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내기 어렵다면 사회부총리의 신설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사설은 또 새누리당 출신으로 지난 총선에서 파주지역에 출마했다 떨어진 정성근 문화체육부장관 후보자나 최연소 여성장관의 '영광'을 안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도 해당 분야에서 인정할 만큼 역량이 검증된 인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단언'하고 있다.
본인들이 그런 하마평을 들으면 불쾌하겠지만 아주 '근거'없는 설명은 아니어서 뭐라 항의하긴 힘들 것 같다. 문체부 장관 후보자는 왕년에 음주운전으로 걸렸고 여성가족부 장관후보자는 시의원 구청장으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은 정황이 있다는 보도는 평범한 독자들의 눈쌀도 찌푸리게 한다. 어쨌거나 그 들은 '운좋게' 장관이라는 '가문의 명예'를 차지했지만 과연 그런 그들이 국가개조에 적임자일지는 의문이다.
오늘 리얼미터에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무려 3.1%나 추락해 47%를 기록했다고 한다. 하락 원인은 '인사실패'라고 한다. 지금쯤 박대통령은 멀고먼 중앙아시아를 향한 비행기내에서 이런 보고를 받으면서 불유쾌한 여정(旅情)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각종 매스컴에서 '문창극 총리지명'을 비롯한 온갖 인사실패에 대해 따끔한 지적을 하고 있기에 대통령은 6일간의 외교길이 가시방석일 것 같다.
어쨌거나 취임이후 계속 '인사 실패'를 보여주고 있는 박대통령이 과연 국가개조라는 중차대한 국사를 제대로 성공시킬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어쩌면 임기 내내 이런 스타일의 '실패담'을 계속 들려주면서 대통령의 임기는 끝날 지도 모르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스친다. 그렇게 되면 대통령 본인뿐 아니라 우리 국민에게도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제발 대한민국이 잘 되어가야 할 텐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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