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선서하는 김명수 후보자.
이런 청문회는 보다 보다 처음이다. 교육부 장관후보자라는 사람이 청문회가 시작된지 몇 분 되지도 않아
"위원장님 저에게 한 30초만 숨쉴 시간을 주시겠습니까?"라며 애절하게 호소하는 장면을 TV로 지켜보며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문회장 이곳 저곳에서 웃음소리와 한숨소리가 들렸다.
아마 그 장면을 보며 한숨 쉰 시청자들이 한 둘이 아닐 것 같다. 그동안 적잖은 고위 공직 후보자들의 청문회를 간간히 지켜봤지만 '30초만 숨쉴 시간 달라고 호소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 종편에 출연했던 한 여성변호사가 김후보자를 지칭하며 '면접도 안보고 뽑은 후보같다'라고 말한게 설득력있게 들린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보름 동안 김명수라는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도덕한 항목'이 30개도 넘는다는 야당의원들의 주장이 매스컴에 연일 대서특필되면서 국민정서는 이미 그의 장관직 수행에 대해 '부적격 판결'을 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여론조사에서도 김후보자는 장관후보로 '부적격자'라는 응답이 75%가 넘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야당의원들이 너무 야박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렸지만 좀전 청문회에 나와 의원들의 '평범한 질문'에도 전전긍긍하는 후보자를 보니 해수부장관 청문회에 나와 웃음거리가 됐던 윤진숙이 떠올랐다. 그만큼 좀전 청문회에 나온 후보자는 '정상인'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요즘 세상에 66세라면 아직 '노인' 소리 듣는 나이는 아닌데도 청문회 장에 나온 이 교육부장관후보자는 거의 '치매기 있는 초고령자'처럼 어눌해 보였다. 의원들의 질문도 한번에 알아듣질 못하고 후보자의 뒤에 배석한 교육부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고서야 간신히 말을 이어갔다.
나처럼 평범한 국민 눈에도 저렇게 '흐릿해 보이는' 사람이 '국가 대개조'라는 중차대한 나랏일을 해야할 사회부총리 직을 수행해낼지 걱정스러웠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각종 '적폐'를 척결해내려면 무엇보다도 '에너지'있고 총기 넘치는 사람이어야 할 텐데 김후보자는 그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기력이 쇠한 시골 할아버지'처럼 보여 '엄중한 나랏일'을 잘 해낼 것 같지 않아 보인다는 말이다.
긴장한 탓도 있었겠지만 김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마치고 연월일을 말하는데도 2014년을 1914년으로 읽었다. 아무리 생방송 청문회라지만 어떻게 그런 식의 실수가 나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 이후 후보자는 의원들의 질문에 넋놓고 있는 듯한 표정을 자주 지어 진행을 맡은 위원장으로부터 "집중해서 의원님들 질문을 들으세요"라는 주의를 들어야 했다. 심지어 '난청이 있으세요'라는 질문도 들었다. 물론 난청은 없다고 답했다.
여당의원들의 감싸주려는 듯한 낯간지러운 질문들도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 정도로 교육부 장관후보자는 '멍청해 보이는 표정으로 시종일관 '동문서답'을 해 시청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오전 청문회 동안 후보자는 교육전문가라기보다 주식투자전문가라는 야유를 야당의원들로부터 들어야 했다. 11년간 해온 주식투자를 마치 몇 달 동안만 한 것처럼 '위증'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오전 청문회만으로도 김명수 후보자는 '장관 임명장'을 받으러 청와대 문턱을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만큼 '자질'도 '영혼'도 없이 그저 '벼락벼슬'을 맡기 위해 잠시 귀찮은 절차를 밟으러 온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하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겠지만 적어도 국가대개조라는 거창한 명분을 위해 신설된 '사회부총리직'을 수행하기엔 그의 풍모가 너무 안 어울려보였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이란 옛말이 공연히 생겼겠는가 말이다.
장관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고 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하면 그만이다. 그렇기에 김명수후보자도 '관운'이 좋아 대통령으로부터 사령장을 받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그런 '불상사'가 일어난다면 박대통령의 국정수행 동력은 그날부터 형편없이 추락해 심각한 레임덕 현상에 맞딱뜨릴 것으로 보인다. 과연 어떤 결말이 날지 지켜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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